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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위스콘신주의 상징은 오소리일까?

위스콘신

Wisconsin

Wisconsin(위스콘신)은 미국의 북동부에 있는 주(州) 이름이다. 공식적으로는 ‘중서부(Midwest)’에 포함되는데, 이는 유럽이 유럽을 중심으로 아랍 지역을 중동(Middle-East)으로, 한국 · 일본을 극동(Far-East)이라고 부른 것처럼 미국 동부를 기준으로 만든 지역명이기 때문이다.

17세기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은 동부 연안에 정착했는데, 이들은 미네소타부터 남북을 횡단하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지역을 구분하면서 강 서쪽은 모두 ‘서부(West)’라고 했다. 특히 미네소타 · 위스콘신 · 노스다코타 등 서부에 속하지만, 북쪽에 있는 주들을 모아 ‘북서부(Northwest)’라고 불렀다. 19세기 말부터는 캘리포니아 · 네바다 등 상대적으로 늦게 개발된 서부 해안지역과 구분하기 위해 이 북서부를 ‘중서부’로 부르기 시작했으며, 1984년 미네소타 · 위스콘신 · 미시간 · 일리노이 등 12개 주를 아우르는 공식 지명으로 ‘중서부’를 채택했다.

위스콘신주는 1783년에 미국 영토로 편입되어 1848년에 30번째 주가 되었다. 주로 승격되기 전 납(lead) 광산이 유명해 수많은 채굴꾼이 몰려들었는데, 이들은 겨울엔 땅에 굴을 파서 살았다. 그 모습이 오소리(badger)가 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오소리는 위스콘신주의 별명이 되었다. 위스콘신주는 ‘Badger State’며, 위스콘신주의 대표 대학인 위스콘신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의 상징 동물도 badger이다. 오소리는 매우 사납고 전투적인 육식 동물인데, 위스콘신대학 스포츠 팀들은 그런 공격성을 높이 사 팀의 마스코트로 쓰고 있다.

위스콘신주는 서쪽으론 미네소타주, 서남쪽으론 아이오와주, 남쪽으론 일리노이주, 동쪽으론 미시간호(Lake Michigan), 북동쪽으론 미시간주, 북쪽으론 슈피리어호(Lake Superior)에 둘러싸인 지역이다. Wisconsin은 인디언 부족의 언어에서 나온 말이다. 그 정확한 뜻은 불분명하지만, 위스콘신강이 붉은 색의 바위 위를 흐른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 밖에 ‘붉은 바위가 있는 곳’, ‘물이 모이는 곳’, ‘큰 바위’를 뜻한다는 설들이 있다.

위스콘신주는 낙농업이 발달해 미국 최고의 유제품(乳製品) 생산지이며, 그래서 ‘America’s Dairyland(미국의 낙농지)’로 알려져 있다. 위스콘신에서는 낙농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공 버터인 마가린(margarine)을 금지한 적도 있다. 그때 위스콘신 주민들은 마가린을 사려고 이웃 주인 아이오와로 넘어갔고, 주 경계선 주변에는 “마가린 팝니다!”라고 쓰인 간판이 즐비한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위스콘신주에서 가장 큰 도시는 밀워키(Milwaukee(인구 59만 명)), 주도(州都)는 매디슨(Madison)이다. 위스콘신주의 면적은 16만 9,639제곱킬로미터(가로 최장 420킬로미터, 세로 최장 500킬로미터)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23위, 인구는 575만 7,564명(2014년)으로 20위, 인구밀도는 1제곱킬로미터당 40.6명으로 23위, 가구당 중위소득은 4만 7,220달러로 15위다.

위스콘신주는 20세기 들어 미국 사회를 덮친 이른바 혁신주의(Progressivism) 물결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1900년 위스콘신주의 주지사로 선출된 로버트 라폴레트(Robert M. La Follette, 1855~1925)는 철도회사들의 횡포에 정면 대응했으며, 개혁가들이 전국적으로 위스콘신주를 ‘혁신주의의 실습실’이라고 할 정도로 예비선거제, 주민발의제, 주민투표제, 산업재해 보상법, 누진 상속세 등을 포함한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데에 기여했다. 혁신주의는 환경이 개인적 발전을 형성한다는 믿음에 근거했으며, 이는 주로 언론 활동을 통해 표현되었다.

대학들 가운데서도 혁신주의의 선두 주자는 1848년에 개교한 위스콘신대학이었다. 교수와 학생들은 위스콘신주의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개입했으며, 일반 대중을 위한 봉사에도 나섰다.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체제를 구축하는 이른바 ‘익스텐션 운동(extension movement)’에 모든 교수가 참여했다. ‘위스콘신 아이디어(the Wisconsin Idea)’로 불린 이런 참여는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었다.

이 운동을 주도한 위스콘신대학 총장 찰스 반 히스(Charles R. Van Hise, 1857~1918)는 1904년 “위스콘신대학 캠퍼스의 경계는 위스콘신주의 경계”라고 선언하면서 위스콘신대학이 위스콘신주의 모든 주민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훗날(1967년) 영국의 교육자 에릭 애시비 경(Sir Eric Ashby, 1904~1992)은 미시간대학 연설에서 히스의 이 말을 인용하면서 “미국 대학이 세계의 고등교육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캠퍼스 담장을 없앤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국에선 박근혜 정부에서 위스콘신대학 경제학 박사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방현철은 “한국 경제는 위스콘신대 출신이 움직이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이렇게 말한다. “미국 경제학계는 하버드 · 스탠퍼드를 비롯한 해안 쪽 ‘짠물(Saltwater) 학파’와 시카고 · 위스콘신대 같은 오대호 부근 ‘민물(Freshwater) 학파’로 나뉜다. 짠물 학파는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옹호하지만 민물 학파는 시장의 힘을 중시한다.”

위스콘신 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

ⓒ James Steakley/wikipedia |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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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이순흥, 「미네소타 · 위스콘신 왜 中西部 지역이라 부를까」, 『조선일보』, 2014년 10월 31일.
  • ・ 강준만, 「badger」, 『교양영어사전』(인물과사상사, 2012), 48쪽 참고.
  • ・ 「Wisconsin」, 『Wikipedia』; 빌 브라이슨(Bill Bryson), 권상미 옮김,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세계에서 가장 황당한 미국 소도시 여행기』(21세기북스, 1989/2009), 74쪽.
  • ・ 앨런 브링클리(Alan Brinkley), 황혜성 외 옮김, 『미국인의 역사 2』(비봉출판사, 1993/1998), 330~331쪽; 손세호, 『하룻밤에 읽는 미국사』(랜덤하우스, 2007), 157~158쪽.
  • ・ Frederick Rudolph, 『The American College & University: A History』(Athens: The University of Georgia Press, 1990), pp.362~364.
  • ・ Derek Bok, 『Beyond the Ivory Tower: Social Responsibilities of the Modern University』(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1982), p.65.
  • ・ 방현철, 「[만물상] 위스콘신大」, 『조선일보』, 2015년 2월 4일.

강준만 집필자 소개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사회에 의미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 대표 저서로는 <강남 좌파>, <한국 현대사 산..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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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1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1 | 저자강준만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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