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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발표시기 | 200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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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김지운 |
전작 〈장화, 홍련〉에서도 심상치 않은 복고풍 세트 디자인, 그리고 깊은 색 맛을 지닌 의상을 선보인 바 있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감독은 “액션이 가미된 피범벅 누아르 러브스토리”라며 조금은 복잡한 장르로 자신의 영화를 규정짓고 있다. 일단 이 영화는 공간과 의상으로 대표되는 비주얼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피도 눈물도 없이〉(2002년)를 필두로 〈올드보이〉(2003년), 〈범죄의 재구성〉(2004년) 등에서 재능을 보인 영화 의상 디자이너 조상경이 작업했다.
〈달콤한 인생〉에는 수많은 조직원들이 등장한다. 기존의 폭력집단이 선보인 패션은 백색 구두와 꽃무늬 와이셔츠가 보여주는 코믹 모드가 아니면 광택이 나는 블랙의 노타이 슈트 정도로 요약되곤 했다. 일단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남자들의 스타일도 흑과 백의 절제된 모던함으로 대표되고 있다. 그러나 극 중 인물에게 각각 부여된 캐릭터에서 계산된 스타일링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매력 중의 하나다.
영화 초반, 언제나 단정하고 딱 떨어지는 블랙 슈트와 화이트 와이셔츠, 명품 시계와 세련된 넥타이 차림의 이병헌의 모습은 결벽에 가까운 완벽주의를 느끼게 해준다. 중반 이후 비장한 대결구도에서는 핏빛 레드가 흑백과 어우러져 처절한 비장미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 대척점에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스타일리시한 보스로 등장하는 김영철이 있다. 그의 갈색 피부와 은빛 머리카락은 그레이 톤의 슈트와 트렌디한 디테일의 가미로 인해 화려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스타일을 구성하는데, 선글라스와 넥타이핀, 새끼손가락 반지에 이르는 섬세한 액세서리의 활용이 돋보인다.
홍일점인 신민아의 경우는 기존 느와르 영화에서 보이던 팜므파탈의 분위기와는 지극히 대조적인 청순한 소녀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끝으로 캐릭터 하나를 덧붙이자면 스타일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에릭을 꼽고 싶다. 묘한 색감이 감도는 가죽 롱코트와 니트모자를 쓰고 독특한 분위기의 킬러로 등장하는 그를 보고 필자는 문득 비슷한 아이템으로 연출되었지만 상반된 이미지의 킬러 ‘레옹’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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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숨 쉬는 일과 같다. 아담과 하와 이후, 혹은 유인원에서 털을 퇴화시키고 인간으로 진화한 그 순간부터 우리는 패션과 함께 웃고 울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들이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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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달콤한 인생 – 패션에 쉼표를 찍다, 김정희, RHK,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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