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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초등학교 2~3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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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것을 여러 번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 아이를 보면 '우리 아이는 공부 머리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두뇌 발달과정을 보면 '공부 머리'가 아주 늦게 깨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할 일은 아이들의 뇌 발달과정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아직 뇌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에게 무리한 학습을 시키는 것은 젖먹이에게 밥을 먹이는 것과 같습니다.
저학년 때 '공부머리'는 무의미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인간의 두뇌는 만 17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 중 특히 초등학교 시절에 엄청난 속도로 질적인 성장을 합니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는 평생의 기반이 되는 지적 능력과 정서를 갖추지요. 1학년 아이와 6학년 아이를 놓고 비교해보면 대번에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학년 때 제 이름 석 자를 겨우 쓸 줄 알던 아이가 6년 뒤에는 제 생각을 담은 글을 쓰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해석해냅니다. 사탕 한 개에 울고불고하던 모습이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두고 사색하는 모습으로 바뀌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아직 추상적인 사고력이 미숙합니다.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더라도 바둑알이나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구체적 조작물을 이용해 학습하는 것인데 4학년 정도가 되었을 때 이런 단순하고 구체적인 사고 패턴이 완전히 프로그램화되고 비로소 추상적인 계산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부모 눈에는 유치하고 미숙해 보일지라도 이 단계를 충분히 거쳐야 다음 단계의 추상적 사고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암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구구단, 알파벳, 한글, 숫자 등 기본지식을 잘 외워두는 게 좋습니다. 단 무조건 외우게 하지 말고 원리를 따져서 재미있게 습득해야 합니다. 무조건 주입식으로 가르치면 수동적인 학습습관이 들어 이후 고학년이 되었을 때 생각하는 공부를 못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복잡한 문제를 아예 생각하지 않으려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식을 전달할 때에는 반드시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이 따라야 합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두뇌발달 속도나 진행방식이 아이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는 물론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조차 저마다 발달과정이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1학년에 들어서자마자 남보다 빠른 속도로 지식을 습득하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5년 내내 늦되다는 소리를 듣다가 졸업을 앞둔 1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합니다. 아이 발달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는 뜻이지요.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공부를 못한다고 '공부 머리'가 없는 것으로 속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 머리를 탓하기 전에 뇌 발달과정을 알아야
아이들의 뇌 발달이 학습능력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알게 되면 아이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음표를 헷갈린다면, 이는 음과 기호의 상관관계를 모르는 것으로 아직 추상적 사고력이 미숙한 까닭입니다. 추상적 사고력이 발달하는 고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지요. 그런데 고학년이 되었는데도 음표를 헷갈리고 일기를 쓸 때도 자기 주관이 없이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한다면 이는 정상적인 발달이 늦은 것이므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정말 신경을 써서 공부를 시켜야 할 시기는 바로 추상적 사고력이 발달하는 고학년 때라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 기본 지식을 잘 획득하고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춘 아이들은 고학년이 되었을 때 유연한 사고로 어려운 공부도 즐겁게 해나가게 됩니다.
이렇듯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킬 때는 먼저 아이의 뇌 발달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발달에 개인차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내 아이의 발달에 맞춰 교육해야 합니다.
두뇌 발달을 돕는 4가지 방법
일상생활 속에서 강압적으로 다그치지 않으면서 아이의 두뇌 발달을 도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두뇌 발달은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서 발달을 돕는 것이 곧 학습과도 연결이 됩니다.
우선 타인을 배려하는 사고를 키워줘야 합니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직적 사고를 수평적 사고로 확산시켜주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1학년 아이는 여전히 자기중심적이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단순합니다. 어릴 때부터 남을 배려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은 종합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둘째,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두뇌 발달이 빠른 아이는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혼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궁리해 버릇하니 그만큼 사고력이 커지는 것이지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부모가 먼저 나서서 도와주기보다는 실수를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 해보도록 유도하세요.
셋째, 되도록 많은 경험을 쌓게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습니다. 이 시기를 이용하여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많이 보고 만지고 생각하게 해야 합니다. 이때 너무 많은 지식을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기 눈높이의 것만 보려고 하더라도 다음에 와서 또 보면 된다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경험하게 하세요.
넷째,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지식을 습득하고 배울 때에는 더 잘하기를 강요하기보다 해냈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엄마는 수학문제 하나, 받아쓰기 하나에 집착하여 아이를 심하게 야단치는데 이것은 아이의 두뇌 발달을 막는 지름길입니다. 재미있고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뇌 호르몬도 활발히 작용합니다.
'공부 머리'를 만드는 사고력 훈련법 - 동화 다시 만들기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동화를 갖고 "만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식으로 상상하여 유추해보자.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동화에 '~했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뒷이야기를 추론하면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동화 속 이야기를 실제 현실로 끌어들이면 더욱 구체적이고 세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토끼와 거북이〉에서 실제로 토끼와 거북이를 경주시키면 누가 이길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다. 똑같이 출발하더라도 목적지까지 똑바로 달려갈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멈춰 설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다.
〈신데렐라〉에서 구두 한 짝을 놓고 달아나버린 신데렐라를 지금이라면 어떻게 찾을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가가호호 방문할 수는 없다는 전제를 두고 아이에게 "너라면 어떻게 찾을래?"하고 물어보자.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을 수 있지만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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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우리 아이는 '공부 머리'가 없나 봐요 – 초등학생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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