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시대 | 로마공화정시대 |
---|
비아 델 코르소(Via del Corso)는 로마 중심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동맥과 같은 거리로 관청과 상가들이 주변에 밀집해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거리는 남쪽의 베네치아 광장과 북쪽의 포폴로 광장을 연결하는 1.6킬로미터 정도의 길인데, ‘로마로 통하는 모든 길’ 중의 하나였던 비아 플라미니아(Via Flaminia)의 첫 구간에 해당한다. ‘비아 플라미니아’라는 이름에서 ‘플라미니아(Flaminia)’는 ‘플라미니우스(Flaminius)의’라는 뜻이다.
즉, 이 도로는 가이우스 플라미니우스(Gaius Flaminius)가 재무관을 역임하던 기원전 220년에 건설한 도로인데, 이 도로는 고대 로마의 중심인 포룸 로마눔에서 시작하여 캄피돌리오 언덕 동쪽을 돌아 북쪽으로 폰테 밀비오(밀비오 다리)까지 직선으로 뻗었다가 테베레 강 상류의 골짜기를 따라 아펜니노 산맥을 넘어 동부 해안도시 리미니까지 장장 329킬로미터의 거리를 연결했다. 당시 리미니는 로마가 북부로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였다. 한편 비아 플라미니아는 아스팔트를 깔아 지금도 상당수 국도로 사용되고 있다.
비아 플라미니아 하면 한니발 전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도로를 세운 가이우스 플라미니우스는 기원전 217년에 집정관으로 다시 선출되었는데, 그때 한니발 군대는 히스파니아(스페인)에서 로마군의 눈을 피해 피레네 산맥을 넘고 남부 프랑스를 우회한 다음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본토를 침공하고는 파죽지세로 남쪽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플라미니우스는 그를 직접 상대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출정했지만 안개가 짙게 낀 날 페루지아 근교 트라지메노 호숫가 숲에서 매복하고 있던 적의 기습공격을 받아 수많은 부하들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마치고 말았다. 한니발은 플라미니우스가 세웠던 비아 플라미니아를 따라 남진하면 불과 3~4일 정도면 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로마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는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한니발은 곧장 남하하여 풍전등화 같던 로마를 공략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진로를 동쪽으로 돌려 남부 이탈리아로 향했고 그곳에 거점을 잡았던 것이다. 최후의 목표 로마를 당분간 남겨두고 그는 계속 로마군에게 엄청난 패배를 안겨주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진용을 갖춘 로마 앞에 결국에는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오늘날 육로로 로마에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테르미니 역에서 내려 퀴리날레 언덕과 비미날레 언덕이 마주치는 골을 따라 서쪽으로 뻗어 있는 비아 나찌오날레(Via Nazionale) 거리를 지나 베네치아 광장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렇지만 로마에 철도가 놓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북쪽으로부터 로마에 들어올 때는 비아 플라미니아를 따라 포폴로 광장에 먼저 들어왔다가 멀리 캄피돌리오 언덕을 보면서 마치 순례자와 같은 모습으로 비아 델 코르소를 밟았었다.
로마의 도심을 지나는 비아 플라미니아 구간은 중세에 비아 라타(Via Lata)라고 불렸다가 1466년 교황 파울루스 2세가 로마 카니발 행사의 하나로 이 거리에서 야생말 경주를 하도록 한 이래로 ‘경주(競走)의 거리’라는 뜻의 비아 델 코르소(Via del Corso)로 바뀌었다. 한편 야생말 경주는 당시 로마의 북쪽 관문이던 포폴로 광장에서 출발하여 비아 델 코르소를 달려 캄피돌리오 언덕 아래의 베네치아 광장까지 달리는 것이었는데, 로마의 카니발 행사 중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기원전 8세기 중반 로마의 건국 이야기가 깃든 팔라티노 언덕의 로물루스의 집부터 기원후 4세기 초반 로마제국의 수도가 비잔티움으로 이전하기 직전에 세워지는 콘스탄티누스..펼쳐보기
전체목차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비아 플라미니아 –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정태남, 21세기북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