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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 슈퍼
리치

에이케 바티스타

Eike Batista

부(富)를 캐는 야심만만한 광산업자

요약 테이블
출생 1956년
에이케 바티스타

ⓒ Getty Images/멀티비츠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머징마켓의 대표주자 브릭스(BRICs)의 첫머리를 차지하는 남아메리카 제1의 경제대국 브라질. 브라질에서 첫 손에 꼽히는 갑부는 에이케 바티스타(Eike Batista, 1956년~ ) EBX 그룹 회장이다.

2003년 설립된 광산 업체 MMX를 기점으로 시작된 EBX 그룹의 역사는 매우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BX 그룹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데 힘입어 바티스타도 2000년대 후반 들어 슈퍼 리치의 기린아로 급부상했다. 「포브스」의 억만장자 순위에서 바티스타는 2009년 61위(재산평가액 75억 달러)에서 2010년 이후로는 300억 달러대 자산가로 공식 평가되며 10위권 안으로 치고 올라섰다. 2012년 그의 순위는 7위다.

쇼맨십이 뛰어난 이 거부는 '브라질 최고 부자'에 등극하자, "세계 최고 부자가 되겠다"고 호언하며 세계 1위 부호 카를로스 슬림(멕시코)에게 도전장을 내밀기까지 했다.

바티스타의 X 그룹

EBX 그룹은 통칭 'X 그룹'으로 불린다. MMX(광물)를 비롯해 MPX(에너지), OGX(석유·천연가스), LLX(물류), OSX(조선) 등 계열사들의 이름이 모두 알파벳 'X'로 끝나기 때문이다. 알파벳 X는 바티스타가 마치 행운의 부적처럼 여기며 가장 좋아한다는 글자다. 바티스타는 X라는 글자에 재산을 불려주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만큼 부를 좇는 강한 열정과 확고한 믿음이 통한 것일까? 20대 초부터 '엘도라도'의 땅 아마존을 누비며 금맥을 찾아 헤매던 바티스타는 마침내 남아메리카 땅속에서 돈맥을 캤다.

그가 이룬 막대한 부는 남아메리카의 풍부한 천연자원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EBX 그룹의 핵심 사업군은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지에서 광물(MMX)과 석유(OGX) 등 에너지(MPX)의 개발 및 생산과 물류(LLX, OSX)로 연결되는 수직계열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EBX 그룹 진출 지역 및 사업

EBX 그룹은 브라질 국영 에너지 회사인 페트로브라스와 세계적인 광산 업체 발레와 함께 브라질의 자원과 에너지 개발 분야를 주도하는 기업이다. - 자료 : EBX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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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가 세운 제국 X 그룹은 무서운 기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2011년에는 REX(부동산), AUX(광산개발), IMX(스포츠마케팅), SIX(정보통신) 등의 계열사를 설립했다. 또 AUX를 통해 캐나다 광산 업체 벤타나골드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그룹의 모태인 금광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약 30억 달러를 들여 리우데자네이루 주에 남아메리카 최대의 항구-공업복합단지가 될 '아수슈퍼포트'를 조성하는 등 산업인프라도 구축하고, 태양에너지발전에도 진출했다.

아마존의 미다스에서 브라질 에너지 업계의 거물로

1980년 패기만만한 20대의 청년 바티스타는 아마존 밀림으로 들어가 금광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럽에서 10년여 동안 학창시절을 지내고 모국 브라질로 돌아오자마자였다. 포르투갈어 외에도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바티스타는 아마존의 금을 유럽에 내다파는 금 중개업으로 큰돈을 거머쥔다.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반 만에 600만 달러를 벌었다.

구태의연한 채금 방식에 안주한 전통적인 광산업자들이 쇠한 반면, 신세대 금광업자 바티스타는 승승장구했다. 1982년 아마존 유역에서 최초로 기계화한 사금광(노보 플라네타)을 운영하고, 스물아홉 살에는 캐나다 증권 시장에 상장된 TVX골드를 경영했다. 2000년 그의 수중에는 브라질과 캐나다, 칠레에 위치한 여덟 곳의 금광과 은광 한 곳 등 모두 20억 달러 어치의 광산이 있었다.

아마존에서 보낸 청년시절은 바티스타가 거부로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되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광기가 넘치는 땅에 캠프 하나 세우고 일단 물이든 기름이든 찾아나서는 게 광산업자들의 사고방식인데, 내 삶이 그렇다"며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었다"고 자신의 삶에 대해 평가했다.

바티스타가 맨주먹으로 시작했다고 강조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브라질 광산 업계 원로인 아버지 엘리에제르 바티스타(Eliezer Batista)의 덕을 보지 않았겠느냐는 세상 사람들의 인식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EBX 그룹의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에 바티스타는 자신의 이름보다 '엘리에제르 바티스타의 아들'로, 그리고 2004년 「플레이보이」 표지모델 출신의 루마 데 올리베이라(Luma de Oliveira)와의 이혼으로 더 유명세를 치렀다. 그의 아버지 엘리에제르는 1960년대 주앙 굴라르(João Goulart) 대통령 집권기에 광업에너지장관을 역임했고, 1980년대까지 두 차례에 걸쳐 철광회사 발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다.

하지만 바티스타가 자수성가했다는 것도 일리 없는 말은 아니다. 바티스타는 젊을 때부터 도전의식과 자립심을 발휘했다. 열두 살 때 해외파견근무를 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가족들과 함께 유럽으로 이주해 어머니의 모국 독일에서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대학(아헨대 금속공학전공 중퇴)도 독일에서 진학했는데, 부모가 귀국한 뒤 독일에 남아 보험외판원으로 일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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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가 소유한 벤츠 SLR 맥라렌은 벤츠와 멕라렌이 합작해 만든 슈퍼카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500대씩 한정 생산된 제품으로, 판매가격은 8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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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탐사 등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는 지질학,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재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바티스타는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 발레의 최고 전문가들을 영입함으로써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은 출혈을 봤지만, 바티스타는 과감한 용인술(用人術)을 통해 사업가로서 필요한 동물적 감각을 입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 스스로 "독서보다 사람을 읽어내는 게 더 쉬웠다"고 말할 정도다.

자린고비나 은둔형 DNA를 지닌 슈퍼 리치들도 많지만, 바티스타는 활동적이고 적당한 자기과시와 자기포장을 즐기는 타입이다. 그는 속도감 있는 취미를 즐긴다. 두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모터보트경주 세계챔피언을 지내기도 했다. 모터보트 외에도 스포츠카 벤츠 SLR 맥라렌을 소유하는 등 자동차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디지털 소통에도 적극적이어서 개인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2011년에는 『에이케 바티스타의 X팩터(O X da Questao)』를 출간해 직접 비즈니스 성공 비결을 털어놓기도 했다.

바티스타의 비즈니스 성공 비결을 담은 책 『에이케 바티스타의 X팩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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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권좌를 향한 무한 욕망

바티스타가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들도 많다. EBX 그룹의 성장시기는 묘하게도 룰라(Luiz Inacio Lula da Silva) 전 대통령 집권기와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세르지오 카브랄(Sergio Cabral)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와의 친분을 들어 특혜 의혹을 받기도 한다(당연히 바티스타는 이 같은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다).

바티스타의 부는 상당부분 주식으로 이루어져 주가에 따라 크게 출렁인다. 2012년 상반기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에 상장된 EBX 그룹 산하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그의 재산은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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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X 그룹 중 MMX, MPX, OGX, LLX, OSX 다섯 개사는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그러나 석유 한 방울 생산하지 못하는 OGX처럼 경영 실적이 없는 기업을 상장시켜 수백억 달러를 거머쥔 점도 논란거리다. 바티스타가 브라질 최대 부호의 자리를 꿰차고 명성을 얻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전 재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OGX의 증시 상장이다. 2008년 당시 설립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OGX는 브라질 사상 최대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며 41억 달러를 모집했고, 2010년 상장한 OSX도 14억 달러를 끌어 모았다.

때문에 바티스타가 큰돈을 벌었어도 기업가로서 경영능력까지 검증받았다고 말할 수 없다. 공격적 행보를 보여온 EBX 그룹이 이제 어떤 경영성적을 내느냐가 관건이다. 주력기업인 OGX가 석유 개발단계뿐만 아니라 상업생산에서 약속한 성과(바티스타는 매장량 1,000억 배럴을 장담했다)를 내지 못한다면 X 제국의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카를로스 슬림을 제치고 '세계 제1의 부자'가 된다던 바티스타의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에이케 바티스타의 슈퍼 리치 DNA! 야심

바티스타의 꿈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것이다. 브라질의 한 경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바티스타는 "내가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슬림은 2015년까지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잘 닦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2015년 내 순 자산은 슬림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며, 이후에는 슬림을 따돌리고 내가 세계 최고 부자가 될 것이다"라며 '세계 최고 부자 되기' 일정까지 언급했다.

브라질 주요 기업의 사업 영역이 플랜트, 건설 등에 국한된 것과 달리 EBX 그룹은 스포츠 마케팅, 태양광, 전기자동차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를 넘보는 바티스타의 '야심'은 부를 채굴하는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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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주 집필자 소개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서 10년 넘게 기자로 일하고 있다. 이중 7년을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증권사를 비롯한 시중은행 등 금융업계를 출입하면서 보냈다. IT와 미디어 분야에도 ..펼쳐보기

문향란 집필자 소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국제부·경제부·산업부를 거치며 국내외 다양한 슈퍼 리치의 삶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남보라 집필자 소개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경제부를 거쳐 사회부에서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담당하고 있다.

출처

세계 슈퍼 리치
세계 슈퍼 리치 | 저자최진주 외 | cp명어바웃어북 도서 소개

부자 피라미드의 상층부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0.00001%의 슈퍼 리치 40인의 삶과 성공 전략을 추적한다. 추진력, 배짱, 치밀함, 강박 등 40인의 슈퍼 리치..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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