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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7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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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44,882,500(470억 9000만 원)각주1) |
작가 |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909~1992) |
“사랑과 집착은 같다. 그것은 아마 사람에 대한 집착일 것이다.
어쩌면 예전의 어떤 그림에 대한 집착일 수도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1976)은 프랜시스 베이컨이 연 제일 유명한 갤러리 전시인 1977년 파리 클로드 보나르 갤러리 개인전 도록의 표지에 실린 그림이었다. 이 그림 〈거울에 비친 글 쓰는 형상〉은 그 전시의 포스터에 등장한 그림이었다.
어떤 전시의 도록 표지나 포스터에 홍보용으로 실린 그림은 특히 가치가 있다. 작가나 전시 기획자가 내세우고 싶은 작품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소더비는 이 그림이 출품됐을 때 경매 도록에 그 포스터 사진은 물론 전시장에서 베이컨이 이 그림 앞에서 찍은 사진도 실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생존 작가의 작품을 살 때 그 작가와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을 때는 유치해 보여도 나중에 작품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역사적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고 있는 조지 다이어의 초상〉과 〈삼부작〉처럼 이 그림도 베이컨의 애인 조지 다이어를 그의 사후에 그린 것이다. 1971년 파리에서 첫 회고전이 열렸을 때 베이컨은 조지 다이어와 함께 파리에 왔는데 회고전 오프닝 이틀 전 홀로 호텔에 머물고 있던 조지 다이어가 자살을 했다. 그 후 약 6년 동안 베이컨은 괴로움과 죄책감을 담아 무거운 그림을 그렸다. 특히 근육질의 남자 나체 뒷모습이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데, 대부분 조지 다이어를 그린 것이다.
〈삼부작〉에서 해변에 있는 남자처럼 이 그림에서 등 돌린 남자 역시 조지 다이어일 수도 있고 베이컨 자신일 수도 있다. 1970년대에 베이컨은 조지 다이어를 모델로 한 작품도 많이 그렸지만, 자화상도 많이 그렸다. 그리고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화가는 누구를 그리든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이 그림이 베이컨이 그렸다는 증거 중 하나는 거울이다. 요술 거울이라고 해야 할까? 이 거울에 비친 인물 형상은 거울 밖에 있는 남자와 대칭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이나 유령이 거울 속에 있는 것처럼 그렸다. 거울의 테두리는 의자와 뚜렷한 경계선 없이 맞물려 있어서 공간이 정확하게 분할되지도 않았다.
이 거울은 단순히 앞에 있는 남자를 비추는 물건이 아니라, 현실과 다른 또 다른 세계를 암시하는 공간이다. 죽은 뒤 세계일 수도 있고, 산 사람의 내면일 수도 있다. 해변의 남자를 그린 〈삼부작〉에서는 검은 직사각형이 이런 거울 역할을 했다.
베이컨은 문학에 심취한 화가였고, 그를 문학적인 화가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의 그림에는 시처럼 암시적이고 모호한 면들이 있다. 이 그림은 게다가 소재 자체가 글 쓰는 사람이지 않은가. 문학을 좋아하는 베이컨의 특징이 많이 들어간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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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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