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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

성운

nebula, 星雲

밤하늘의 수채화

깜깜한 밤하늘을 바라보면 우주 공간은 텅 빈 것 같고 별들만 빼곡히 들어차 있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성운 지역은 놀라울 정도로 화려하다. 가스와 먼지들이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다. 차갑고 검게 보이는 암흑성운 깊은 곳에서 별이 태어나고, 그 별빛은 주변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어둠 속에서 별이 만들어지고 별빛은 자기가 태어난 어둠의 공간에 빛을 선물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성운

태양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별이다. 태양 다음으로 가까운 이웃별까지의 거리는 약 40조 킬로미터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약 27만 배에 이른다. 우주에는 별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보다는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이 훨씬 넓음을 알 수 있다.

별들이 촘촘히 들어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은하수에서 실제로 별이 분포하는 밀도는 얼마나 될까? 만약 태양을 10원짜리 동전 크기로 만들어 우리나라 전역에 뿌린다고 하면, 단지 몇 개만 뿌릴 수 있을 정도다. 별 사이의 공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다.

우주 공간의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물질을 총칭해 ‘성간 물질’이라 한다.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된 기체이며 1퍼센트 정도가 얼어붙은 먼지티끌이다. 이 물질들을 우주 공간에 균일하게 뿌려 놓는다면 가로, 세로, 높이가 1센티미터인 단위체적에 수소 원자가 몇 개에서 몇십 개 들어갈 정도로 희박하다. 대기 중에는 같은 공간 안에 2.68×1019개의 공기분자가 들어 있다. 이와 비교해 보면 별 사이의 공간은 지구의 어떤 실험실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보다 더 깨끗한 진공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희박한 성간 물질이지만, 균일하지 않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공간에 더 많은 물질이 모여 있을 수 있다. 어떤 곳에서는 이들이 뭉실뭉실 뭉쳐 있기도 한데, 마치 구름처럼 보인다고 하여 ‘성운’이라고 한다. 성운의 기체와 먼지는 주변에 있는 별빛을 받아 여러 가지 모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캘리포니아 성운

페르세우스자리의 발광성운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500광년 거리에 있으며 성운 오른쪽의 파란색 별에서 나온 강한 빛의 영향으로 성운이 빛나고 있다.

ⓒ Caltech, Palomar Observatory, Digitized Sky Survey, Courtesy Scott Kardel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뜨거운 별 가까이 있는 수소 기체는 별에서 나온 강한 자외선 복사에너지에 의해 1만 도 이상으로 가열되면 붉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소 원자는 별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흡수해 내부의 전자가 들뜬 상태가 되는 전리현상을 겪는다.

전자가 분리돼 나간 수소 원자는 불안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지 못하고 자유전자(물질의 내부를 자유롭게 운동하는 전자)와 다시 결합한다. 이때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낮아지면서 붉은 빛의 가시광선을 방출하게 된다. 별에서 나온 자외선 복사에 의해 성운의 수소 원자가 전리됐다가 자유전자와 다시 결합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성운은 붉은빛을 내는 것이다.

발광성운의 원리

주변별에서 오는 자외선 복사를 받아 전리된 수소에 전자가 다시 결합하며 붉은색 가시광선을 낸다.

ⓒ 어바웃어북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형광등의 원리와 비슷하다. 형광등에 전기가 공급되면 전자는 형광등 내부에 있는 증기 상태의 수은 원자와 충돌하면서 자외선의 광자를 내보내고, 이 광자가 형광등 안쪽 벽에 칠해진 인광 물질각주1) 을 때리면 이 물질이 가시광선을 내게 된다.

마치 형광등 안의 수은 원자는 자외선 복사에너지를 방출하는 별, 인광 물질은 이 에너지를 받아 가시광선을 내는 성운에 비유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주변 별에서 오는 복사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나는 성운을 ‘발광성운’이라 한다.

    • 1M 8 라군성운

      궁수자리에 있는 발광성운이다. 5000광년 거리에 있으며 성운의 지름은 약 100광년이다. 크기가 보름달의 3배 이상이라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중심에 자리한 6등급의 궁수자리 9번 별을 비롯한 여러 별의 에너지를 받아 밝게 빛난다.

    • 2고양이 발 성운

      전갈자리에 있는 발광성운으로 고양이 발톱 모양을 닮았다.

파란색으로 물든 성운

밝기와 색깔이 같은 두 별이 비슷한 거리에 있고 두 별 중 한 별 앞에 성운이 있을 때, 두 별은 밝기와 색깔이 서로 달라져 보일 것이다. 성운을 통과한 별빛은 조금 더 어둡고 붉은색을 띠게 된다. 별빛이 성운을 통과하면서 일부가 산란돼 빛의 세기가 약해졌기 때문에 더 어두워진다.

또 별빛 중에 파장이 짧은 푸른색 계열의 빛이 성운에 의해 산란되고 상대적으로 파장이 긴 붉은색은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별빛은 조금 더 붉은색을 띤다. 만약 별 근처에, 밀도가 높은 성운이 있다면 산란효과는 더욱 커지고 우리 눈에 보일 정도로 뿌옇게 빛나게 된다. 이러한 성운을 ‘반사성운’이라하며, 이들은 대체로 파란색을 띤다.

대표적인 반사성운이 있는 곳으로 ‘좀생이별’이라 불리는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들 수 있다. 이 성단은 약 400광년 거리에 있다. 맨눈으로는 물음표 모양을 한 6, 7개의 별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수백 개의 별이 모여 있다. 성단을 이루는 별은 밝고 젊으며 현재 성운 지역을 통과하는 중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별빛 중에 파란색 파장의 빛이 주변의 성운에서 산란되어 파랗게 보인다.

반사성운의 원리

별 주변에 있는 밀도가 높은 성운이 별빛을 산란시켜 파란색을 낸다.

ⓒ 어바웃어북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빛이 작은 입자와 충돌해 산란되는 현상은 주변의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또한 저녁노을이 붉게 보이는 까닭도 산란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태양이 지평선에 걸리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는 태양 빛이 상대적으로 두꺼워진 대기층을 비스듬하게 통과한다. 두꺼운 대기를 지나온 태양 빛 중에서 파장이 긴 붉은색 계통만 살아남았기 때문에 하늘이 붉게 보인다.

    • 1M 45 플레이아데스 성단

      황소자리에 있으며 성단을 감싸고 있는 파란색의 반사성운이 보인다.

    • 2M 78 성운

      오리온자리에 있는 반사성운으로 성운 중앙의 밝은 두 별의 빛을 반사하여 빛난다.

    • 3마법사 머리 모양을 닮은 성운으로 에리다누스자리에 있다.

      사진 오른쪽 밖에 자리 잡은 리겔의 밝은 빛을 반사하여 빛나는 성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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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 | 저자김지현 | cp명어바웃어북 도서 소개

‘별은 왜 반짝일까?’라는 기초적인 물음에서부터 태양계, 변광성, 성단, 성운, 우리은하, 별의 일생, 블랙홀 등 천문우주 분야의 핵심적인 스무 개의 주제를 화려한 그..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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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성운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 김지현, 어바웃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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