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초등학생 심
리백과

급식을 먹어요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생활 적응
요약 테이블
시기 초등학교 1학년
무상급식하는 관문초등학교

급식

ⓒ 연합뉴스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학교급식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입니다. 입학 전에 식습관이 잘 잡힌 아이들은 즐겁게 이 산을 넘지만, 편식이 심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특정 음식에 대한 혐오증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급식시간 자체가 곤욕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급식을 못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친구관계, 자신감 형성 등 학교생활 전반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학교급식이 중요한 이유

초등학생 1학년에게 급식시간은 단순한 식사시간이 아닙니다. 바른 식습관을 들이고, 편식을 교정하며, 공동체 의식과 사회성을 키우는 교육의 장입니다. 배가 고파도 식사시간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키울 수 있고, 자기 차례가 될 때까지 줄을 서면서 순서에 대한 개념을 익히며, 한자리에 앉아 소란을 피우지 않고 먹으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 대해 알게 되고, 자기가 먹은 자리를 직접 치우며 공중도덕도 깨닫고, 친구와 어울려 식사를 즐기는 과정을 통해 사회성도 체득하게 됩니다. 급식시간만 잘 적응해도 엄마가 신경 써야 할 여러 가지 발달 과제가 해결되지요.

반면 급식시간에 적응을 못 하면 도미노처럼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한 예로 수저를 들고 멍하니 딴생각을 하는 등 밥을 먹는 데에 집중을 못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급식을 다 먹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집에서처럼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결국 주어진 시간에 밥을 다 먹지 못하므로 뒷정리에도 지장을 주어 다른 사람의 눈총을 받기 십상입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되기도 쉽고, 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을 당해 마음이 위축되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은 저학년들에게 급식을 다 먹으면 칭찬스티커를 나눠주는 등 보상을 줍니다. 식습관을 바로잡기 위해서지요. 그런데 매일 계속 되는 보상에서 저 혼자 제외되면 아이는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억지로 다그치면 당장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가더라도 반드시 부작용이 생깁니다. 고학년이 되었을 때 반항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식사를 거부하거나, 먹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다른 문제행동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아이가 급식을 힘들어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먹느냐, 안 먹느냐를 따지기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 없애주어야 합니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해결하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선천적으로 입맛이 예민한 이이들

입맛이 선천적으로 예민해서 식사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자기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바로 뱉어버리고, 입에 맞는 음식도 서너 번 입에 넣고는 끝입니다. 미각이 민감하여 혀끝에 전해지는 촉감에 일일이 반응하므로 이것저것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미각을 키울 기회가 그만큼 적지요. 특히 엄마가 아이 입맛에 맞는 음식만 해 준 경우가 많아 여러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는 급식을 잘 안 먹으려고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우선 학교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싫은 음식이 있으니 당연히 먹는 속도가 느리고 남기는 음식도 많아 지적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경모도 입맛이 무척 까다로웠는데, 저는 입학 초부터 담임선생님께 경모의 식습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선천적으로 입맛이 예민한 아이이니 잘 먹지 못하더라도 지적하지 말고, 대신 잘 먹을 때 칭찬을 더 해달라고요.

그러는 한편 집에서는 경모가 음식에 좀 더 긍정적인 관심을 둘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요리하는 과정을 옆에서 보게 하거나, 제 손으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식구들에게 대접하게 하는 식으로요. 자기가 싫어하는 식품을 직접 다루면서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한편, 직접 만든 음식을 다른 식구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을 통해 음식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갖도록 했지요. 또한 아이가 기분이 좋을 때를 잘 포착하여, 평소 시도하지 않았던 조리법으로 조금씩 다른 음식들을 맛볼 기회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 뒤 경모는 조금씩 나아져서 4학년에 들어설 무렵에는 누구보다 급식을 잘 먹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먹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라면 학기 초에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아이가 빨리 달라지기를 기대하기 전에 음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엄마가 아무리 집에서 식습관을 잡는다고 밥을 빨리 먹이려 해도 잘되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또래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라서 주변의 적절한 도움이 있으면 아이 스스로 조금씩 달라지려는 노력을 보이게 됩니다.

1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조금이라고 급식에 관해 배려를 받는다면, 아이도 서서히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먹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사회성 부족도 원인입니다

수업시간에 앉아서 졸거나 좀이 쑤셔 딴 짓을 하던 아이들은 급식시간이 되면 신이 납니다. 짝꿍과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빨리 밥을 먹고 운동장에 나가 놀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히려 급식시간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친구관계에 유독 소극적인 아이들이지요. 친구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아이들은 여럿이 어울려 급식을 먹는 것 자체가 힘이 듭니다. 급식을 받을 때에도 눈치를 보며 줄의 맨 뒤에 서서 어색하게 따라가고, 누가 새치기를 해도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급식을 아예 안 먹으려 하거나, 먹더라도 재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 경우에는 그 무엇보다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아이 스스로 친구를 만들지 못할 때에는 짝꿍이나 집 근처에 사는 친구 등 아이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반 아이가 누구인지 찾아 어울려 놀 기회를 마련해주세요. 친구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때 간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학교 급식시간을 비슷하게 재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먹는 것이 즐거운 놀이라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편식이 심하다면

편식을 하는 아이들은 급식 메뉴를 보면 고개부터 내젓습니다. 그래서 급식을 받을 때 이거 빼주세요, 저거 빼주세요, 하다 보면 식판에는 밥과 국만 덩그러니 남게 됩니다. 그렇게 먹는 밥이 무슨 맛이 있겠습니까. 거기에 무서운 담임선생님이라도 만나 모든 반찬을 다 먹어야 한다고 강요라도 받게 되면 편식을 넘어서 반항심까지 갖게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 아이의 편식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면 대화를 통한 협상이 가능합니다. 아이에게 편식이 왜 안 좋은지 차근차근 설명하는 한편, 급식 식단표를 함께 보면서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게 하세요. 도전의식을 자극하여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만일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었을 때에는 칭찬스티커 등 적절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10번 야단치는 것보다 한번 칭찬하는 것이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가 특정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일 때
음식을 잘 못 먹는 아이 중에 그 원인이 편식 등 식습관이 아니라 특정 음식에 대해 거부 반응이 있는 경우도 있다. 브로콜리나 양파, 당근 등 어느 특정한 음식을 지나치게 싫어하거나 피하고, 심한 경우에는 두통이나 복통 등 신체적인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간혹 특정 음식에 대해 면역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을 보여 가려움이나 발진, 호흡곤란까지 나타난다. 이렇게 특정 음식에 대해 거부 반응을 일으킬 때, 대개 아이보다 엄마가 더 걱정을 하고 지나치게 엄격하게 식사 제한을 한다.

특정 음식이 아이에게 문제가 된다는 판단이 서면 일단 그 음식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단,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정확하게 어느 정도 선에서 제한하면 좋은지를 알아야 한다. 우유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인다고 모든 유제품을 완전히 제외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지나친 식이 제한은 되레 음식에 대한 집착을 불러일으켜 정서 발달에 좋지 않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신의진 집필자 소개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펼쳐보기

출처

초등학생 심리백과
초등학생 심리백과 | 저자신의진 | cp명갤리온 도서 소개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를 132개의 질문과 답을 통해 정리한 백과사전. 초등학교 6년을 학년별로 구성, 그 연령대에 꼭 알아야 할 심리 발달..펼쳐보기

전체목차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태그 더 보기
심리

심리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Daum백과] 급식을 안 먹어요초등학생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