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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연 문체의 거장

귀스타브 플로베르

Gustave Flaubert
요약 테이블
출생 1821년 12월 12일
사망 1880년 05월 08일
국적 프랑스
대표작 《보바리 부인》, 《감정 교육》, 《성 앙투안의 유혹》 등

19세기 프랑스의 소설가로 세밀하고 치밀한 관찰과 묘사가 특징이며, 사실주의의 완성자라고 평가된다.

보들레르가 《악의 꽃》으로 시에 있어 현대를 열었다면,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으로 소설에 있어 현대를 열었다. 사실주의의 완성자라고 평가되는 한편, 문학을 언어의 문제로 환원시킨 최초의 작가로서 누보 로망의 원류로 여겨진다. 또한 '문체의 거장'으로도 불리는데, 5, 6년에 한 작품 꼴로 작품을 발표한 것 역시 '가장 적절한 한 단어'를 찾고자 문체를 고치고 또 고쳤기 때문이다. 영국 소설가 줄리언 반즈는 《플로베르의 앵무새》에서 플로베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최초의 현대소설가. 사실주의의 아버지. 낭만주의의 파괴자.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1821년 12월 12일 프랑스 루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아쉴 클레오파스 플로베르는 외과의사였으며, 집안은 대대로 의사를 한 부르주아 계층이었다. 2남 1녀 중 둘째로, 귀스타브가 태어났을 때 형 아쉴은 8세였다. 그가 4세 때 여동생 카롤린이 태어났는데, 카롤린과는 일평생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플로베르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사물의 모습을 냉정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사실주의 문학을 완성했다고 여겨지는데, 이런 과학적 성향은 외과의사였던 아버지와 집안 분위기 덕분인 듯하다. 그런 한편으로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늘 내면의 고독에 시달렸다. 본인이 부르주아 출신이었음에도 안락한 생활과 부르주아 계층을 혐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귀스타브 플로베르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12세 때 루앙 왕립 중등학교에 들어갔으며, 20세 때 대학 입학자격고사에 합격하고 이듬해 파리 법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법률 공부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 학창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11세 때 첫 작품 〈코르네유 찬미〉를 쓴 이래로, 16세 때 몇 편의 콩트를 썼으며, 18세 때 《광인일기》라는 자전적 수기를 집필할 정도였다. 《광인일기》에는 그가 15세 때 만난 출판업자의 부인 엘리사 쉴레징제에 대한 연정이 일부 표현되어 있는데,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마음속으로만 간직했으며, 간간히 그녀의 모습을 자신의 작품 속 여인들에게 투영했다. 파리의 도시적인 분위기 역시 그에게는 재미가 없어서, 법과대학 시절 그는 종종 숲이나 강 등이 보이는 곳으로 쏘다니거나 근교로 여행을 하곤 했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도 플로베르는 글쓰기를 계속했다. 대학 입학 기념으로 떠난 코르시카 여행에서 그는 유부녀인 욀랄리 푸코와 하룻밤의 짜릿한 불륜을 경험하는데, 이 사건은 《11월》이라는 수기 형식의 글의 제재가 되었다. 2학년 무렵에는 첫 번째 《감정 교육》을 쓰기 시작했다.

플로베르가 본격적으로 문학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은 1844년의 사건 때문이다. 당시 23세였던 그는 형 아쉴과 어머니의 사유지에 가던 중에 간질 발작을 일으켰다. 이때의 사건에 대해 그는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내동댕이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돌연 쓰러졌다고 표현했다. 아버지의 병원으로 실려 갔으나 며칠 동안 간헐적으로 발작을 일으켰고, 결국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고향에서 요양을 하면서 문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발작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던 듯하다. 플로베르는 어린 시절에 환청과 환영을 겪고 때때로 발작을 일으켰던 듯한데, 때문에 자주 요양 삼아 여행을 다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행에는 의사가 동행하기도 했다. 청소년기부터 앓아온 정신병적 증상, 혹은 히스테리로 인해 염세주의적 성향과 우울증이 생겼으며, 병 때문에 정상적인 일에 종사할 수 없다고 여겨 문학에 투신하기로 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요양 기간에 그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고, 그런 한편 《감정 교육》(이 1고는 플로베르가 죽고 나서 무려 30년이나 지난 후에야 출판이 이루어졌다)을 완성했다.

1846년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그로부터 2, 3개월 뒤에 사랑하는 누이동생 카롤린이 딸 카롤린을 낳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기로 하고, 집안 영지가 있는 루앙 근교 센 강변의 크루아세 지역에 틀어박혔다. 그곳에서 어머니와 함께 조카 카롤린을 키우며 이따금 여행을 하거나 파리에 가서 공쿠르 형제, 조르주 상드, 테오필 고티에, 투르게네프 등 문인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또한 시인 루이즈 콜레와 10여 년간 만남과 결별을 반복하며 격정적인 연애를 이어 나갔다.

샤를 알베르 르부르, 〈루앙 옆, 크루아세 지방의 센 강가〉

플로베르가 어머니, 조카와 함께 살던 곳이다.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1849년, 플로베르는 《성 앙투안의 유혹》을 완성했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되는 이 희곡소설은, 수도승 앙투안이 수행을 하면서 무의식과의 분열을 겪고, 일곱 가지 원죄와 관련된 욕망의 환영을 경험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앙투안의 삶을 통해 플로베르는 19세기에 들어서 일어난 화두인 육체와 정신, 무의식과 의식, 종교와 과학 등의 대립 및 관계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검토하고 다각도로 조명한다.

또한 그해 플로베르는 친구 막심 뒤 캉과 함께 여행길에 올라 2년여간 이집트, 팔레스타인, 시리아, 베이루트, 예루살렘, 콘스탄티노플, 그리스, 이탈리아 등을 여행했다. 여행 도중 그는 장편소설 《보바리 부인》의 착상을 시작하여 크루아세의 집으로 돌아와 집필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5년 만인 1856년 《보바리 부인》을 완성하고, 〈르뷔 드 파리〉 지에 게재했다.

《보바리 부인》은 시골 의사 보바리의 부인이 된 농부의 딸 엠마가 결혼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자신이 품고 있던 이상적인 연애와 결혼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키고자 다양한 남자들의 정부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순진한 엠마는 결국 남자들에게 차례로 버림받고 급기야는 빚쟁이에게 시달린 나머지 음독자살을 택한다.

플로베르는 이 작품에서 감정적 묘사를 극도로 자제하고, 세밀하고 치밀한 관찰과 묘사를 통해 평범할 법한 인물에게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고, 입체감 있게 재현해 냈다. 그러면서도 인물 하나하나가 가진 보편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각 개인이 특정 인물상의 전형典型을 획득하게끔 했다. 또한 한 시점에서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벗어나, 한 시점에 한 공간만을 표현하는 제한된 시점을 사용하여 일어난 일을 (불친절하리만큼)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그런 한편 인물의 내면을 탐색하는 수법을 사용함으로써 작품 전체를 입체적으로 구성하여 독자들에게 보다 생생하게 이야기를 전달했다. 이런 기법으로 플로베르는 소설에 있어 '현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에밀 졸라는 이 작품에 대해 '문학 전체에 있어 하나의 근본적인 변혁'이라고 일컬으며, "400쪽에 불과한 단 한 편의 소설 속에 발자크의 거대한 작품 속에 있는 근대소설 기법이 형상화되어 있다. 새로운 예술이 드디어 그 방법을 발견했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보바리 부인》은 〈르뷔 드 파리〉의 편집장이자 친구인 뒤 캉이 노골적인 장면 일부를 삭제하고 실었음에도, 발표 직후 '도덕과 종교를 모욕'했다는 혐의로 작가와 편집자 등이 기소되면서 외설 논란에 휩싸였다. 각고의 노력 끝에 플로베르는 무죄 판결을 얻어내고, 단행본으로 《보바리 부인》을 출간했다. 스캔들로 인해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지라 소설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플로베르는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루앙에 있는 플로베르 무덤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1863년에는 고대 카르타고를 배경으로 한 작품 《살람보》를 발표했다.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 벌어진 1차 포에니 전쟁 이후 카르타고 측 용병들의 반란과 진압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스러져 간 고대 문명에 대한 낭만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하지만 플로베르답게 철저한 자료 조사와 현장 조사를 토대로 사실적이고 치밀한 문장이 돋보이는 사실주의 작품이다.

1869년에는 청년 시절 집필했던 《감정 교육》을 개작하여 출간했으나 그리 좋은 평을 듣지는 못했다. 실망한 그는 그해 프랑스와 프로이센 간에 전쟁이 발발하자(보불 전쟁) 군대에 들어가 잠시 복무한다.

1876년, 애증의 연인이었던 루이즈 콜레가 사망했다. 두 사람은 오랜 세월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으며, 심지어 루이즈가 플로베르를 공격하는 《그 남자》를 발표하기까지 하는 등 파란만장한 연애를 이어 온 관계였다. 그리고 그해에는 친구인 조르주 상드도 사망했다. 게다가 사랑하는 조카딸의 파산을 막고자 재산을 처분하는 등 좋지 못한 일이 이어지자 플로베르는 우울증이 더 심화되었고, 건강도 점점 나빠졌다. 1877년, 플로베르는 잠시 중단했던 《부바르와 페퀴세》의 집필에 몰두했으나, 1880년 5월 8일 뇌일혈로 쓰러져 사망하면서 이 작품은 미완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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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이 집필자 소개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하고 인문 교양 및문학 분야 편집자를 거쳐 현재 출판기획자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외의 교양 도서들을 국내에 번역 소개하는 한편, 대중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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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를 움직인 100인
문학사를 움직인 100인 | 저자이한이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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