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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에서 유익균들은 융모와 융모 사이에 붙어서 산다. 이렇게 함으로써 유익균들은 장벽 세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장벽이 흡수하는 영양물질의 분자 크기를 모니터한다. 결과적으로 유익균은 너무 크거나 충분히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 분자가 흡수되지 않도록 돕는다. 유익균이 부족하면 장벽에 외래 물질이 직접 닿게 되는데, 이것이 장벽막을 약화시키고 장벽막 세포 사이를 벌려서 평소에는 흡수되지 않던 분해가 덜 된 단백질 펩타이드 같은 커다란 덩어리들이 장벽을 통과하여 혈류로 유입된다. 이것이 장누수증후군이다.

혈류로 유입된 펩타이드를 처음 대면한 면역계는 이것을 적으로 간주하고 염증반응으로 대응한다. 우유와 밀가루를 별 탈 없이 먹던 사람이 갑자기 우유와 밀가루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분해가 덜 된 큰 분자가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튼튼한 장이란 장 세포가 영양분을 능동적으로 흡수하면서 나쁜 물질이 장 세포 틈으로 유입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장벽막을 이루는 세포들 사이의 틈이 느슨해지면 그 세포들 사이로 유입된 유해물질이나 항원이 면역세포를 만나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면역반응 때문에 발생한 염증 부위가 부으면서 세포와 세포 사이의 틈은 더욱 벌어진다. 이는 더 많은 항원물질이 들어오게 하고 다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만성적으로 형성되는 염증물질은 혈류를 통해 다른 장기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익한 상주균은 장벽막의 견고함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이 증가하면서 세포들 사이의 결합이 더 견고해져 장벽막이 튼튼해진다.

장에서 일어나는 음식 알레르기 반응은 피부 발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킬 뿐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 몸의 다른 곳에도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한다. 그래서 아토피가 있는 아이에게는 흔히 장누수증후군이 관찰된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의 장벽은 건강한 어린이에 비해 10배나 많은 알레르기 항원이 유입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벽막을 강화해 유해 인자의 유입을 막아줄 수 있다. 장누수증후군은 의학적인 진단명은 아니지만 만성 염증반응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잘 설명하는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