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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서 꼭
봐야 ... 요하네스 베르메르
〈버지널 앞에 선 여인〉
저작자 |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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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670년경 |
델프트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활동한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는 주로 여성의 나른한 일상을 차분하고 온화한 빛과 함께 표현한 화가다. 한 작품을 그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워낙 긴 데다 식솔들을 책임지기 위해 여관 운영에 화상 일까지 하느라 바빴던 그는 평생 30여 점의 작품만 남겼다. 그가 여덟 명의 아이를 두고 마흔셋의 나이로 죽자, 아내가 할 수 없이 그의 그림을 헐값에 내다 팔아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그의 그림은 19세기가 될 때까지 제대로 연구도, 조망도 받지 못한 채 잊혔다. 그의 작품은 훗날 프랑스의 한 미술평론가가 그의 작품을 발굴해내면서 크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영화와 소설로 잘 알려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이른바, 북구의 모나리자라고 불릴 만큼 유명하다.
〈버지널 앞에 선 여인〉은 버지널(Virginal)이라고 불리는 작은 하프시코드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던 한 아름다운 여인이 관람자를 향해 물끄러미 시선을 던지는 평화롭고 일상적인 그림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생각보다 더 큰 의미들이 숨겨져 있다. 베르메르는 그림 속의 그림을 통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은근히 암시하는데, 우선 화면 중앙을 차지하는 큐피드의 그림이 이 작품의 전체적인 주제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림 속 그림은 세사르 반 에베르딩겐의 작품으로, 네덜란드에 유행하던 오토 반 벤의 《사랑의 우의화집》을 각색해 그린 그림이었다. 오토 반 벤은 그 우의화집에서 1이라는 숫자가 적힌 카드를 든 큐피드를 그려놓고 그 아래 “진정한 사랑은 오직 한 사람에게 바치는 것이다”라는 라틴어 명구를 집어넣었다. 버지널의 두껑과 벽 왼쪽에 걸린 풍경화가 이 좁은 실내에서의 탈출, 즉 일탈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면, 그림의 주제가 갑자기 교훈적으로 흐른다. 즉 “가정을 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하고, 오직 한 사람 당신의 남편에게만 신경 써라!”가 되는 셈이다.
물론 이런 경구들을 다 무시하고 보아도 베르메르의 작품은 그저 아름답고 고요한 일상을 담백하고 선명한 빛으로 담아내는 기교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가치가 있다. 아니, 가끔은 그 내용을 차라리 모르고 보는 게 더 낫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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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셔널 갤러리 여행을 위한 명화 안내서!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자리한 영국 최고의 국립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는 중세 말기와 르네상스를 거쳐 19세기 말까지 회화 20..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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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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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버지널 앞에 선 여인〉 –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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