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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초등학교 4~5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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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정도부터 이성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들은 5학년을 전후로 이성친구를 사귀기 시작합니다. 빠른 아이들은 5학년 초, 늦은 아이들은 5학년 말에서 6학년 초반에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로 요란하게 이성친구를 사귑니다. 물론 아이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 시기에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은 정상발달과정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이성에 눈뜨는 시기
아이들이 이성에 대해 관심을 두는 양상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남자아이는 남자아이들끼리, 여자아이는 여자아이들끼리 놀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고히 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외부 규칙을 받아들이는 데 온 힘을 쏟습니다. 이때는 이성의 몸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어서 이성친구를 소 닭 보듯이 합니다.
그러다 4학년이 되어 성 호르몬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관심을 행동으로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5학년이 되면 슬슬 이성에 대한 관심이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일부러 짓궂게 굴며 관심을 표현하지요.
저희 아이들은 5학년이 되니 외모에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동안 같은 옷만 입고 다니던 아이가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깨끗한 옷을 찾아 입더군요. 알고 보니 같은 반에 마음에 드는 여자 친구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사춘기 아이들은 이성친구의 시선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미묘한 변화를 보입니다. 생전 옷 입는 데 관심 없던 아이가 옷 투정을 하고, 거울을 수시로 들여다보고, 여자아이한테서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면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번호를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이는 모두 이성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지요.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5학년 말쯤 되어 드러내놓고 이성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면 부모는 골치가 아파집니다. 특히 이성친구를 사귀는 데 관심이 많은 아이는 부모가 보기에 제법 심각한 연애 행각(?)을 벌입니다. 커플링까지 하고 다니면서 요란을 떠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는 모두 정상 범주 안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초등학생의 연애 기간은 길어야 3개월
이때 부모가 너무 억압적으로 이성교제를 막으면 쉬쉬하면서 사귀므로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수만도 없는 일입니다. 저는 아이가 이성교제를 한다며 걱정하는 부모들한테 이렇게 말합니다.
"3개월만 기다려보고 그때 다시 생각해보세요."
점쟁이의 말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상 그렇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정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깊은 의미를 두고 이성교제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친구가 좋아서 만난다기보다는 '이성교제'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 다양한 놀이를 하며 놀았던 것처럼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이성교제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놀이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를 좋아했다, 저 아이를 좋아했다 변덕을 부리곤 하지요. 아무리 오래 사귄다고 해도 3개월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성교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정상범주를 벗어나 너무 이른 시기에 이성교제를 시작한다거나 감정의 상처를 받아가며 이성교제를 하는 아이들은, 부모와 관계가 어렵거나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이성친구로부터 대리만족을 얻는 것입니다. 부모를 대신할 무엇인가를 찾다가 이성을 택한 것이지요. 아이의 이성교제 양상이 아이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멀리 떨어져서 '후방간섭'을
특별한 문제가 없는 아이들의 이성교제는 일단은 내버려두는 것이 정답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이성친구를 사귈 때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며 잔소리를 해도 이때의 아이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간섭할 것이 아니라,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태도입니다. 그 관계를 인정해주고, 집으로 데려오게 하거나 함께 놀러 가는 등 열린 공간에서 사귀게 하는 것이지요. 그래야만 성적 호기심으로 인한 문제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이것은 이렇게 해라, 저것은 저렇게 해라' 하고 직접적으로 간섭했다면 이제부터는 멀리 떨어져 '후방간섭'을 해야 합니다. 마치 무선 리모컨으로 장난감 자동차를 움직이듯, 아이 스스로 하게 내버려두면서도 결국은 부모의 뜻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해야 하지요. 이성에 대한 아이의 관심을 바른길로 이끌어주고, 너무 빠져들지 않게 눈을 떼지 않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단, 아이가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지 않게 조심해야겠지요. 모든 교육이 그렇지만 특히 성교육만큼은 우둔한 곰보다 현명한 여우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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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이성친구가 생겼대요 – 초등학생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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