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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할 시간이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자녀 교육에서 아빠의 역할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존재해 왔습니다. 다만 그 가치를 인정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에 차이는 있었지요. 분명한 것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아빠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며, 특히 사춘기 아이들에게 그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전과 비교하여 요즘 아빠들은 아이의 교육과 생활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는 있지만 여전히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아무리 아빠가 아이 문제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아이와 함께하는 물리적인 시간은 엄마보다 적을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아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공부, 친구, 건강, 생활습관 등 아이의 일상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챙깁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들을 일일이 챙기는 만큼 아이가 엄마의 말을 단지 잔소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엄마의 말에 힘을 실어주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빠의 역할입니다.

아빠의 역할을 수행할 때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아이 문제의 상당 부분은 엄마의 손에서 해결되기 때문이지요. 엄마가 못다 한 것을 보충해주면서, 엄마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에 힘을 실으면 됩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아버지와 자녀가 하루에 나누는 대화 시간은 평균 5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 5분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평소에 무섭게만 느껴졌던 아빠에게 칭찬을 듣고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어요"라고 하는 아이가 뜻밖에 많습니다. 반면 "아빠가 무섭고 너무 권위적이어서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는 아이도 많습니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짧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태도가 변하는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아빠들의 편견

아이 교육에서 많은 부모들이 엄마 아빠의 역할을 분담하는, 이른바 '성역할'에 얽매여 있습니다. 보통 아빠가 남자아이를, 엄마가 여자아이를 도와주면 성에 따른 행동 방식을 잘 배우게 된다고 하지요.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한쪽 성끼리만 관계를 주고받아야 한다고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녀가 아들이냐 딸이냐에 관계없이 엄마 아빠가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할 때 자녀의 가치관이나 자아상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문제는 실제로 자녀를 대하는 아빠의 태도입니다. 아빠 대부분은 딸을 대할 때 '아빠와는 기질이 다르니까' '여자 아이의 심리를 잘 몰라서'라는 이유를 들며 아이 대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렇다고 아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아빠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이를 사춘기 특성이나 아이가 가진 고유한 성격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사내자식이 왜 이래?', '나는 저러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든 아빠가 사춘기 자녀를 등한시하면 그 폐해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우선 남자 아이는 아빠로부터 사회성을 보고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동료 집단에 잘 융화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가치관이나 인격 형성에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지요. 사춘기 자녀에게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전한 가치관과 인격 형성이 더 우선입니다. 따라서 아들을 대함에 있어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함께한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딸의 경우 아빠가 과연 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딸의 성공은 아빠에게 달렸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딸의 직접적인 역할모델인 엄마를 아빠가 인정하고 지지하는가, 아빠가 여성적인 활동을 적절히 배려하는가에 따라 딸의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요. 또한 아빠와의 관계를 통해 남자와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울뿐더러, 인생을 자신 있게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인생을 사는 여성 뒤에는 항상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아빠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아빠들에게

아빠들은 흔히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쁜 직장 생활 와중에 어떻게든 시간을 내 일찍 집에 돌아와보면 아이는 학원에 가 있거나, 공부한다고 제 방에 틀어박혀 있기 일쑤입니다. 더구나 어릴 때부터 관계가 소원했다면 갑자기 안 하던 대화를 시도하고, 억지로 무언가를 함께 하려드는 것은 아이에게나 아빠에게나 무척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미가 있다면 단 5분이어도 좋습니다. 출퇴근 전후, 잠자리에 들기 직전, 아니면 낮 시간의 짧은 통화로 아이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는 아빠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아빠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만으로 아이는 아빠에 대한 벽을 허물고 힘을 얻지요.

아이와 대화를 할 때에는 장황한 설교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사춘기라고 대뜸 고민거리부터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설교나 고민 상담은 대화에 서툰 아빠들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아빠의 설교를 원하지 않습니다. 잔소리나 고민에 대한 질문들은 이미 엄마에게서 충분히 듣고 있기 때문이지요. 대화는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게 이야기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아이의 고민도 알게 되고, 평소 전하고 싶던 인생의 덕목들도 화젯거리에 오르게 됩니다.

아이가 아빠와의 대화를 즐겁게 하려면 아이의 관심사를 주제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대중가요나 드라마, 연예인, 게임, 혹은 여자친구 등 일상적인 주제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아빠와의 대화가 즐거우면 아빠는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대화 중에 아이를 계속 칭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이 아빠와의 대화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아빠는 야단칠 때만 말을 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상 엄마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아이가 아빠에게도 혼이 난다면 아이는 자기편이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는 가정을 일탈하려는 아이를 더 자극하게 하지요. 따라서 짧은 대화라도 아이의 부족한 모습은 못 본 척 넘어가고, 잘하는 행동에는 큰 관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빠의 칭찬을 듣는 순간, 아이는 아빠를 자기편으로 받아들이고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누구보다 아빠를 먼저 찾게 됩니다.

나는 몇 점짜리 아빠일까? - 좋은 아빠 진단표

돈만 벌어오면 아빠 역할이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자녀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해 보자.

채점방법

문항별로 점수를 매긴 뒤 더한다.

매우 그렇다(5점), 다소 그렇다(4점), 그저 그렇다(3점), 다소 아니다(2점), 전혀 아니다(1점)

자녀와의 대화수준

1. 자녀의 현재 고민거리를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2. 자녀의 감정 변화를 읽을 수 있다. ① ② ③ ④ ⑤
3. 자녀와 최근 진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① ② ③ ④ ⑤
4. 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① ② ③ ④ ⑤
5. 자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편이다. ① ② ③ ④ ⑤

일반적인 관심

6. 자녀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을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7. 자녀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운동을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8. 자녀의 좋고 나쁜 습관을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9. 자녀의 나쁜 습관을 고쳐주려 노력한다. ① ② ③ ④ ⑤
10. 자녀가 컴퓨터나 텔레비전 시청을 적당히 하게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① ② ③ ④ ⑤

친구관계 인지도

11. 자녀의 친한 친구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12. 자녀의 나이에 맞는 놀이를 여러 개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13. 집에서 자녀와 20분을 재미있게 놀 수 있다. ① ② ③ ④ ⑤
14. 왕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잘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자녀의 꿈 인지도

15. 자녀의 재능과 소질이 무엇인지 안다. ① ② ③ ④ ⑤
16. 자녀의 꿈이 변해 온 과정을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17. 자녀가 관심을 두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18. 자녀에게 꿈을 키워주는 동기부여 방법을 잘 안다. ① ② ③ ④ ⑤
19. 자녀의 미래 직업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① ② ③ ④ ⑤

교육방식

20. 자녀에게 잔소리를 적게 하는 편이다. ① ② ③ ④ ⑤
21. 자녀에게 칭찬을 잘하는 편이다. ① ② ③ ④ ⑤
22. 자녀에게 항상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① ② ③ ④ ⑤
23. 방임형 부모와 엄한 부모의 차이를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24. 주말 일정은 자녀 중심으로 짜려고 한다. ① ② ③ ④ ⑤
25. 신문, 잡지에서 자녀 관련 정보에 많은 관심이 있다. ① ② ③ ④ ⑤

자녀와의 교감

26. 자녀를 인격체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① ② ③ ④ ⑤
27. 자녀가 속상해서 울면 곧바로 해결할 수 있다. ① ② ③ ④ ⑤
28. 자녀의 기를 살려주는 말이 무엇인지 안다. ① ② ③ ④ ⑤
29. 자녀와의 가치관 차이를 극복하는 법을 알고 있다. ① ② ③ ④ ⑤
30. 자녀가 큰 잘못을 했을 때도 이성적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① ② ③ ④ ⑤

아빠 진단표 결과 보기

• 120 이상 : 매우 훌륭한 아빠다.
• 110 이상 : 훌륭한 아빠다.
• 100 이상 : 양호한 아빠다.
• 90 이상 : 조금 노력이 필요한 아빠다.
• 80 이상 : 많은 노력이 필요한 아빠다.
• 70 이상 : 아슬아슬한 아빠다.
• 60 이상 : 나 아빠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