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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dmire him for pulling himself up by his own bootstraps(남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버티는 그가 가상하다).

이 문장에서 보듯, pull oneself up by one’s (own) bootstraps는 “자력으로 일을 처리하다”라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bootstrapper는 “독립·독행의 야심가, 자력으로 성공한 사람”을 뜻한다. 왜 그런 뜻을 갖게 되었을까? bootsrapper는 원래 등산화처럼 목이 긴 구두로 착용하기에 용이하게끔 구두 목 뒤에 붙은 가죽끈을 말하는데, 구두에 발을 넣고 그걸 잡아당기면 신기에 용이하다. 일을 하는 걸 목이 긴 구두를 신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bootstrap은 1953년부터 비유적으로 컴퓨터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컴퓨터에서 사용자가 운영체제를 시작하는 것 또는 예비 명령에 의해 프로그램을 로딩(loading)하는 띄우기를 bootstrapping이라고 하며, 줄여서 booting이라고 한다.^각주1) 이 또한 컴퓨터를 시작하는 걸 목이 긴 구두를 신는 예비 작업에 비유한 것이다.

pull oneself up by one’s (own) bootstraps는 미국에서 1950년대 말부터 시행된 Operation Bootstrap으로 인해 더욱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는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가 경제적 자생력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미국의 원조 정책으로, 푸에르토리코에 미국 기업의 공장을 세우는 등의 방법으로 bootstrap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각주2)

가수 신해철의 유작 앨범명은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였다. 리부팅은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자주 외치는 구호이기도 하다. 한 번 실패했거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는 취지에서 “인생을 리부팅하자”라는 식으로 많이 쓰인다.

부팅은 경영 용어로도 쓰인다. 예컨대, ‘명품 패딩’의 선구자 격인 브랜드 ‘몽클레르(Moncler)’는 쓰러져가는 브랜드를 컴퓨터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켠 것처럼 ‘재부팅(rebooting)’하는 데 성공한 사례로 거론된다. 몽클레르는 스포츠용품으로 쓰이던 거위털 재킷을 명품 패션으로 재정의하고,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하는 효과를 누렸다.^각주3)

미국 정치학자 찰스 세이블(Charles F. Sabel, 1947~)은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이라고 명명한 시스템 해법을 제시했다. 부트스트래핑은 일본의 자동차회사 전체를 아우를 뿐 아니라, 다른 업계와 문화 부문까지 폭넓게 포용하는 도요타의 유명한 자동차 생산 체제를 모범으로 한 것인데, 그 기본 발상은 생산 시스템의 어느 한 부분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 전체를 중단하고 일단 그 문제부터 해결하는 ‘적시(just in time)’ 원칙에 따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원칙은 일본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공간을 절약하는 데 기여했다).^각주4) 이와 관련, 미국 사회학자 덩컨 와츠(Duncan J. Watts)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언뜻 보기에는 별로 좋은 생각 같지 않지만(적어도 한 번은 도요타를 재앙 직전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각 조직이 문제를 신속하고 공격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한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시스템의 한 부분에서 생긴 결함이 어떻게 다른 부분의 오작동으로 이어지는지 알아내려면, 지금 일어난 오작동의 직접적인 원인 너머를 살펴봐야 하므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캐낼 수 있다.……부트스트래핑의 단점이라 할 만한 것은 문제가 생기는 즉시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작업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강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각주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