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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셔널 갤러
리에서 꼭
봐야 ...
캉탱 마시

〈기괴한 노부인〉

요약 테이블
저작자 캉탱 마시(Quentin Matsys, 1466~1530)
제작시기 1525~1530년

아마도 내셔널 갤러리에 걸려 있는 그림들 중에 가장 ‘추한’ 그림을 들라면 단연코 이 그림이 꼽힐 것이다. ‘미술’에서 마땅히 기대하는 ‘미’가 아닌 ‘추’의 화신으로 등장한 이 여인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그림은 여러 가지 그로테스크한 얼굴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케치 중 하나를 보고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레오나르 다 빈치 역시 이렇게 생긴 여자를 보고 그렸다기보다는 ‘괴물 같은’ 사람의 한 유형으로 창안해냈을 것으로 보인다.

캉탱 마시 〈기괴한 노부인〉

목판에 유채 / 64×46cm / 1525~1530년 제작 / 내셔널 갤러리 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캐리커처〉

종이에 펜과 잉크 / 65×53mm / 1495~1506년 제작 / 개인 소장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캉탱 마시(Quentin Matsys, 1466~1530)는 평소 친분이 있던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에 나오는 어리석고 기괴한 등장인물을 염두에 두고 이 그림을 그렸다. 에라스무스는 네덜란드 출생으로 그리스 고전을 성서와 연관하여 연구한 인문학자로, 가톨릭 교회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교회와 노골적으로 대립하거나 부정하지는 않았기에 루터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신예찬》은 당시 세상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저속한 철학자와 신학자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교황 등 성직자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캉탱 마시는 벨기에의 안트베르펜 태생으로 정교하고 세밀한 플랑드르 화파의 맥을 이어나가는 한편 이탈리아를 다녀온 뒤 그곳의 선진 미술을 플랑드르로 유입해오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림 속 ‘추녀’는 ‘늙은’ 여인이다. 그녀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가슴이 푹 파인 이탈리아풍 드레스를 입고 있다. 세월 탓에 가죽만 남은 가슴을 억지로 조여 올리느라 주름이 흉하게 잡혔다. 사람이라기보다는 원숭이에 가까운 긴 인중과 짧게 벌어진 코, 자글자글한 주름의 노파는 역시나 나이 값을 못하는 독일풍 모자를 쓴 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입고 있는 의상과 모자로부터 이어진 천의 주름, 검은 바탕 모자에 가득한 무늬들, 브로치, 그리고 손에 든 반지와 손가락, 손톱까지 모든 것이 과연 플랑드르의 전통을 이어받은 화가답게 정교하고 세밀하다. 이 추한 노인은 1865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초판 삽화의 ‘못생긴 공작부인’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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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집필자 소개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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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 저자김영숙 | cp명휴머니스트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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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기괴한 노부인〉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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