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101가지
중고등수학
질문사전

세상의 모든 정보는 2진법으로 표현할 있나요?

다른 표기 언어
요약 테이블
분야 수와 연산
교과단원 중등 1학년 〈정수와 유리수〉, 고등 1학년 〈기수법〉

우리는 평소 0에서 9까지의 숫자를 쓰고, 9 다음은 자릿수를 올리는 십진법을 쓰는데, 컴퓨터도 십진법을 쓰는가요?

ⓒ 북멘토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10진법을 쓰는 이유

십진법은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시작된 것인데,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수법각주1) 입니다. 물론 마야 문명에서는 이십진법이 쓰였고, 바빌로니아 문명은 육십진법을 쓰기도 하였으며 캘리포니아 토착민인 유키 부족은 팔진법을 썼는데, 그들은 손가락이 아니라 손가락 사이 공간으로 수를 셌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10진법이 아닌 12진법이나 60진법을 기본으로 하는 단위 표현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측정 단위로서 미터, 그램 등을 쓰는 것처럼 10진법이 가장 보편적인 단위 표현입니다.

인류가 10진법을 보편적으로 쓰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사람의 손가락의 개수가 10개라는 데 있습니다. 오랜 옛날 사람들은 수를 셀 때, 그 수와 대응이 되는 사물을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가령 양치기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양을 세기 위해 양 한 마리를 돌멩이 하나에 대응시켜 양의 수만큼 돌멩이를 주머니에 넣었다든지, 이집트 사람들은 세고자 하는 물건의 수만큼 새끼줄에 매듭을 지어 수를 나타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사물을 세기 위해 대응이 되는 돌멩이나 새끼줄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쉽게 사물의 수와 대응시켜 셀 수 있었던 도구는 사람의 신체였습니다. 따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언제나 지니고 있는 것이니 언제 어디서나 쓰기에 편리했겠지요.

지금도 뉴기니 섬의 원주민들은 신체의 각 부분(손가락, 눈, 코, 입 등)을 수와 대응시켜 수를 세기도 하고, 그린란드의 원주민들은 양손과 양발을 이용하여 1부터 20까지의 수를 센다고 합니다. 그러나 직접 수를 세기 위해 손가락을 제외한 신체의 각 부분과 수를 대응시켜 세다 보면 대응되는 신체의 각 부분이 나타내는 수를 외워야 하는 불편이 있고 발가락까지만 이용하더라도 손가락처럼 접어서 수를 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람들은 양손가락을 접어 수를 나타내는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고 10을 기본수로 하고 10이 넘으면 한 단위를 올리는 10진법을 쓰게 된 것입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다양한 진법들

우리가 현재에 쓰고 있는 시간과 각도를 재는 단위는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된 60진법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1년의 날짜 수가 360일 정도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1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하는 것은 60진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각도를 잴 때에도 1도는 60분, 1분은 60초인 것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10진법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쓰지만 60진법에서 비롯된 시간과 각도를 표현하는 표현법 역시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에 비추어 보면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10진법을 쓰지 않고 60진법을 사용하여 수를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먼 옛날 일이라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10이라는 수보다 60이 약수를 훨씬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추측합니다. 10은 약수가 1, 2, 5, 10뿐이지만 60은 1, 2, 3, 4, 5, 6, 10, 12, 15, 20, 30, 60 등 모두 12개나 있습니다. 약수가 많다는 것은 수를 표현하는 데 아주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10진법과 12진법을 비교해 보면 수식과 같은 수를 소수로 나타낼 때 10진법에서는 10의 거듭제곱이 3으로 나누어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0.333··· 과 같이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12진법에서는 0.4(12)와 같이 유한소수로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현재에 우리가 사용하는 도량형의 단위들은 프랑스 혁명 시기에 정해져 세계로 퍼졌습니다. 당시 십진법을 숭배하던 학자들의 주장으로 혁명 정부는 일주일을 열흘, 한 달을 30일, 1년을 열두 달과 닷새의 공휴일로 두는 달력을 시행하였고, 하루는 열 시간, 한 시간은 100분, 1분은 100초로 정하였다고 합니다. 또 각도를 재는 단위로도 직각은 100도, 1도는 100분, 1분은 100초로 정하여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랜 시일 동안 사용되던 관습이 쉽게 바뀌지 않았고 10년 정도 시행되다가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다시 과거의 제도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정보는 2진법으로 표현 가능

십진법이 0부터 9까지의 수를 각 자리에 쓰고 10을 넘어서는 수에 대해서 다음 자리에 수를 쓰듯이 이진법은 0과 1만을 각 자리에 쓰고, 단위 수 1이 둘 모일 때마다 자리수를 달리하여 쓰는 기수법입니다. 고대 중국에서도 ‘음양’을 이진법으로 나타내기도 하였지만 제대로 연구되고 활발히 쓰이게 된 때는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 이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연의 모든 현상을 ‘예-아니오, 존재-무’처럼 이분법각주2) 으로 해석하고자 했는데, 그의 시도는 현대 컴퓨터의 기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모든 수를 이진법의 0, 1의 나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가령 10진법으로 23이라는 수는 23=16+4+2+1=1×24+0×23+1×21+1×20이므로 이진법으로 표현하면10111(2)이 됩니다. 모든 수는 같은 방법으로 이진법의 수로 표현할 수 있고, 이진법의 수는 다시 10진법의 수로 바꾸어 낼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뿐만 아니라 영국의 수학자 불이 만든 불대수각주3) 라는 연산을 통해 논리적 명제를 이진수로 표현하고 연산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가령 참인 명제를 1, 거짓인 명제를 0이라 하고 2개 이상의 명제가 ‘그리고’나 ‘또는’, ‘···이면···이다’, ‘···은 아니다’ 등으로 연결된 복합명제각주4) 에 대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1 또는 0의 값을 주어 논리적인 연산이 가능해지도록 한 것입니다. 이리하여 논리적 명제를 컴퓨터에서 이진법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한 문자와 그 밖의 부호들을 0과 1의 수열을 통해 일대일 대응으로 정해 주면 주어진 정보를 모두 0과 1이 나열된 수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 신문의 모든 기사 역시 이진법의 수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동흔 집필자 소개

‘수학은 우리의 힘’이라는 믿음 아래 우리의 삶이 수학으로 윤택해지는 그날을 기다리며 교육 현장을 발로 뛰고 있다. 2010년 ‘사단법인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을 맡았으며, 세계수학교육자대회 대..펼쳐보기

출처

101가지 중고등수학 질문사전
101가지 중고등수학 질문사전 | 저자이동흔 | cp명북멘토 도서 소개

중, 고등 수학 교과서를 꿰뚤는 모든 질문에 답하다! 전국수학교사모임 선생님과 여러 현직 선생님들이 던진 수학에 대한 101가지 기발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들을 소개..펼쳐보기

전체목차
수와 연산, 계산은 뭐고, 연산은 뭐지? 회문(回文)수가 무엇인가요? 무수히 많은 유리수를 빠짐없이 셀 수 있나요? 무리수도 유리수처럼 하나하나 셀 수 있나요? 인도-아라비아 숫자가 변했다구요? 19×19단을 외우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규칙이 있나요? 소수만 걸러내는 체가 있다던데요? 신비한 숫자 7에 대하여 일주일은 왜 7일이 되었나요? ‘찰나’가 수를 나타내는 단위라구요? 완전한 수가 있다구요? 도형수가 무엇인가요? 분모의 유리화는 왜 하나요? 문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리수에서 정수부분과 소수부분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유리수와 분수는 다른 건가요? 0은 짝수인가요? 무리수의 사칙연산에 대해 질문 있어요! 음수를 빼는 것이 양수를 더하는 것과 왜 같나요? (-)×(-)=(+)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황금비가 무엇인가요? 바코드에 적힌 숫자는 무얼 의미하나요? 0.999···=1인가요? 피타고라스 학파가 무리수를 두려워한 이유는? 소수가 무한히 많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무리수가 실생활에 어떻게 쓰이나요? 원주율을 정확히 구하는 방법은? 내년의 오늘 날짜는 왜 하루씩 요일이 밀려가나요? 매년 같은 날짜는 요일이 같은 달력 암호를 만드는 데 소수를 어떻게 이용하나요? 세상의 모든 정보는 2진법으로 표현할 수 있나요? 100% 세일은 공짜? 백분율에 함정이 있다던데요?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태그 더 보기
수학

수학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Daum백과] 세상의 모든 정보는 2진법으로 표현할 수 있나요?101가지 중고등수학 질문사전, 이동흔, 북멘토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