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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olvement는 ‘관련, 관여, 개입, 연루, 몰두, 열중,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의) 연애’, ego involvement는 ‘자아 관여’, affective involvement는 ‘정서적 몰입’, government involvement는 ‘정부 개입, 국가 개입’이란 뜻이다. 학술 분야에서 involvement(관여)는 특정한 상황이나 대상에 대해 개인이 지각하는 중요한 정도, 혹은 흥미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심리학, 광고학, 행정학, 경영학, 커뮤니케이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지만 각 분야마다 정의가 다른 논쟁적 개념이다.^각주1)

행정학에서 involvement는 어떤 행위자가 특정의 이념·사상·권위·권력 또는 이해득실 등에 대해 제 나름으로 평가하고서 그것에 이끌려 관심을 갖거나 참여하려는 태도나 그 지향성(志向性)을 말한다. 미국 사회학자 아미타이 에치오니(Amitai Etzioni, 1929~)는 그런 지향성의 강도에 따라 가장 강한 것, 보통의 것, 가장 약한 것, 이렇게 3가지로 나누고 그 각각을 도덕적 관여·타산적 관여·소외적 관여라 부른다.

도덕적 관여(moral involvement)란 가장 강력하고 적극적인 지향성을 띤 관여로 신도信徒가 교회에 관여하기, 정당원이 자기 정당에 관여하기 등과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 타산적 관여(calculative involvement)란 이해득실을 따져 적극적일 수도 있고 소극적일 수도 있는 관여로 계속적인 상거래 관계를 갖고 있는 상인(商人)들 간이나 단골고객에 대한 상인의 태도가 이에 해당된다. 끝으로 소외적 관여(alienative involvement)란 가장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지향성을 나타내는 관여로 주로 강제적 지배·복종 관계에 있는 자들 간의 태도에서 볼 수 있다. 예컨대 교도소의 수용자가 교도관에게 갖는 태도, 술집 접대부가 일시적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이 이에 해당된다.^각주2)

광고학에선 ‘저관여(low involvement)’나 ‘고관여(high involvement)’라는 용어를 자주 쓴다. 이명천·김요한은 “화장지나 비누 같은 일용품이나 간단한 식료품 같은 저관여(low involvement) 제품은 구매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고, 잘못 구매해도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따라서 구매 전에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의 특징을 경쟁 브랜드와 꼼꼼히 비교한 후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냥 제품의 구매 시점에서 평소에 자주 보고 익숙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구매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예를 들어 치통 때문에 약국에 간 소비자는 어떤 약을 원하느냐는 약사의 물음에 모든 브랜드의 특징을 생각해본 뒤에 한 브랜드를 택하지 않는다. 평소에 TV에서 자주 보던 ‘두통, 치통, 생리통엔 ××’라는 광고 메시지 때문에 익숙한 브랜드를 말한다. 다시 말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매결정이 자신과 관련이 적고 중요하지 않은 저관여 제품은 자세한 제품 특징을 광고에서 알리는 것은 그리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자주 반복을 통해 친근함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TV 광고나 라디오 광고에서 익숙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것도 단순노출 효과를 이용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각주3)

화장지나 비누 같은 일용품이나 간단한 식료품 같은 저관여(low involvement) 제품이 아니라 사람들의 몰입 대상이 되는 ‘고관여 상황(high involvement situation)’이 될수록 내용이 반복되면 이른바 ‘마모 효과(wear-out effect)’가 생겨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한다. 그래서 광고에선 기본적인 메시지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광고의 형식만 바꾸는 ‘장식 변형(cosmetic variation)’을 쓰는데, 맥도날드 햄버거 광고가 같은 텔레비전 광고를 1주일 이상 보여주지 않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각주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