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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이탈리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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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초니 이후 비교적 우리시대와 가까운 시기의 작가들이 등장했다.

이것은 현대문학의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탈리아 문학에서 현대라는 시점을 20세기의 언제로 설정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여기에는 2가지 상반된 견해가 있는데, 그 하나는 리얼리즘 문학관을 내세우고 낭만주의에 반기를 들면서 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1860년, 즉 이탈리아가 통일국가의 터전을 마련한 해로 보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크로체가 〈미학 Estetica come scienza dell' espressione e linguistica generale〉을 발표한 1902년으로 보는 주장이다.

이 작품은 〈정신의 철학 Filosofia dello spirito〉에 실린 다른 영역의 작품들과 더불어 20세기 전반에 이탈리아는 물론 전세계의 문단을 흥분시켰는데, 이상적 관념론에 바탕을 두고 언어를 중시하며 직관에 의한 표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주요한 작가들은 조반니 베르가를 중심으로 한 베리스모(verismo:'사실주의'라는 뜻) 작가들과 안토니오 포가차로,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풍운아로 평가되고 있는 가브리엘 단눈치오, 독자적인 입장에서 심리소설의 경지를 구축한 이탈로 스베보 등이다.

시에서는 조반니 파스콜리와 조수에 카르두치에 이어 황혼파·미래파 시인들이 있다. 현실과의 단절 속에서 자아상실증에 걸려 있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깊이 파헤치려 했던 스베보는 〈어떤 생애 Una Vita〉(1892)·〈노년 Senilità〉(1898)·〈제노의 의식 La coscienza di Zeno〉(1923) 등을 발표해 '내적 독백', '의식의 흐름' 수법을 이탈리아 소설에 도입했다. 독자적으로 활동한 스베보와는 달리 베리스모 작가들은 베르가를 선두로 동인 성격을 띤 집단의식으로 창작활동을 전개했다.

베리스모는 이탈리아에서 배양된 프랑스식 자연주의이다.

루이지 카푸아나가 이론적 기초를 세웠고 베르가와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반영되었던 베리스모는 스베보가 행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에서 낭만주의에 반기를 들고 사실주의로 넘어가는 교량 역할을 했다. 베르가의 작품은 항상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들, 경제적인 여유는 있지만 늘 갈등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냉혹한 현실에 부딪쳐 몸부림치는 모습을 객관적 관점과 실증주의적 입장에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베르가의 대표작으로는 〈말라볼리아가(家)의 사람들 I Malavoglia〉(1881)·〈마스트로 돈 제수알도 Mastro-don Gesualdo〉(1889), 단편집 〈야외생활 Vita dei campi〉(1880), 희곡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eria rusticana〉(1884) 등이 있다.

베르가와는 약간 다른 성격을 띠었지만, 베리스모적(的) 특징을 지닌 작가로 그라치아 델레다, 루이지 피란델로를 들 수 있다. 사르데냐 출신의 여성작가 델레다는 〈재 Cenere〉(1904)·〈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Canne al Vento〉(1913)·〈엘리아스 포르톨루 Elias Portolu〉(1903)·〈어머니 La madre〉(1920) 등을 발표했는데, 그녀의 소설은 베르가적인 베리스모에 도덕주의를 부가시켰다고 볼 수 있다.

델레다는 그리스도교적 윤리관의 범주에서 상응하는 선과 악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그의 후기 작품 속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델레다는 1906년의 카르두치에 이어 192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작가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피란델로 역시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초기에 피란델로는 소설에만 전념했으나, 자신의 소설이 기대했던 것만큼 주목받지 못하자 표현양식을 희곡으로 바꾸었다.

그의 7편의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고(故) 마티아 파스칼 Il fu Mattia Pascal〉(1904)인데, 인간의 이중성을 노출시켜 현실과 환상의 괴리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피란델로의 진가는 소설에서보다 희곡에서 찾아야 한다. 그는 〈생각해봐, 자코미노〉로 극작을 시작해 대표작 〈작가를 찾는 6명의 등장인물 Sei personaggi in cerca d'autore〉(1921) 등 40편의 희곡을 통해 현대 희곡의 개념을 바꾸어놓았다.

동시대 작가이자 시인인 단눈치오는 전혀 다른 예술론을 표방했다. 초기의 작품들에서 주목받은 점은 감각주의이다. 〈기쁨의 자녀 Il piacere〉(1898)·〈죽음의 승리 Il trionfo della morte〉(1894)·〈바위산의 처녀들 Le vergini delle rocce〉(1896) 등의 장편소설에서 관능주의와 육욕 앞에 발가벗겨진 인간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후기에는 니체의 초인사상의 영향을 받아 쓴 〈불꽃 같은 삶 Il fuoco〉(1900)과 같은 대작이 있는데, 이것은 작가의 정치참여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인생을 아름답게만 보는 단눈치오는 인생을 웃음거리로 보는 피란델로에 의해 공박을 받기도 했으며, 아름다운 시어로만 시를 써야 한다고 주장해 황혼파 시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황혼파 시인들의 활동과 더불어 이탈리아 문학은 본격적으로 20세기에 진입하게 된다. 20세기를 특징짓는 것으로는 시의 '에르메티스모'와 소설의 '네오레알리스모'(신사실주의)를 들 수 있다.

에르메티스모는 주세페 웅가레티, 살바토레 콰시모도, 에우게니오 몬탈레 등의 시 사상을 일컫는 순수시 운동인데,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랭보·말라르메의 시에서 영향을 받은 소산물이다. 또한 에르메티스모는 표현법에서 강한 음악성을 나타낸다. 언어가 지닌 의미보다는 소리를 더 강조해 시적 순수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그결과 이 운동에 참여한 시인들의 작품은 이탈리아인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더욱 난해할 수밖에 없었다. 19세기의 이탈리아 문학은 시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전반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뛰어난 시인들이 등단하기는 했지만 소설이 더욱 활기 있게 문단을 차지했다.

20세기 소설의 주요특징은 단절상태의 현실에 처한 인간이 자아상실증에 걸려 있다고 보는 네오레알리스모 작품들에서 볼 수 있다. 이 그룹의 대표적 작가로 알베르토 모라비아를 들 수 있다. 22세에 발표한 처녀작 〈무관심한 사람들 Gli indifferenti〉(1929)을 비롯해 〈아고스티노 Agostino〉(1944)에 이르는 초기 작품, 〈로마의 여인 La Romana〉(1947)·〈두 여인 La ciociara〉(1957) 등의 중기 작품, 〈권태 La noia〉(1960)·〈천국 Il paradiso〉(1970)·〈바다의 목소리 Boh〉(1976)에 이르는 후기 작품을 통해 그는 도덕주의자적 관점에서 사회의 모순성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신랄하게 사회를 비판했다.

모라비아는 동시대에 활동한 대부분의 작가들보다도 더 오랫동안 정열적인 작품활동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발표한 〈아프리카 산책〉·〈사물 La cosa〉·〈로마 여행 Viaggio a Roma〉 등은 그의 왕성한 창작력을 입증한다.

모라비아와 더불어 엘리오 비토리니, 체사레 파베세도 집요하게 현실 문제를 다루는 문제작가들이다. 비토리니의 〈붉은 카네이션 Il garofano rosso〉(1933~35)·〈시칠리아에서 나눈 대화 Conversazione in Sicilia〉(1941)·〈메시나의 연인들 Le donne di Messina〉(1949) 등은 모라비아의 작품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평가된다.

이 소설들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군상들이 끈질기게 진리를 추구하는 내용으로, 인간의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작품들이다. 파베세도 이같은 의도로 작품을 썼는데 〈아름다운 여름 La bella estate〉(1949)·〈닭이 울기 전에 Prima che il gallo conti〉(1949)·〈고향 Paesi tuoi〉(1941) 등에서 시적 산문체를 구사해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솔직하게 작품 속에 부각시키고 있다.

이들 신사실주의 작가들의 공통적인 주제는 현실과의 단절로 인한 인간의 소외감·피해의식·고독감인데, 오늘날 세계 문학에서 즐겨 다루는 주제이다.

알레산드로 만초니, 카를로 카솔라·조지오 바사니, 마리오 솔다티를 비롯해 중견작가들도 그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었다. 특히 카솔라·바사니는 1960년대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비교적 전통적 수법을 즐겨 사용하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어가는 데에는 정신분석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63 그룹'이라 불리는 전위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와 달리 이그나치오 실로네의 폭넓은 문학정신, 레오나르드 시아시아 등의 남부 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투지와 그들이 지닌 인간미를 드러내주고 있다.

또한 카를로 에밀리오 가다, 이탈로 칼비노 등은 현대의 기계문명이 인간의 지성을 파괴했고, 인간 생활이 지극히 소비적으로 변해 사회악이 극심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사회의 양심과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예술의 사명이라고 했다. 오늘날 이탈리아 문단은 오레스테 델 부오노, 알베르토 베빌락콰, 움베르토 에코 등이 주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에 대한 탁월한 업적과 소설 〈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1981)·〈푸코의 추 Il Pendolo di Foucault〉(1988)로 더욱 명성을 날렸다.

에코의 문학이론과 창작정신은 오늘의 이탈리아 문학을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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