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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er(엔지니어)는 지방 영주들 간의 전쟁이 잦아 전쟁 기술이 날로 발전했던 중세기 유럽에서 탄생한 개념이다. 조승연은 “11세기부터 영주들은 거대 한성을쌓고,이웃 영주가 군대를 몰고 쳐들어오면 성 안에 숨었다. 쳐들어오는 군대는 성 밖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먼저 식량이나 물자가 떨어지는 측이 항복을 하면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12세기에 들어서면서 프랑스에서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이 등장했다. 소의 힘줄이 가진 탄력을 이용해 거대한 바위를 던져 성벽을 부술 수 있는 투석기, 굴러다니는 목조건물인 공성탑 등등이 그것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엔지니어는 프레더릭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 1856~ 1915)가 1911년에 출간한 『과학적 관리법(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이후 미국에서 전성시대를 맞게 되었다. 효율성을 숭배하는 ‘테일러 혁명’이 지속되면서 엔지니어는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1922년 미국 고교 졸업반 학생 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명 중 거의 1명꼴로 엔지니어를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았다.

이런 흐름은 1930년대까지 지속되어 헨리 루이 멩켄(Henry Louis Mencken, 1880~1956)은 『미국 언어(The American Language)』(1936년 제4판)에서 미국 국민 전체가 엔지니어가 되어버렸다고 개탄할 정도였다. 매트리스 제조자는 ‘수면 엔지니어(sleep engineer)’, 미용사는 ‘외모 엔지니어(appearance engineer)’, 쓰레기 수거인은 ‘공중위생 엔지니어(sanitation engineer)’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각주1)

badge engineering은 GM이 똑같은 자동차를 모델명만 바꾸어 팔기 위해 도입한 제작 형태를 말한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자동차의 제품군을 갖추는 대신, 같은 생산 라인에서 같은 부품들로 제작한 기존의 다른 모델들에 추가 작업을 거쳐 로고를 비롯한 바퀴, 안전망, 색깔을 바꾸는 공정이었는데, 페인트칠만 벗겨내면 거의 똑같은 자동차들이었다.^각주2)

value engineering은 제품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제품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는 작업을 말한다. 제너럴 푸드와 크래프트 등 식품 회사가 즐겨 쓰는 수법이다.

엔지니어는 진화를 거듭해 신조어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예컨대, consuneer는 consumer(소비자)와 engineer (엔지니어)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구매자와 사용자의 역할을 뛰어넘어 제품에 대한 지식 수준과 이해도가 엔지니어에 버금갈 정도로 높다는 의미로 쓰이는 신조어다.^각주3)

engineering(공학)은 사회를 향해서도 적용되었는데, 이를 social engineering(사회공학)이라고 했다. 인간의 한계나 본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진보주의자들은 사회공학을 통해 빈곤, 범죄, 무지 등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기도 했다.^각주4)

엔지니어(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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