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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은 어리석은가?

nature and nurture

‘nature and nurture(본성과 양육, 또는 선천성과 후천성)’란 표현은 영국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 1822~1911)이 1874년에 출간한 『영국의 과학자: 그들의 본성과 양육』에서 처음 사용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등을 비롯해 두 단어를 병치해 쓴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걸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인물은 골턴이었다. 골턴은 이 책에서 과학적 천재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란 자신의 지론을 되풀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 ‘본성과 양육’ 은 편리한 어구다. 성격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정확히 양분해주기 때문이다.”각주1)

‘본성 대 양육(nature vs. nurture)’, 즉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라는 의문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 맷 리들리(Matt Ridley)는 『본성과 양육(Nature Via Nurture: Genes, Experience, and What Makes Us Hyman)』(2003)에서 그런 대립 구도를 폐기하고 그 대안으로 ‘양육을 통한 본성(nature via nurture)’이란 틀을 제시했다.각주2)

스티븐 맥나미(Stephen J. McNamee)와 로버트 밀러 주니어(Robert K. Miller Jr.)는 『능력주의는 허구다: 21세기에 능력주의는 어떻게 오작동되고 있는가』(2015)에서 “이제 대부분의 사회학자와 신경과학자들은 다양한 삶의 결과를 예측할 때 본성과 양육의 영향을 구분 지으려는 노력은 부질없다고 결론 내린다. 중요한 것은 본성이나 양육 중 어느 한 가지가 아니라 본성과 양육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타고난 생물학적인 능력은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유사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놀라운 처리 속도에서도 알 수 있듯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 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실로 엄청나다. 반면에 양육이나 학습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처리를 필요로 하는 정보가 입력되지 않거나 주어진 정보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하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으면 제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라 하더라도 그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스티븐 맥나미(Stephen J. McNamee)·로버트 밀러 주니어(Robert K. Miller Jr.), 김현정 옮김, 『능력주의는 허구다: 21세기에 능력주의는 어떻게 오작동되고 있는가』(사이, 2015), 203쪽.

연구 결과가 점점 더 쌓여갈수록 많은 학자는 유전적 요소보다는 양육 방식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이에 따라 부모의 양육 방식이 인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이라는 ‘양육가설(nurture assumption)’이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주디스 리치 해리스(Judith Rich Harris, 1938~)는 1998년에 출간 한 『양육가설(The Nurture Assumption: Why Children Turn Out the Way They Do)』에서 양육가설을 전면 비판했다.각주3)

이와 관련, 김주환은 『그릿』(2013)에서 “해리스는 ‘유전이냐 양육이냐’는 질문은 ‘유전이냐 환경이냐’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육은 아이가 경험하는 수많은 환경 중 일부 일 뿐이지, 결코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모두 상식처럼 받아들였던 ‘양육가설(nurture assumption)’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해리스에 따르면 양육가설은 하나의 잘못된 신화다. 아이가 어떠한 사람으로 자라날 것인지는, 집 안에서 행해지는 부모의 양육 방식보다는 집 밖에서 경험하는 또래집단과의 관계에 의해 더 많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부모의 양육 자체보다는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늘 경험하는 ‘환경’이 중요하고, 부모는 여러 환경 중 하나일 뿐이다.”
김주환, 『그릿』(쌤앤파커스,2013), 179~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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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사회에 의미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 대표 저서로는 <강남 좌파>, <한국 현대사 산..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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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4 | 저자강준만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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