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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국내 ‘존엄사 인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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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게 해달라며 자녀들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환자의 치료중단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김천수 부장판사)는 2008년 11월 28일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어머니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달라며 김 모(75ㆍ여) 씨의 자녀들이 낸 소송에서 김 씨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자의 치료 중단 의사는 원칙적으로 치료 중단 당시 질병과 치료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았음을 전제로 명시적으로 표시해야 유효하지만 질병으로 의식불명의 상태에 처한 경우 환자가 현재 자신의 상태 및 치료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았더라면 표시했을 진정한 의사를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씨가 3년 전 남편이 심장질환으로 임종을 맞게 될 무렵 생명을 며칠 더 연장할 수 있는 기관절개술을 거부하고 임종을 맞게 했고 가족들에게 ‘내가 병원에서 안 좋은 일이 생겨 소생하기 힘들 때 호흡기는 끼우지 마라. 기계에 의해 연명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적시했다.

원고측 신현호 변호사는 “법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김 씨는 태어나서 인간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한 분이고 이제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주장이어서 법원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한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바로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는 힘들다.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원은 “이번 판결은 한 사건의 매듭을 짓는 것이 아니라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존엄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법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씨의 자녀들은 2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가 출혈로 인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어머니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며 소송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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