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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상대로 미술 재료에 관한 강의를 하다보면,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한국화를 구별하지 못하는 이가 의외로 많음을 느낀다. 둘 다 물로 그리기 때문에 같은 것으로 여기고 서양의 고급 수채화 방식으로 한국화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수채화나 한국화 모두 물을 매개로 쓰지만 엄연히 다른 양식이다. 수채화는 수용성인 아라비아 수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건조 후에도 보존이 어렵다. 반면, 같은 물을 사용해 그리는 한국화는 건조 후에 불용성이 되어 배접(褙接 : 그림을 그릴 때 밑초가 그려진 종이를 천 위에 포개어 붙이는 일)을 할 수 있다. 즉 그릴 때는 수용성이지만 건조 후에는 불용성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교를 미디엄으로 쓰기 때문이다.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린 그림들은 채색을 썼으므로 채색화인 것 같으나 사실 한국화 분류에서 채색화에 속하지 않는다. 한국화에서는, 수묵화는 먹으로만 단색으로 그린 그림, 채색화는 색을 칠한 그림 등으로 단순하게 나누지 않는다. 채색화의 예는 화조도 같은 세밀화나 일본석채화[日本石彩畵 : 암채(岩彩)] 등에서 볼 수 있다. 즉, 수묵화와 채색화의 구분은 채색 기법에 따른 것이다. 수묵화 기법은 종이나 비단에 물감이 스며들게 하는 기법으로, 일반적인 한국화의 산수화가 이에 속한다. 그러나 채색화는 종이에 아교를 먹여 물감이 스며들지 못하게 준비 작업을 하고 세필붓을 사용하여 물감을 표면에 부착시키는 방식으로 그린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여러 색이 보이는 수묵화가 있을 수도 있고, 단색으로 그린 채색화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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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 담긴 과학적 창의력! 과학자의 눈으로 본 미술에 관한 이야기와 미술과 함께하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명화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화학에 대한 흥미진진한..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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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한국화의 차이 – 미술관에 간 화학자, 전창림, 어바웃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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