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에서 작은 생물들이 알을 낳고 대를 이어가는 모습은 참으로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우리 갯벌에 살고 있는 약 720여 종류의 갯벌 생물들은 각자 놀라운 생존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갯벌에서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계속 만날 수 있다. 쉽게 들여다보기 힘든 갯벌 생물들의 생태와 특별한 살림살이에 대해 알아본다.
꽃피는 봄에서 여름 사이 펄이 섞인 모래해변에 가면 마치 잘려진 ‘페트병의 목’ 부분 같은 물체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주로 갯벌과 바다의 밑바닥에 사는 큰구슬우렁이의 알덩이다. 교묘하게 위장해 놓은 알덩이에는 비교적 얇고 둥글게 휘어진 표면에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붙어 있어, 우리들은 이것이 살아있는 생물인지 분간하기조차 힘들다. 서걱거리는 모래 알갱이들을 붙이고 있는 것은 상위의 포식자들이 알덩이를 집어 삼키지 못하도록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알을 지키기 위한 위장술의 대가인 큰구슬우렁이는 구멍 뚫기 선수이기도 하다. 해변에 밀려 온 조개껍데기 중에서 작고 동그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이는 큰구슬우렁이와 그 친척에 속하는 육식성 우렁이들이 벌인 일로, 이들은 조개나 굴 등에 구멍을 뚫어 알맹이를 쏙 빼먹는 갯벌의 포식자이다.
은신과 위장
은신이란? 바다 동물들이 주변의 물체를 이용하여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포식자에게 자신의 모습이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숨는 행동을 말하는데, ‘깨다시꽃게’가 낮 동안에 모래 바닥 속에 파고 들어가 숨어 있는 행동 등이다.
그에 비해, 자신의 모습이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포식자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바다 동물들이 주변 환경의 색깔이나 무늬 등과 자신을 비슷하게 하거나 또는 다양한 물체를 직접 이용하여 자신의 모습이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엽낭게’에서와 같은 적응은 ‘위장’이라 말한다.
갯벌의 예술가들
갯벌에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재밌는 예술가들이 있다. 실제로 갯벌에 가 보면, 바닥에 마치 사람이 손가락으로 휘저으며 그린 것 같은 흔적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갯벌 생물이 남겨 놓은 자취로, 이곳에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다. 이 흔적은 짝을 찾아 이동하거나 갯벌 표면에 쌓인 찌꺼기와 작은 미생물을 먹는 과정에서 생긴 것들이다. 갯벌에 흔적을 남기는 대표적인 생물로는 비단고둥, 민챙이, 댕가리, 달랑게 그리고 엽낭게 등이 있다.
생물교란 작용
생물교란 작용이란? 바다 생물이 바닥 환경을 변화시키는 현상을 뜻한다. 보통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나타날 때 많이 쓰는 학술 용어이다.
생물교란은 대부분 바다 밑바닥에 살고 있는 크고 작은 동물들이 굴을 파거나 먹이를 먹기 위해 바닥의 퇴적물을 헤집고 다니는 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일부 조개들은 퇴적물 속에 자신을 파묻고 바닷물을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긴 수관을 내 놓는 과정에서 나타나기도 한다(띠조개). 이렇게 생물교란 작용이 발생하면 오랫동안 쌓여 왔던 아래쪽의 오염된 퇴적물을 새롭게 바꿔주어 바닥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실제 펄갯벌이나 혼합갯벌에 살고 있는 칠게는 새로운 굴을 파거나 막힌 굴을 수리할 때 갯벌 표면에 구멍을 판다. 이 과정에서 검은색으로 변한 오염된 퇴적물이 공기 중에 드러나면서 산소를 공급받는다. 그리고 생물교란 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종인 쏙은 기본적으로 퇴적물 아래 약 50cm 깊이로 ‘U-자’형 굴을 파고 살면서 갯벌에 공기를 불어넣는다.
갯벌의 오아시스 조수웅덩이
썰물 때 드넓게 드러난 갯벌을 바라보면 곳곳에 크고 작은 물웅덩이들이 눈에 띌 것이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러한 크고 작은 물웅덩이를 ‘조수웅덩이’라고 부른다. 사실 갯벌은 물이 빠지고 나면, 다음 밀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건조한 육지 환경으로 바뀌기 때문에 습한 곳을 좋아하는 갯벌생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곤혹스런 상태가 되고 만다. 이 때 조수웅덩이나 갯고랑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으로, 이곳을 잘 살펴보면 다양한 갯벌생물을 만나 볼 수 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전체목차
- 보라해면(류)
- 축해면
- 예쁜이해면
- 융단안장말미잘
- 검은반점헛뿔납작벌레
- 넓적부리이끼벌레
- 긴자루석회관갯지렁이(신칭)
- 솜털꽃갯지렁이
- 톱날염주발갯지렁이
- 붉은눈바다거머리
- 비단군부
- 한국군부
- 납작소라
- 구멍삿갓조개
- 큰뱀고둥
- 제주개오지
- 주홍토끼고둥
- 보살고둥
- 상감청자고둥
- 파래날씬갯민숭붙이
- 검은테군소
- 여왕갯민숭달팽이
- 긴꼬리갯민숭달팽이
- 예쁜이갯민숭이
- 노랑납작갯민숭달팽이
- 왕벗꽃하늘소갯민숭이
- 긴갯민숭이
- 하늘소큰도롱이갯민숭이
- 겹지붕굴
- 갈매기무늬붉은비늘가리비
- 돌조개
- 갈매기조개
- 끄덕새우
- 얼룩참집게
- 게붙이
- 범얼룩갯고사리
- 방패연잎성게
- 짧은가시거미불가사리
- 빨강불가사리
- 아팰불가사리
- 문어다리불가사리
- 긴팔불가사리
- 주름불가사리
- 돌기해삼
- 눈해삼
- 방사딸기만두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