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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초등학생 심
리백과

남다른 재능이 있을 어떻게 교육할까요?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초등학교 4~5학년의 재능과 유학
요약 테이블
시기 초등학교 4~5학년

아이가 특정 영역에 재능을 보이면 부모는 행복한 고민에 빠집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재능을 키워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마치 먹이를 물어 나르는 어미 제비처럼 아이의 재능을 키울만한 학원, 과외를 찾아내 아이에게 들이밉니다. 그런데 이때 따져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의 재능과 흥미가 일치하는지, 아이가 그 교육을 감당해낼 수 있는 기질을 가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림은 잘 그리지만 그림 공부는 싫어한 정모

아이 중에는 어려서부터 음악이나 미술, 체육, 또는 언어나 수학, 과학 등 특정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재능이 있는데 부모가 게을러서 싹을 죽이면 안 되지!' 하는 생각에 이런저런 교육 정보를 찾아 나서고,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단 가르치고 봅니다. 아이가 잘 따라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능을 왜 썩히는지 답답하기만 하지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둘째 정모는 그림을 잘 그렸습니다. 학교에서 미술대회에 나가면 곧잘 상을 타오곤 했지요. 그래서 미술을 가르쳐보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림은 잘 그리면서 그림 그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그림을 자주 보면 달라지겠지 하는 생각에 미술관에 자주 데리고 다녔습니다. 미술관에 가기 전 정모와 함께 그림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행복한 장면을 상상하곤 했지만, 그런 꿈은 미술관 입구에서 산산조각나기 일쑤였습니다.

"정모야, 저 화가는 하늘을 저렇게 표현했는데 신기하지 않니?"
"아니. 나는 용 그리는 게 훨씬 재미있어."
"고흐 그림은 어떤 것 같아?"
"너무 어두워. 노란색은 왜 이렇게 떡칠을 해놓은 거야. 괴상하잖아."

더는 머릿속에 그렸던 우아한 대화를 진행할 수 없었지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어떻게든 정모의 재능을 살려보고 싶어 정모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데생은 잘하는데 색칠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수채화를 좀 배워보면 어떻겠냐고 살살 꾀었습니다. 그랬더니 딱 잘라서 싫다고 하더라고요. 정모 아빠도 정모가 손을 스케치한 것을 보더니 어쩌면 이렇게 똑같이 그릴 수 있느냐며, 재능 썩히지 말고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켜보자고 했지요. 그런데 정작 자기가 싫다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흥미도와 기질을 살펴서, 아이가 행복하도록

아이가 특정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먼저 흥미도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재능도 있고 흥미도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재능이 있어도 흥미가 없다면 굳이 재능을 살리겠다며 아이를 다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언젠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섭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재능을 키우지 않으면 영원히 묻혀버릴 것이라는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해야 할 것만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 굳이 흥미가 없는 것을 시키느라 돈과 시간을 버릴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정모는 아직 스스로 그림 공부를 해보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정모의 머릿속은 온통 돈 벌(?) 궁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자기는 공대를 가서 CEO가 되겠다고 하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정모가 그림에 대한 꿈을 접었을까요? 재능이 있는데 그것을 부모가 키워주지 못해 그 능력이 사장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능이 있지만 아직은 흥미가 생기지 않았을 뿐이지요.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예체능은 흥미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나중에 하고 싶다고 할 때가 교육의 적기입니다. 재능이 있는 아이가 너무 좋아서 그 분야를 파고들면, 몇 년 동안 흥미 없이 해온 아이들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아이들의 재능과 관련해서 또 한 가지 따져봐야 할 것이 기질입니다. 기질이 부드러운 아이들은 부모 말에 따라 착실히 교육을 받아 재능을 잘 발전시킵니다. 눈치가 빠르고 약삭빠른 아이들은 무엇을 하든 웬만큼 자기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느리거나 고집이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 기질이라면 일정한 틀에 끼워 넣는 교육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겠다고 무리하게 밀어붙였다가는 다시는 안 하겠다고 할지 모릅니다. 아이에게 재능이 보일 때, 흥미도와 기질에 맞춰 적절한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래야 아이가 자신의 재능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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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집필자 소개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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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심리백과
초등학생 심리백과 | 저자신의진 | cp명갤리온 도서 소개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를 132개의 질문과 답을 통해 정리한 백과사전. 초등학교 6년을 학년별로 구성, 그 연령대에 꼭 알아야 할 심리 발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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