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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6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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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71,720,000(752억 5000만 원)각주1) |
작가 |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 |
“그들의 죽음에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이런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죽음이 이런 식으로라도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앤디 워홀
〈실버 카 크래시〉처럼 이 그림도 실제 일어난 자동차 사고 사진을 실크 스크린으로 여러 번 반복해 찍어서 이미지를 흐릿하게 만든 것이다.
1963년 미국 시애틀의 한 시골길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스물네 살의 남성이 과속으로 차를 몰다가 전봇대를 들이받았는데 충돌의 충격으로 운전자가 차체에서 튕겨 나가 전봇대의 못에 걸렸다. 이 남자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사고 사진은 같은 해 6월 3일 주간지 《뉴스위크》에 ‘추격의 종말(End of Chase)’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으니, 이 사진을 찍는 순간에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앤디 워홀은 《뉴스위크》에 난 사진을 녹색 실크 스크린으로 여러 번 반복 인쇄하는 방법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는 무슨 이미지를 가지고 만든 것인지 잘 알 수 없다. 오히려 초록색 이미지가 반복되는 패턴 때문에 장식성마저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뒤집어진 채 불타는 자동차와 솟구치는 연기는 물론이고 전봇대에 걸려 목이 푹 꺾인 운전자까지 또렷이 보인다. 더 끔찍한 것은 그 사고 현장 뒤로 유유히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 동네 사람으로 보이는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고 현장 뒤편을 걸어가고 있다. 아마 이 사람은 이 사고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아무리 사고 현장을 보지 못했다 해도 한 사람은 죽어 가는데 다른 한 사람은 이렇게 유유히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그 근처를 걸어가고 있다니······. 평범한 마을의 한쪽 편은 불지옥으로 바뀌었지만, 한쪽 편에서는 마을의 평범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교통사고 사건은 수없이 일어나고 사망자도 쉬지 않고 발생한다. 그런데 사고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이런 사고가 거의 아무 의미가 없다. 아무리 지옥 같은 사고가 발생했던 날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날일 뿐이다. 이렇게 여러 사람 인생 가운데 천국과 지옥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천국과 지옥이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왔다 갔다 한다. 언제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우리네 삶이다.
이 작품을 경매에 내놓은 위탁자는 스위스의 유명한 아트 딜러인 브루노 비쇼프버거에게서 이 작품을 구입했다. 브루노 비쇼프버거는 미국 팝 아트를 유럽에 소개하는 데 앞장선 역사적인 화상이다. 이렇게 유명한 갤러리를 통해서 사면 아무래도 수수료가 더 들고 그림 값도 비싸다. 하지만, 나중에 팔 때 확실한 보증 수표가 된다는 점에서 훨씬 유리하다. 미술 작품을 사고팔 때 소장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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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참고문헌
・ Robert Brown, ‘Green Car Crash:June-July 1963’, Christie’s New York, 현대 미술 이브닝 세일 특별 도록, 2007년 5월, pp.29-37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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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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