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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2세

세계유산으로 되살아난 루트비히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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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슈반슈타인 성의 벽면은 그의 계획대로 모두 독일의 신화로 채워졌다. 루트비히는 바그너 오페라를 통해서 알게 된 전설의 세계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었다. 특히 루트비히 2세는 자신을 그 주인공, 즉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라고 여겼다. 성에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돌로 만든 인공 동굴이 만들어졌으며 백조 모양의 조각품이나 도자기가 많이 배치됐다. 백조의 기사가 살아야 할 성은 바로 노이슈반슈타인 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트비히 2세가 아름다운 성을 짓는 일에 왜 그렇게 열성적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왕이었던 그가 파산할 정도로 아름다운 성을 짓는 일에 집착한 데에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이 의문은 앞으로도 영원히 밝혀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루트비히 2세의 일생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점이 있다. 사실 루트비히 2세가 유폐된 베르크 성에서 탈출하려다 갑자기 사망했다는 설명은 상당한 정황 증거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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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2세는 어려서부터 사촌누이인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베트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예상을 깨고 유럽의 최고 권력자인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셉에게 시집을 가면서 둘은 헤어졌다. 그러나 그 후에도 두 사람은 ‘독수리’, ‘갈매기’라며 은밀히 편지를 주고받았다. 참고로 세르비아를 방문할 때 살해되어 제1차 세계대전의 빌미가 되었던 오스트리아 페르디난드 황태자의 어머니가 바로 엘리자베트다.

루트비히 2세가 폐위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엘리자베트는 곧바로 스타른베르크 호수로 달려와 근처의 작은 호텔에 묵고 있었다. 엘리자베트는 루트비히 2세를 탈출시킬 계획을 세웠었는데 그가 그만 탈출하려다 사망했기 때문에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는 대영제국의 위세에 절대 눌리지 않는 유럽의 패자였다. 그런 가문에 시집간 엘리자베트에게 루트비히 2세는 무언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루트비히 2세가 권력과 재력으로 오스트리아 황제를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다. 루트비히 2세가 착안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즉 동화 속 백조의 성을 지어 엘리자베트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엘리자베트 역시 파산하는 와중에서도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건설해 자신에게 보여주려는 의지의 사나이 루트비히 2세를 곤경에서 구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루트비히 2세가 폐위된 성 근처에 있었다는 것은 호사가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한 소재였다. 이 가설에 기초하여 수많은 작품이 만들어졌음은 물론이다.

루트비히 2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을 짓겠다고 다짐했던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환상적인 성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5층에 자리하고 있는 ‘가수의 방(Singers Hall)’은 가장 호화로운데 중세 기사 이야기 ‘파르시팔’의 내용 중 성배에 관한 이야기를 재현한 벽화들로 장식되었다. 왕의 공식 알현실에는 신성한 왕권에 경의를 표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루트비히 2세가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건축하면서 바그너의 작품을 기본으로 삼았다는 것은 그가 바그너에게 한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곳은 인간이 발견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한 곳입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성스러운 곳이라서 신전을 지어도 손색이 없지요. 〈탄호이저〉를 상기시킬 만한 것들도 마련될 것입니다.
가수의 방

이 방은 중세 기사 이야기 ‘파르시팔’의 내용 중 성배에 관한 이야기를 재현한 벽화들로 장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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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곳에서 바그너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월트 디즈니의 로고

엄밀한 의미에서 루트비히 2세는 실패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반강제적으로 왕위에서 물러났고 그가 그렇게도 집착하던 노이슈반슈타인 성도 빼앗겼으며, 사적으로 사용하겠다던 성은 그가 사망하고 3주가 지나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었다. 그러나 이로써 역설적이게도 루트비히 2세에게는 독일 최고의 관광 명소를 만든 역사적인 왕이라는 불후의 명성이 주어졌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에서 조금 올라가면 마리헨 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보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으로 알려졌다. 그 증명서가 바로 월트 디즈니의 로고다.

마리헨 다리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노이슈반슈타인 성

이 모습은 디즈니의 로고 모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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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비비안 그린, 채은진 옮김, 『권력과 광기』(말글빛냄, 2008).
  • ・ 닐 파킨, 남경태 옮김, 『우리 세계의 70가지 경이로운 건축물』(오늘의책, 2004).
  • ・ 볼프강 코른, 장혜경 옮김, 『클라시커 50 고고학』(해냄, 2004).

이종호 집필자 소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Dr. Ing.)와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과학국가박사(Dr. d..펼쳐보기

출처

미스터리와 진실, 인물편
미스터리와 진실, 인물편 | 저자이종호 | cp명북카라반 도서 소개

람세스에서 메릴린 먼로까지 역사 인물에 얽힌 세계 미스터리의 진실과 거짓을 밝힌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에 입각하여 동서양을 넘나들며 신과 인류가 남기고 간 수많은..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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