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양전자와 전자가 서로 소멸될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생각해보자. 전자와 양전자가 쌍소멸하면서 만들어진 두 개의 감마선(높은 에너지 양자인)은 완전히 반대 방향인 180도 방향으로 날아간다. 이들은 생성된 곳에서 수 미터 떨어진 곳에서 탐지될 수 있지만 서로 반대 방향의 스핀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두 개의 감마선 중 어떤 감마선이 어떤 스핀을 가지게 되는지는 무작위로 선택된다. 즉, 각각의 감마선이 특정 방향의 스핀을 가지게 될 확률은 50%이다. 그런데 실험을 통해 한 감마선이 위 방향 스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감마선의 스핀을 측정한 그 순간 다른 감마선의 스핀은 반드시 아래를 향해야 한다. 즉, 한 측정의 결과가 다른 측정의 결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두 개의 탐지기가 동시에 감마선의 스핀을 측정한다면, 하나의 감마선이 자신의 정보를 보내주기 위해 다른 감마선과 통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물리학자들은 두 광자의 스핀이 얽혀 있으며 각 광자의 스핀 상태는 가능한 두 스핀 상태가 중첩된 상태라고 말한다. 스핀을 측정할 때 ‘파동 함수가 붕괴’되어 특정한 스핀 상태가 되는 것으로, 아인슈타인은 이 같은 결과를 ‘원격 유령 작용’이라 불렀으며, 다른 물리학자들은 이를 양자 역학의 기묘함이라고 했다.

비슷한 결과를 원자나 이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빛의 양자인 광자가 공간이나 광섬유를 통해 전송된다. 예를 들면 광자를 흡수하여 들뜬상태가 된 원자가 내는 두 개의 광자가 앞서 예로 든 감마선과 같이 얽힘 상태에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