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ㆍ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다. 졸속협상이니 한ㆍ미FTA타결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니 하는 논란 속에 거대한 촛불시위를 촉발했다. 고교생에서 인터넷 미용카페 여성회원들까지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이명박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미국이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양국 간 협상이 4월 18일 타결됐다.
한국은 우선 ‘30개월 미만’ 소에서 생산된 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미국이 강화된 동물사료 조치의 시행을 공포할 경우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맞춰 연령 제한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갈비는 물론 사골, 내장 등 부산물도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수입할 수 있게 됐다. 또 미국 국내법에서 식용으로 허용되는 소시지, 훈제고기 등 가공육류도 수입이 허용된다.
이번 합의에 대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면 LA 갈비 등의 판매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대형마트 상품기획자는 “한국인들이 갈비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전문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은 “이미 미국산 LA 갈비를 사용한 메뉴를 개발해 놓은 상태”라며 “소비자들이 호주산보다 미국산 쇠고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한우협회 등 축산 단체들과 한우 농가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사료 값이 올라 고전(苦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값싼 미국산 갈비까지 수입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한ㆍ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했다. 민주당 김효석, 선진당 권선택, 민노당 천영세 원내대표 등 야 3당 원내대표는 4월 3일 오전 국회에서 쇠고기 협상 청문회를 열고 청문 활동이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 쇠고기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농민단체와 일부 시민단체는 한ㆍ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반발하며 협상 결과를 무효화하라고 주장했다. 농민연합은 4월 18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광우병위험통제국으로 지정받았다는 사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보장을 해 주지는 못한다”며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담보로 타결된 쇠고기 협상은 원천 무효”라고 지적했다. 농민연합은 “이번 협상은 미국이 작성한 문서에 사인한 조공 물품 보고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