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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인문학
이야기 4 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빌리건'이라는 별명을 얻었는가?
멀리건
mulligan1920년대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골프장에서 데이비드 멀리건(David Mulligan)이란 골퍼가 티샷을 날렸는데, 공이 떨어진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티샷을 한 번 더 날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를 ‘교정 샷(correction shot)’이라 우겼지만, 함께 경기를 하던 일행들은 ‘멀리건 ’이라 부르는 게 더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티샷을 잘못 쳤을 때 벌타 없이 다시 치는 행위를 ‘멀리건’이라 부르기 시작 했다. 1890년대 아일랜드의 유명 골퍼였던 퍼커스 오사프네시 멀리건이 이와 같은 행위를 자주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골프 규칙에 멀리건이라는 용어는 없고 아마추어나 프로 가릴 것 없이 스코어로 시상하는 시합에서는 멀리건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추어들의 경기에서는 가끔 멀리건을 주고받지만 원칙적으로 반칙이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멀리건을 남용해 ‘빌리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각주1)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은 자신의 골프 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골프를 칠 때 첫 번째 원칙이 룰을 지키는 것입니다. 멀리건(무벌타 티샷)을 하나도 받지 않고 룰대로 쳐서 공을 홀에 넣었을 때 자부심을 느끼죠. 골프에서 룰을 지키는 습관을 배우고 이를 회사 경영에도 적용해왔습니다.” “라운드 할 때 멀리건을 절대 안 받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이니 있는 그대로 점수를 다적습니다. 한 번은 파3홀에서 OB를 3번 내서 9타로 홀아웃 한 적도 있어요. 스코어는 나쁠지 몰라도 깨끗하게 쳤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서기열,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멀리건 절대 안 받아⋯경영도 원칙대로”」, 『한국경제』,2013년10월31일.
미국 심리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2009년 수천 명의 골퍼에게 ‘다른 사람에게 들킬 염려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얼마나 멀리건을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설문지를 돌렸다. 1번 홀과 9번 홀에서 멀리건 가능성은 크게 차이가 났다. 평균적인 아마추어 골퍼의 40퍼센트가 1번 홀에서 멀리건을 행사 하는 데 비해 9번 홀에서는 15퍼센트만이 멀리건을 행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1번 홀에서는 멀리건을 합리화하기 훨씬 쉽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흔히 1번 홀에서 엉뚱한 곳으로 공이 떨어졌을 때 “지금까지는 연습이었다고 이제부터 진짜 시작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각주2) 이 설문조사의 의미는 무엇일까? 애리얼리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2012)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골프에서의 부정행위는 우리가 실험실에서 진행한 여러 실험을 통해 발견한 부정행위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우리의 행동이 부정한 행위와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때, 그 행동이 판정 유보 상태일 때 그리고 우리가 그 행동을 더 쉽게 합리화할 수 있을 때 골퍼들은(지구상의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훨씬 더 쉽게 부정한 행동을 한다. 또한 골퍼들은(모든 사람이 그렇듯)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스스로를 정직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듯하다.”댄 애리얼리(Dan Ariely), 이경식 옮김,『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청림출판, 2012), 86~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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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멀리건 –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4,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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