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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

2011년 1월 이집트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김모 씨는 그곳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카이로로 넘어가는데 갑자기 총에 대검을 꽂고 있는 군인들이 차를 세우더니 짐은 물론 버스 밑바닥까지 모두 검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시작된 이집트 민주화 시위로 10시간이 넘는 검문 끝에 겨우겨우 이집트 시내에 들어온 김 씨는 모든 여행 일정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때 시작된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1달여 간 계속됐고 9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여행을 떠났다가 뜻하지 않은 재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여행지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별 재난 사례와 대처법을 알아보자.

행동 요령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 지진이나 태풍,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의 행동요령은 이 책의 22p, 154p, 142p에 나와 있는 대피방법과 같다.

• 만약 아시아권에서 재난을 당했다면 누가 봐도 외국인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는 서양인들 주변에서 대기하라. 재난이 발생하고 하루 정도가 지나면 임시 대피소가 설치되고 NGO나 체류하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구호물품이 도착한다. 대부분 외국인 우선으로 구호품이 배부된다.

• 생존자 명단에 반드시 이름을 등재한다. 재난이 일어나면 전기, 통신 등 모든 통신 수단이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생존자 명단에 등재하는 것이 당신의 존재를 외부에 알리는 길이다.

• 외국인들은 한 곳에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언제 누가 찾아올지 모르니 가급적 자리를 비우지 말고 대기하자.

소요나 폭동이 일어났을 때

• 대사관과 영사관 등 한국 재외 공관에 연락한다. 심각한 상황이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탈출을 위해 집합 장소를 알려줄 것이다. 일차적으로 한국 재외 공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다.

• 해당 국가의 수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지 경찰에게 신변 안전을 부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는 국내 문제로 외국인에게 일신상의 위해가 따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

• 소요 사태가 일어난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면 방문을 취소하고 근처 다른 도시로 들어가 한국 재외 공관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좋다.

• 소요 사태가 심각하면 모든 통신 수단이 막힐 수 있다. 2011년에 일어난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보면 유선 전화보다는 무선 전화가, 무선 전화보다는 인터넷 선이 빨리 복구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단문으로라도 현재 상황을 한국의 지인들에게 알리자.

• 종족 간 분쟁으로 인한 전투 상황이라면, 흥분한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다. 숙소에 머물고 있다면 밖으로 나오지 말고 사태를 주시하자.

• 외국인이 모여 있는 숙소라면 각자 방에 흩어져 있지 말고 한군데 모여 있는 것이 좋다. 한국 공관의 판단이 아니더라도, 어느 한 쪽이든 각국 공관과 연락이 되어 지침이 내려온다면 같이 행동하면 된다. 최소한 이 도시를 떠나야 하는지 머물러야 하는지는 정할 수 있을 것이다.

테러나 전쟁이 일어났을 때

•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테러가 난 곳에서 신속하게 벗어나야 한다.

• 먼저 한국 대사관에 연락해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자.

• 숙소로 돌아가 사태를 파악하고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만약 해당 도시에 한국식당이 있다면 한국식당으로 가서 한국 재외 공관의 지침을 따르도록 한다.

• 다른 도시로 떠나는 교통편이 확보된 상황이라면 역이나 버스 터미널에 전화를 걸어 운행 중인지 확인하고 신속하게 해당 도시를 빠져나간다. 단, 이 판단은 대사관 측의 판단을 들어본 후에 결행한다.

• 만약 다쳤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병원으로 후송될 것이다. 간혹 두려운 나머지 무리해서 숙소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구조의 손길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 병원에 가면 경찰들이 순회하면서 부상자 명단 작성과 같은 일을 한다. 이때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도움도 받을 수 있다.

• 테러나 소요사태로 인한 손실은 여행자 보험 보상범위에서 제외된다.

• 테러로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하면 한국 재외 공관의 담당 영사가 현지로 급파된다. 대사관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담당 영사가 개인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비용이 있기 때문에 식사나 음료 제공과 같은 기본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