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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부터 전쟁은 동서 양면에서 펼쳐진 전면전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미국의 연합군 참여는 독일에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히틀러는 미국이란 나라는 다민족공동체 국가로 더럽혀지고 부패한 나라이며, 항상 혁명의 위협 속에 있다고 미국의 힘을 과소평가했다. 따라서 미국의 참전을 예상한 독일이 사전 협상을 통해 참전을 저지할 수 있었는데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참전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것은 히틀러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유럽에서 러시아와 영국이 독일에 패배할 경우 미국 혼자서 독일을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계산에서 루스벨트는 유럽에서의 전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미국의 참전은 히틀러가 상대해야 할 연합국의 군사력이 그만큼 강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42년과 1943년, 제2차 세계대전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황들이 전개되었다. 근대 전쟁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 중 하나인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독일은 러시아에 패배했고, 북아프리카에서는 롬멜 보병대가 패배하여 위기에 처해 있었다. 북아프리카에서 패배함으로써 독일은 러시아의 전투력 회복을 저지하기 위해 충분한 병력을 투입하지 못했다. 그리고 연합군이 이탈리아에 침입하여 무솔리니 정권을 붕괴시키자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후퇴하게 되었다. 따라서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가장 필요한 핵심 부대들이 이탈리아 전에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독일은 공군력과 해군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U 보트를 이용한 대서양에서의 상선 공격은 초기에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1943년 대서양 해전에서 패했다. 이 해전에서 패하여 전쟁은 연합국에게 유리한 양상으로 흘렀다. 공중전의 승패는 독일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작전 실패는 대영 전투에서 영국 공군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이 승리는 영국 공군의 전력 증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참전 이후 미국 공군은 낮에, 영국 공군은 밤에 독일 주요 도시와 시설들을 집중 폭격했다.

독일군은 막판에 두 전투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연합군의 진격을 멈추는 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히틀러는 전쟁에서 승산이 없자 1945년 4월 말 자살했고, 1945년 5월 독일군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했다. 결국 전쟁은 실패로 끝났고, 이로써 히틀러는 역사에서 독재자와 유럽 질서 파괴자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