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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초등학생 심
리백과

손들고 발표를 못해요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초등학교 1학년의 학습
요약 테이블
시기 초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참관수업 날. 수업을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설레고 두근거립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할 때 내 아이가 손을 들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기대 때문이지요. 손은 곧잘 드는데 선생님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손도 들지 못하고 선생님의 시선을 피하는 아이를 보면 기대가 곧 실망으로 바뀝니다. 다른 아이들은 "저요, 저요" 하며 서로 대답하겠다고 아우성이건만, 선생님이 이름을 불러도 아무 대꾸도 못한 채 고개만 숙인 우리 아이. 왜 우리 아이는 선생님의 질문에 손을 들고 대답하지 못할까요? 발표 잘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발표 못하는 아이, 학습능력도 떨어져

교육은 넓은 의미에서 가르치는 사람과 가르침을 받는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학교생활에서 발표는 선생님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큰 역할을 합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발표를 듣고 아이가 수업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아이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아는 내용을 다시 한번 이해하고 그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합니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가 발표를 잘 못하면 '수줍음을 많이 타서요' 하면서 성격상의 특징으로 넘기지만, 발표를 잘 못하는 것을 그냥 두면 학습 능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공부는 주절주절 떠들면서 배우는 것이 전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앉아서 생각하고 쓰는 공부는 공부습관이 자리 잡고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해야 하는데, 저학년은 공부의 틀 속에 적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앉아서 생각하고 쓰는 공부보다 말하고 듣는 것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이때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 내용이 틀렸다고 해도 선생님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게 됩니다. 교정을 통해 아는 것을 재확인하고 틀린 것을 바로잡으며 자신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더 알고 싶다는 동기를 만듭니다. 반면 발표를 잘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아는 것조차 선생님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으니 선생님도 자기 자신도 학습 능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파악할 길이 없습니다. 잘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확인할 길이 없어 교정할 기회도 사라집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정답이 아니더라도, 자기 생각을 지껄이고 그 생각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보았을 때 발표는 세상을 배우는 방법과도 연관이 됩니다. 어떤 현상에 대해 아무런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아이보다는, 틀리더라도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자기의 생각을 바로잡아 나가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성장할 확률이 높습니다.

선생님 질문에 대답하기를 주저하고 자기 생각을 말 못하는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고학년이 되어서도 자기 할 말을 하지 못하게 되고, 그것이 곧 사회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발표를 못 할 때는 그 원인을 알아보고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발표를 못하는 네 가지 이유

첫째, 심리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은 발표를 힘들어합니다. 더군다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과 선생님 속에서 불안이 더 심해질 수가 있습니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것을 '사회불안'이라고 하는데, 사회불안이 있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부모들도 비슷한 경향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불안이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과 대화할 때 이야기의 내용과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워합니다. 아이의 감정과 눈높이에 맞추어 기분 좋게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늘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결론만 이야기합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하게 되고, 발표 역시 꺼리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먼저 부모가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합니다. 부모와의 대화가 원활해지면 아이는 수업시간에도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과 감정을 발표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생각에 늘 망설이다 발표할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기질적으로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에게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입니다. 아이의 소심한 성격을 고쳐주려는 생각에 웅변학원 같은 곳에 보내기도 하는데, 무엇이든 강압적인 방법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 앞에서 억지로 이야기하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믿는 사람, 즉 부모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함께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소리 내 읽게 하거나, 엄마와 함께 역할극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평소 생활에서도 아이가 작은 일이라도 저 혼자 힘으로 해냈을 때 크게 칭찬해주세요. 아이가 어려운 일에 직면했을 때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너는 할 수 있어" 등의 말로 아이가 자기 생각을 갖고 스스로 움직이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셋째,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몰라 발표를 못 하는 경우입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거나, 대답해야 할 내용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섞여서 결국은 발표를 포기하게 되지요. 이 경우에는 말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엄마가 이야기할 때 끝까지 듣게 하고, 엄마가 이야기한 내용을 다시 이야기해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평소 학교 공부에 집중하도록 하고, 책 읽기 등을 통해 배경 지식을 늘려주면 이해력과 발표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넷째,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표를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 성격을 가졌거나 자존심이 강한 아이들은 정답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발표를 하지 못합니다. 이때는 실수가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해주어야 합니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감추고, 모르는 것을 그냥 넘어가는 것이 더 나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지요.

이런 아이는 엄마 역시 완벽주의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도 완벽하게 하고, 일분일초가 늦어지는 것을 못 견뎌 하고, 부부 사이에도 융통성이 없습니다. 아이에게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인상을 주어서는 곤란합니다. 실수나 실패에 대해 여유로운 마음이 없으면 고학년이 되어 어려운 공부를 할 때 초초해지고,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 강박증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부모 스스로 여유 있는 생활태도를 갖도록 노력하면서, 한편으로는 아이가 틀린 답을 말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보였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시간이 흐른 후 완곡하게 아이의 틀린 점을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발표력은 연습한다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발표력이 없다고 하면 웅변학원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웅변학원은 찾아보기 어렵고 비슷한 성격으로 소위 '말하기 학원'이 생겼습니다. 그곳이 정확하게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가르치는지는 모르지만 말하기 능력은 학원에서 배운다고 해서 절대 좋아지지 않습니다.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불안이 심한 아이를 학원을 보내면 오히려 불안만 더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 줄 모르고 발표 요령이 없는 아이들은 발성법이나 표현법 등을 익히면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 역시 부모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것들입니다. 요즘 말하기 학원이 성행하는 것을 보면서 부모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말하기'마저 학원에 떠넘기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습니다.

말하기야말로 사교육의 도움이 없어도 부모가 평소 대화법만 바꾸면 충분히 키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아이의 발표력을 키우려면 일단 아이가 말을 많이 하게 해야 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왜 그것이 필요한지' 논리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절대 들어주지 않습니다.

경모나 정모가 잘못을 했을 때도 일방적으로 혼내지 않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나름대로 변명할 기회를 줍니다. 남자 아이들은 워낙 충동적이라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왜 그랬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아이가 "그냥" "그러고 싶어서"라고 얼버무리면 "그건 대답이 아니야. 다시 생각해봐" 하는 식으로 되물었습니다. 아이 스스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말로 표현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말할 때도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징징거리며 이야기하면 절대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남편은 아이들이 정확한 언어로 말하지 않고 우는소리를 하면 앉혀 놓고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으면 항상 네 나름대로 해결책을 생각한 다음에 얘기를 해라. 투덜거리거나 기분 나쁘다고 하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잖아."

이렇게 아이와 대화하기 시작하면 아이의 발표 능력 뿐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단, 이런 대화법을 사용할 때는 아이에게 정해진 답을 유도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끝까지 아이의 말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논리를 세울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라는 것입니다. 아이의 논리가 합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이야기 도중에 아이가 말을 멈추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의 말을 끊거나, 아이가 하려는 말을 먼저 말해버리면 아이는 점점 더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없게 됩니다.

발표력을 키워주는 놀이법

이불 속에 숨긴 물건 만져서 설명하기

휴지, 장난감, 인형, 학용품 등 이불 속에 여러 가지 물건을 넣은 다음 이불 속에 손을 넣어서 만져지는 물건을 설명하는 놀이. 물건의 기능을 설명하기보다는 크기, 촉감, 모양 등을 표현해서 상대방이 알아맞히게 한다. 눈을 감고 하면 자신의 느낌에 집중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끝말잇기

끝말잇기는 표현력과 어휘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놀이다. 특히 발표를 할 때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끝말잇기에 익숙해지면 세 글자 단어로 끝말잇기 등 난이도를 조금 올려본다.

이야기 연결시키기

"동물원에서 사자를 보았다"라고 엄마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사자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하고 아이가 이야기를 이어가는 놀이다.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생각해내고 그것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사고력과 발표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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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집필자 소개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펼쳐보기

출처

초등학생 심리백과
초등학생 심리백과 | 저자신의진 | cp명갤리온 도서 소개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를 132개의 질문과 답을 통해 정리한 백과사전. 초등학교 6년을 학년별로 구성, 그 연령대에 꼭 알아야 할 심리 발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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