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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6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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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43,762,500(459억 1000만 원)각주1) |
작가 |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 |
“나는 돈이 벽에 걸려 있는 게 좋다.
어차피 20만 달러(2억 원)를 주고 그림을 살 거라면
그냥 돈을 벽에 거는 게 더 낫다.”
-앤디 워홀
경매에서 한 번 팔린 작품이 몇 년 뒤 다시 그 경매에 나오는 일이 자주 있다. 〈1달러 지폐 200장〉도 그런 경우다. 이 작품은 원래 1986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8만 5000달러(4억 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23년 만에 같은 경매 회사를 통해 다시 나와 백 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었다.
미국 팝 아트의 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시점은 1990년대 초부터다. 작품을 사고팔 때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작품을 1986년에 산 사람은 아주 때를 잘 맞춰 잘 산 것이다. 앤디 워홀의 그림 가격이 급등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을 다시 팔려고 내놓은 2009년 가을은 미술 작품을 팔기에 썩 좋은 때는 아니었다. 세계적 투자 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2008년 9월에 파산하고 세계 경제 위기가 도래하면서 2009년 내내 미술 시장, 특히 현대 미술 시장은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4376만 달러(459억 1000만 원)라는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당시 뉴욕의 11월 메이저 경매를 통틀어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추정가가 800만 달러(84억 원)에서 1200만 달러(126억 원)로 매겨졌다. 워홀의 대표작치고는 비교적 낮게 매겨진 추정가였다. 당시가 불황이던 것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추정가를 낮게 매기는 것은 경매 회사가 불황기에 사용하는 일종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불황일 때는 추정가를 낮게 책정해야 손님들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당시 경매 때 소더비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의 추정가를 호황일 때에 비해 50~75퍼센트로 낮게 매겨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무리 경기가 불황이어도 그림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언제든 있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추정가가 낮게 매겨져 있으면 “그래? 이 기회에 한번 사 볼까?” 하고 몰려들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경쟁을 하다 보면 추정가보다 훨씬 높게 낙찰되기 쉽다.
이 작품의 소장 기록 첫 줄에는 로버트 스컬과 에델 스컬 부부의 이름이 적혀 있다. 미국 유명 미술관의 소장품을 다루는 사람들 눈에는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미국 현대 미술 컬렉터이자 후원자인 이들은 드 쿠닝의 〈가제트 형사〉를 소장한 적도 있다. 스컬 부부가 소유한 작품 중 일부는 뉴욕 현대 미술관과 휘트니 미술관 등에 이들의 이름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그러니 이들이 가지고 있던 작품이라는 것은 아주 좋은 소장 기록이다.
1달러짜리 지폐는 워홀이 1960년대 초에 다룬 중심 주제를 나타내기에 딱 좋은 소재다. 미국 자본주의와 소비문화를 적극적으로 껴안으면서 그것을 통해 그 사회를 풍자한 워홀의 세계를 한눈에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실크 스크린으로 200회나 반복해서 찍은 1달러짜리 지폐를 통해 돈으로 둘러싸인 현대 사회와 현대인의 가치관을 보여 주고 있다. 동시에 돈이 이렇게 다닥다닥 반복돼 찍혀 있어 ‘돈의 의미’를 희석하는 효과가 드러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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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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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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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1달러 지폐 200장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규현, 알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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