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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0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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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79,235,000(831억 3000만 원)각주1) |
작가 |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
“위대한 걸작이 나라를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픕니다.
이 작품은 정말 위대한 걸작입니다.
이 그림이 감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 그림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도 하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해요.
이 그림은 바로 피카소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첫 작품이니까요.”
-바나비 라이트(코톨드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파블로 피카소의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는 오랫동안 영국에 있던 그림이다. 영국의 애버콘웨이라는 귀족 집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1974년부터 2010년까지 런던 국립 미술관에 대여해 주어 그곳에서 오랫동안 전시했고, 그 후 코톨드 미술관과 테이트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했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영국의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되던 이 그림이 2012년에 카타르 미술관 위원회에 팔리고 말았다. 프랑스의 유명 일간지 〈르 피가르〉의 보도에 따르면 판매 가격은 약 5000만 파운드(831억 3000만 원)였다. 카타르는 1인당 국내 총생산이 10만 달러(1억 원)가 넘는 자원 부국으로, 세계 미술 시장의 새로운 거물로 급부상한 나라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서 1위에 소개된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과 뒤에 나오는 로스코의 〈화이트 센터〉도 카타르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입장에서는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를 카타르에 넘겨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피카소의 대표작 중 하나이고 처음부터 줄곧 영국에 있던 그림이기에, 영국 정부는 이 그림이 팔려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2012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이 그림이 영국 밖으로 반출되지 못하도록 막고 이 그림을 되사들일 만한 자금력 있는 컬렉터나 기관을 찾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5000만 파운드(831억 3000만 원)를 제시한 카타르의 자금력을 능가하는 컬렉터나 기관은 영국에 없었다. 결국 2013년 5월 코톨드 미술관에 걸려 있던 이 그림은 카타르로 넘어갔다. 영국 언론과 미술계는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를 끝내 지키지 못한 현실에 크게 분개했다.
이 그림을 그린 1901년은 피카소의 작가 생애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청색 톤으로 가난한 파리 뒷골목의 쓸쓸한 인생들을 그린, 이른바 ‘청색 시대’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청색 시대에 이르러 처음으로 자신만의 뚜렷한 스타일을 갖기 시작했다. 피카소가 1901~1904년에 그린 그림이 전체적으로 청색 톤을 띠고 있어서 청색 시대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단지 색깔 때문만은 아니다. 영어 ‘블루’는 우울하다는 뜻도 담고 있다. 실제 이 시기의 피카소 그림은 모두 우울한 느낌을 준다.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를 그릴 당시 피카소의 나이는 스무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삶과 죽음의 깊이를 인물 속에 담아 그릴 수 있을 만큼 예술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주로 죽음과 가난을 그린 청색 시대의 다른 그림들은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데 비해, 이 그림은 외로워 보일지언정 사랑스럽다. 소재가 어린아이와 새이기 때문일까? 가녀린 소녀가 다칠세라 조심스럽게 비둘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애틋하고 아름답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난한 엄마와 아이, 바짝 마른 사람들, 직업여성 등이 많다. 소재 자체로도 우울한 ‘블루’의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이 그림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녀와 그 소녀가 사랑스럽게 안고 있는 새를 그렸다는 점이 독특하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 그림의 특징이 뚜렷하면서, 다른 청색 시대 그림에 비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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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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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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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규현, 알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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