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남자의 멋품

클래식 슈트

다른 표기 언어 Classic Suit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뉴스 앵커는 남성들의 옷 입기 롤모델이 된다. 특히 클래식 슈트에 있어서는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뉴스는 신속하고 정확해야 한다. 어떤 한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스 진행자인 앵커는 누구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 힘이 있으면서 믿을 수 있는 사람, 클래식 슈트를 입는 남자들이 추구하고 싶어 할 만한 이미지다.

클래식 슈트

ⓒ RHK, 알에이치코리아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앵커는 연예계 못지않게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다. 이름 석 자로 방송사를 대표하고, 그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에 입문하거나 프리랜서로 독립하는 일도 빈번하다. 그러나 2002년부터 약 7년간 KBS의 간판 뉴스인 ‘9시뉴스’의 진행을 맡았던 홍기섭 앵커는 다르다. 그는 타 방송사의 앵커나 전임자들에 비하면 유명세를 많이 타지 않는다. 밖에 나가도 의외로 알아보는 이가 없다. 훤칠하고 호감 가는 인상이라 돌아보고 “잘생겼네.”, “TV에 나오는 사람인가?” 하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콕 집어 알아보는 이는 많지 않다.

키 180센티미터에 표준 체형, 단정한 이목구비를 갖추고 있어, 외모에 부족한 구석이라곤 전혀 없다. 심미안이 좋아 패션 감각도 있는 편이다. 외적인 조건이 좋음에도 조금이라도 튀거나 젊어 보이는 아이템에는 무조건 고개를 젓는다. 30대에 이미 40대 이상의 정신세계를 구축했다고 해야 할까. 무색, 무취를 추구하기로 작심한 사람 같다.

그런데 이러한 무색, 무취는 본인이 원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쭉 나이와 경력이 한참 위인 분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옷 입는 것이며 머리모양, 먹는 것까지 튀지 않고 선배들 취향을 거스르지 않는 무던한 것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나를 낮추고 만나는 사람들을 높인다.’, ‘만나는 사람이 편하도록 나는 튀지 않게 묻어둔다.’는 것이 그의 기본 자세였다.

뉴스의 주인공,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앵커로 매일 방송을 하면서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본질적인 부분은 오히려 더 확고해졌다. 그는 앵커로 얼굴이 알려지고 이름이 나는 일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앵커는 ‘뉴스를 전달하는 자’다. 주인공은 ‘뉴스’, 본인은 단지 전하는 사람이라는 선을 지키려고 한다.

홍기섭 앵커는 어찌 보면 교과서 같은 남자다. 자기 일에 진지하고 누구를 만나든 깍듯하며 가정적이다. 우리나라의 성공한 남자들을 보면 일이 바쁘고 챙겨야 할 관계가 많아서 가정적인 사람을 만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런데 홍기섭 앵커는 보기 드물 정도로 가정적이다.

그가 입는 클래식 슈트 역시 교과서다. 컬러 셔츠가 유행이라고 아무리 주변에서 떠들어대도 셔츠는 언제나 화이트다. 앵커들을 보면, 뉴스를 진행할 때는 클래식 슈트 차림이라도 출근할 때나 방송이 없는 시간 동안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카메라에 잡히는 상의만 방송용으로 입고 하의는 캐주얼 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홍기섭 앵커는 금요일 외에는 주중 내내 슈트 차림으로 출근한다. 방송을 할 때는 카메라에 보이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벨트, 바지, 양말, 신발까지 갖춰 착용한다. 그에게 클래식 슈트는 방송에 대한 예의고 진지하게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증명서다.

예의와 격식, 배려, 이런 덕목들은 사실 클래식 슈트의 본질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규칙들이 클래식 슈트의 멋을 만든다. 클래식 슈트에 있어서만큼은 파격이나 화려함이 아니라 절도와 심플함을 지키는 것이 멋 내기의 관건이다.

꼬박 7년간 홍기섭 앵커를 지켜보면서 나는 클래식 슈트의 매력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거기에는 잔꾀가 없다. 늘 똑같아 보이지만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대한 배려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섬세함이 있다. 이 남자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은 바로 그런 섬세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윤혜미 집필자 소개

1995년 'KBS 스포츠뉴스'를 시작으로 'KBS 9시뉴스', '열린음악회', '스펀지', '명작 스캔들..펼쳐보기

출처

남자의 멋품격
남자의 멋품격 | 저자윤혜미 | cp명RHK, 알에이치코리아 도서 소개

남자의 옷차림은 또 하나의 명함이다! 과하지도 궁하지도 않은, 요란하지도 허술하지도 않은, 숨겨진 최고의 모습을 찾아주는 자기연출법을 알아보자.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Daum백과] 클래식 슈트남자의 멋품격, 윤혜미, RHK, 알에이치코리아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