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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술관 과학
관 101

삼탄아트마인

Samtan Art Mine

석탄을 캐던 자리에 예술을 심다

요약 테이블
위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모두가 수명이 다했다 말했던 공간이 예술을 만나 다시 살아난 곳이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탄광 산업 시설에서 문화 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곳이다. 탄광촌의 옛 자취 위에 다양한 예술 요소들이 조화롭게 자리를 잡았다. 예술작품 속에서 슬며시 드러나는 옛 탄광의 흔적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이들에게는 옛 탄광촌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체험이다. 거기에 예술까지 더해졌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여행지가 있을까.

옛것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예술 공간

도시 재생은 옛 건물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테이트모던갤러리'와 '졸퍼라인'이 대표적인 예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갤러리는 화력발전소를 개조했고, 독일 에센의 졸퍼라인은 탄광촌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경우다.

정수장을 활용한 우리나라의 '선유도공원'도 도시 재생의 좋은 예다. 옛것에 새로운 활기가 둘러싸이고, 그리하여 층층이 쌓인 시간은 도시의 정체성이 되고 나이테로 새겨진다. 옛것을 재생한 예술 공간은 아이들에게 예술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이 아님을 알려준다. 때로는 기존의 이야기를 끌어들여 훨씬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다. 물론 손때 묻은 자취들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유익하다. 살아있는 박물관이며 무한 상상력의 보고다.

    • 1삼탄아트마인 야외 전경
    • 2삼탄아트마인 내부

정선은 광업이 주를 이룬 탄광 도시였다. 정선의 신동, 사북, 고한 일대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석탄 채광지로 꼽혔다. 고한에는 1964년부터 2001년까지 38년간 운영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가 있었다. 삼탄아트마인은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를 새롭게 단장해 2013년 문을 연 문화 예술 공간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의 '삼탄'과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 광산을 의미하는 '마인(mine)'의 합성어다. 이름처럼 문화와 예술을 결합했지만 옛 광산의 역사를 버리지 않았다. 2013년에는 그 결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수상했다.

• 데이트모던갤러리
영국 런던의 템즈강 남쪽에 있는 미술관으로 주로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화력발전소로 사용되다 1980년대 들어 버려지다시피 한 건물을 테이트(TATE) 재단이 개조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 졸퍼라인
독일 에센에 있던 탄광촌이다. 1988년 문을 닫은 탄광에 '레드닷 디자인 박물관'이 들어서며 문화 예술과 디자인의 메카로 변모했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이며, 삼탄아트마인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 1테이트모던갤러리
    • 2졸퍼라인

예술작품에 슬며시 드러난 탄광의 옛 자취

삼탄아트마인은 고한읍에서 정암사 가는 길에 있다. 이곳이 과거 탄광 도시였음을 말하려는 듯 석탄 수송로였던 태백선 철로가 길과 나란히 뻗어있다. 도로 변으로는 녹음이 짙다. 본관은 함백산로에서 500m 가까이를 더 들어가야 나온다. 본관 매표소에는 아직 탄광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남아있다. 본관은 단출한 1층 건물이다. 하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4층 건물이다. 광부가 탄광에 들어가듯 4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며 전시를 감상한다. 층마다 계단에 있는 광원들을 그린 벽화가 눈길을 끈다.

옛 탄광을 떠올리게 하는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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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에는 과거 삼척탄좌의 사무 공간과 광원들의 샤워실, 세화장, 수직갱 운전실이 있었다. 현재는 '삼탄역사박물관', '현대미술관 캠', '예술놀이터', '작가 스튜디오' 등으로 변신했다. 본관 4층은 카페테리아와 로비, 작가들의 숙소 겸 작업 공간이다. 옛 탄광을 잊게 하는 현대적인 인테리어지만 한편으로는 옛 탄광을 떠올리게 하는 벽화와 소품들이 적잖다.

아래층은 현대미술관 캠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 중이다. 삼탄뮤지엄자료실도 있다. 서가에는 빛 바랜 서류 뭉치가 빼곡히 쌓여있다. 급여 명세서 등 옛 광원들과 관련된 서류들이다. 또한 전시 중인 광원들의 물건들과 종합운전실 등도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느끼게 한다.

    • 1현대미술관 캠
    • 2빛 바랜 서류 뭉치
석탄과 다이아몬드가 형제라고요?

아주 오래전 지진이나 화산 폭발 등의 천재지변으로 많은 식물이 죽고, 바람이 불어 그 위로 흙이 덮였다. 땅에 묻힌 식물들은 땅의 열이나 압력, 미생물의 작용으로 또 한 번 분해가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식물들은 탄소 성분이 풍부한 화석이 됐다. 이걸 탄화작용이라고 한다. 재미난 건 석탄과 다이아몬드가 똑같은 탄소 형제라는 사실이다. 탄화 과정에서 가해지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탄소끼리 모이는 모양이 달라진다. 다이아몬드는 석탄보다 훨씬 높은 열과 압력을 견뎌낸 결과 지금처럼 단단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다.

석탄과 다이아몬드

탄광의 화장실과 샤워실이 이색적인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

2층은 3층에 비해 옛 자취가 짙게 남아있다. 특히 옛 샤워장이나 화장실 등을 활용한 갤러리가 눈에 띈다. 공간만큼 작품들도 강렬하다. 마인갤러리는 3000여 명의 광원들이 몸을 씻던 샤워장이다. '마인(mine)갤러리'라는 이름답게 탄광이나 광원의 역사와 연계한 전시가 많다. '마인갤러리1'은 옛 샤워장을 이용했다. 186개의 샤워 수도꼭지 밑에 광원들의 건강 검진용 엑스레이 필름이 걸린 적도 있고, 광원의 초상화와 화선지 그림이 공간을 채우기도 했다. 광원들을 기리는 작품으로, 옛 공간의 주인공들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마인갤러리3'은 옛 화장실을 재단장한 갤러리다. 이색적인 점은 바닥에 흙을 깔아서 방문한 이들의 발자국이 곳곳에 남는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삼탄아트마인 고(故) 김민석 대표가 세계 각지에서 모은 희귀 미술품을 전시한 '기획전시실'과 광원들의 사물함이 있던 곳에 '세계미술품수장고'가 있다.

제일 아래쪽 1층은 장화를 씻던 세화장이다. 1960년대 웨딩드레스 4벌을 소재로 한 이명환 작가의 설치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실제 광원들의 아내가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이용했다. 옛날 대형 세탁기 안에서 옷으로 만든 인형이 뛰쳐나오는 듯한 작품도 흥미롭다. 그밖에 아이들의 예술 체험을 위한 '예술놀이터', '다목적실' 등도 있다. 예술 체험은 탄광의 특징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팝아트', '큐티베어', '에코백 만들기' 등 유익한 체험이 많다.

    • 1광원들의 가슴 엑스레이 필름으로 만든 작품
    • 2이명환 작가의 설치작품
    • 3대형 세탁기 앞에 옷으로 만든 인형

잿빛 공간 속에서 홀로 핀 꽃

본관 1층과 연결된 다리를 지나 '레일바이뮤지엄'에 이른다. 권양기가 있는 조차장 건물이다. 지하 광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채굴한 석탄이 모이던 장소다. 그 중심에 권양기가 있다. 권양기는 직경 6m, 폭 600m의 원통형 수직갱도를 오가던 거대한 산업용 엘리베이터다. 1회에 400명의 광원들을 운송했다. 채굴한 석탄은 100m마다 위치한 석탄 적재 시설과 컨베이어시스템을 통해 4분에 1회씩 20t이 올라왔다.

잿빛 공간에 전시된 작품은 신용구 작가의 〈꽃〉이 유일하다. 분홍색 꽃과 잿빛이 대비를 이뤄 한층 극적이다. 레일바이뮤지엄은 당시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생생한 공간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그 자체만으로 탄광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레일바이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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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는 '기억의 정원'과 개관을 앞둔 '아프리카 원시미술 박물관' 등이 있다. 기억의 정원은 1974년 사망한 광부 26명을 추모하는 공원이다. 〈석탄을 캐는 광부〉 조형물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과거의 시간을 아로새긴 특별한 공간

삼탄아트마인은 레스토랑도 특별하다. 해발 832m에 위치해서이름이 '레스토랑 832L'다. 원래 이곳은 탄광의 기계들을 수리하던 공장이었다. 기본 골격과 내부의 계단이나 콘크리트 벽을 그대로 살렸으며 와인바 테이블과 카운터 등도 공장의 프레스 기계 장치를 이용했다. 메뉴는 스테이크, 파스타, 돈까스 등 다양하다. 그 가운데 삼탄광부도시락은 꼭 먹어볼 만하다. 양은 도시락에 계란프라이, 볶은 김치, 장조림 등이 담겨나온다.

그밖에 '동굴와이너리'와 2층 버스를 개조한 '키즈카페'도 있다. 버스 1층은 책이 있는 쉼터다. 버스 2층은 아이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카페'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전시장이나 놀이 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조각작품도 곳곳에 자리한다. 바깥에서 보는 본관과 레일바이뮤지엄, 권양기의 외관은 좀 더 장엄하다. 그 몸에 아로새긴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니 삼탄아트마인을 그냥 돌아보기보다 탄좌 시절 공간이 간직한 과거의 시간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며 돌아보자.

    • 1레스토랑 832L
    • 2키즈카페
    • 3권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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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자연 생태원

삼탄아트마인에서 정암사를 지나면 함백산 방면으로 길이 나있다.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다. 적멸보궁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을 말한다. 정암사에서 산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만항마을이다.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에서 일하는 광원 들이 살던 마을이다. 벽화가 인상깊다. 만항마을을 지나면 만항재와 함백산으로 갈라진다.

여름에는 만항마을에서 만항재까지 야생화축제가 열린다.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나는 꽃 대궐이니 여름방학 때 꼭 찾아보길 권한다. 함백산도 함께 들러보면 좋다. 함백산은 정상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다. 그렇다고 나지막한 산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으로 무려 1537m에 달한다. 정상의 전망이 끝내주니 아이의 손을 이끌어보자.

만항재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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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본 콘텐츠는 2016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지 사정에 의해 정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미술관 과학관 101
미술관 과학관 101 | 저자강민지 | cp명어바웃어북 도서 소개

『미술관 과학관 101』는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전국의 미술관과 과학관 101곳을 가까운 시가지부터 지방 구석구석까지, 체험거리가 풍성하고 알찬 미술관과 과학관을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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