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를 얼마나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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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를 얼마나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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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확률과 통계
교과단원	초등 6학년 〈경우의 수와 확률〉, 중등 2학년 〈확률〉, 고등 2학년 〈연속확률변수와 정규분포〉

내 짝인 똘똘이가 결석을 했습니다. 요즘 유행성 소아마비가 번지고 있어서 신뢰도가 95%라고 하는 전염병 검사를 받았는데, 똘똘이는 양성이라고 판정되어 학교에 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짝꿍이 걱정돼서 전화를 했더니 똘똘이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이 병이 전염될 확률이 0.1%밖에 안 된다던데 똘똘이는 정말로 이 전염병에 걸렸을까요?

잘못 알고 있는 확률

똘똘이는 검사의 신뢰도가 95%나 된다는 말에 절망적인 표정으로 병원을 나섰습니다. 한편으로는 검사 결과가 잘못되었을 확률인 5%에 희망을 걸고 싶었지만 5%라는 수치가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겠지요. 과연 똘똘이가 소아마비에 걸렸을 확률이 95%일까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오’가 정답입니다. 미국의 어느 의과대학에서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상황을 제시하고 같은 질문을 하였는데 절반 이상이 95%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올바르게 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고 해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의 집단인 의사도 확률에 대해서 오류를 범하곤 하지요. 그만큼 확률의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운가 봐요.

지금부터 똘똘이가 전염병에 걸렸을 확률을 계산해 봅시다.

유행성 소아마비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확률이 0.1%라고 했으니까 1000명 중 한 명꼴로 감염된다는 뜻이죠. 또 신뢰도가 95%라는 것은 5%의 사람은 검사 결과가 잘못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1000명에게 검사를 하면 1000명의 5%인 50명 정도는 실제로 감염되지 않았지만 감염되었다고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면 검사 결과는 실제 감염된 한 사람과 결과가 잘못 나온 50명이 양성으로 나오겠지요. 똘똘이는 그 51명 중의 한 사람일 뿐이므로 실제로 감염되었을 확률은 가 되어 2%가 채 되지 않습니다. 똘똘이는 정상인일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아 봐야 하겠습니다.

확률에서 성급한 판단은 금물

똘똘이의 사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더라도 실제로 양성일 확률이 2% 이하라면 이 검사가 믿을 만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잠 못 이루기기도 하겠지요. 실제로 결핵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각주1) 에서 결핵에 감염된 사람을 정상으로 오판할 확률은 약 8%가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1차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들에 한해서 2차로 한 번 더 같은 반응 검사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억울하게 양성으로 판단된 정상인의 수를 줄일 수 있겠지요.

똘똘이와 같은 사례는 95%나 되는 검사의 신뢰도와 질병의 감염 확률을 구별하지 못한 성급한 판단 때문에 생깁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수학 전문가도 복잡한 문제를 직관^각주2) 에 의해 빨리 해결하려고 할 때,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