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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핀의 아들 카를각주1) 이 왕위를 잇자 프랑크 왕국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전해오는 기록에 의하면 카를 대제는 지용(智勇)을 겸비한 위대한 정치가였다고 한다.

그는 건장한 체격에 항상 금, 은으로 장식된 칼을 차고 있었으며 사냥과 운동에 있어서도 신하들 중 누구도 따를 자가 없을 정도였다. 또한 결혼을 다섯 번이나 하여 네 사람의 제2부인을 포함해 모두 아홉 명의 왕비가 있었다.

카를 대제는 이러한 왕성한 정력을 영토확장에도 쏟았다. 먼저 롬바르드족을 평정하여 영토를 빼앗고, 동쪽으로는 색슨족을 굴복시켜 가톨릭으로 개종시켰다. 그리고 계속해서 헝가리와 유고의 일부까지 정복하여 동부경계선을 엘베 강까지 확장시켰다.

그는 또한 정복 전쟁에 항상 성직자를 동반하여 정복 지역의 민심을 수습하는 현명함을 보였다. 계속되는 카를 대제의 정복 전쟁으로 프랑크 왕국의 영토는 서로마 제국 이래 최대의 넓이를 차지하였다.

그러자 당시 동로마 제국과 불편한 관계에 처해 있던 교황 레오 3세가 서기 800년의 크리스마스 날에 로마 성당의 미사에 참석한 샤를의 머리에 서로마 제국의 왕관을 얹어주었다. 이로써 서로마 제국은 300여 년 만에 부활하였는데, 이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동로마 황제였다.

동로마는 그 동안 황제의 명칭을 독점하고 있었던 바, 일개 야만족 출신의 왕이 서로마 황제에 올랐다는 사실에 불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동로마 황제도 카를 대제가 죽기 2년 전에 그의 황제 자격을 인정하고 그 대신에 이탈리아의 토지 일부를 받았다.

카롤링거 시대에 만들어진 책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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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마의 교황은 서로마 제국의 카를 황제라는 든든한 보호자가 생겨서 더이상 동로마 제국의 간섭을 받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위협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같은 카를 대제와 로마 교황과의 결탁 이후 유럽 세계는 황제와 교황이라는 두 개의 중심을 가지고 타협과 충돌을 거듭하면서 발전하였다.

카를 대제는 영토확장만이 아니라 암흑의 중세에 빛을 던져줄 문예부흥에도 노력하였다. 그는 궁정학교를 설치하여 학문을 장려하였으며 수도원에서도 고전연구가 활발히 행해졌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가리켜 '카롤링거 르네상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근대의 시작을 알렸던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에 비한다면 미약한 것이었지만 당시 대다수가 야만적인 문맹 상태이고 민족 이동 후 문화가 황폐하여 침체했던 시기에 카를 대제의 정책은 뜻깊은 것이었다. 이 시기에 부활한 수도원에서의 고전연구는 후에 중세 문화가 발전하고 꽃 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카를 대제가 건설한 프랑크 제국이 그가 죽은 후 분열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프랑크 제국 자체가 언어와 풍습을 달리하는 여러 부족으로 구성되어 지방분권적인 경향이 강했으며 오직 카를 대제 같은 강력하고 위대한 지배자에 의해서만 통합이 가능했던 것이다.

카를 황제의 후계자가 된 그의 아들 루이 경건왕은 그의 별명처럼 신앙심만 깊었을 뿐 정치적 수완은 전혀 없어 세 사람의 형제와 영토의 분할문제로 처참한 전쟁을 하다가 죽었다.

루이 왕이 죽은 뒤 프랑크 제국은 베르덩 조약에 의해 세 왕자에게 분할되었다. 그리하여 차남에게 동부 프랑크를, 막내에게 서부 프랑크를, 그리고 장남 로테르에게는 이탈리아를 포함하는 중부 프랑크와 황제의 칭호를 물려주었다. 그러나 로테르가 일찍 사망하자 동·서 프랑크는 중부 프랑크의 영토를 나누는 메르센 조약을 맺음으로써 오늘날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3국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결국 오늘날 유럽의 판도는 카를 대제의 프랑크 제국에서 그 맥을 찾을 수가 있다. 이러한 카를 대제와 그 휘하 기사들의 용맹을 소개한 무훈시로 유명한 것이 바로 〈롤랑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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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묵 집필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에서 사학을 공부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서양사를 전공했다. 논문에는 <볼셰비키 집권 원인에 관한 고찰>, 저서로는 <이야기 러시아사> 등이 있다.

우종익 집필자 소개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서 서양사를 전공했으며,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출처

이야기세계사1
이야기세계사1 | 저자김경묵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고대 오리엔트에서 중세까지 세계사이야기! 인류의 탄생을 알렸던 선사 시대, 근대 문화의 모태를 이룬 그리스 시대와 세계 제국의 꿈을 이루었던 로마 시대, 그리고 지금의..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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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카를 대제의 치적이야기세계사1, 김경묵,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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