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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다 소모하지 못하면 잉여 에너지가 열로 바뀌어 몸속을 돌아다닌다. 일종의 노폐물로 작용하여 각종 증상을 야기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이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이다. 한의학적으로 열은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서 대개 눈이나 코, 목 쪽으로 열을 띄운다. 그 결과 눈이 뻑뻑한 안구 건조증이나 눈이 시리고 아픈 증상, 눈물이 잘 나는 증상, 아이들은 눈꼽이 잘 끼거나 눈을 깜빡거리는 ‘틱장애(tic disorder)’ 증상을 겪기도 한다.
과잉 섭취한 당이 코 쪽으로 열을 띄우면 코 막힘, 코골이, 콧물, 코피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인체는 열이 발생하면 그 열을 발산하려 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서 코에 열이 몰리면 코 안의 혈관을 확장해서 표면적을 넓힌다. 표면적을 넓혀 열이 더 많이 빠져나가는데, 이 과정에서 콧물이 심해지거나 코 막힘이 생긴다. 이러한 염증 반응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치유 과정이다. 과잉 생산된 열을 밖으로 빼내는 영리한 반응으로 체내 열이 쌓이지 않게 바로바로 배출하는 것이다.
염증 반응은 인체가 몸을 스스로 치유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나쁜 반응이라기보다는 좀 귀찮은 반응이고 건강 신호등 같은 것이다. 이 신호를 무시하고 끄려고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열을 올리는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수 있게 음식을 가려 줘야 한다. 다시 말해 만성적인 염증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염증 자체를 치료하기보다는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렇게 열이 발산되는 과정에서 코피가 자주 나기도 한다.
코피가 나는 원리는 풍선과 비교할 수 있다. 풍선을 크게 불면 불수록 풍선의 고무가 얇아지듯이, 코도 열을 뿜어내려고 표면적을 넓히는 과정에서 혈관을 확장시키면 확장된 혈관 벽은 얇아지고, 손으로 코를 파는 작은 충격에도 코피가 쉽게 난다. 이때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양약을 쓰면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하지만 혈관이 수축됨으로써 과잉 생성된 열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응축된다. 응축된 열이 점점 쌓이면 다시 더 큰 힘으로 폭발한다. 예전에 한 알이면 증상이 없어졌는데 이제는 더 큰 힘으로 발산되기 때문에 양을 증량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알레르기 질환에 있어서 음식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열을 올리는 공장이 몸 속에서 계속 돌아가는 꼴이 된다.
탄수화물을 줄여야 하는 이유
아토피 피부염 역시 마찬가지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쪽에 열을 발산시키려고 몰려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염증 반응이 잘 난다. 피부가 뒤집어지는 것이다. 이때 혈관을 수축하는 연고를 바르면 증상은 감소하지만 완치에 이르를 수는 없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먹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파인애플 한 조각만 먹어도 피부가 뒤집어지거나 유제품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는 위산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위열이 생겨 피부가 뒤집어진 경우이다.
첨가물이 있는 음식을 먹어도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서 뒤집어지기도 한다. 대개 건강한 사람들은 위산을 많이 자극하는 음식이나 첨가물이 든 음식을 먹어도 대변이나 소변으로 빼내는 기능이 잘 돌아가기 때문에 피부가 뒤집어지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과잉 섭취한 당이 목 쪽으로 열을 띄우면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한번 걸리면 오래가기도 하고, 편도가 잘 붓고, 체온이 이유 없이 오르기도 한다. 어른은 잦은 감기보다는 피곤하거나 말을 많이 하면 인후통을 앓고, 아이들은 찬바람이 불면 열이 나거나 키즈 카페 같은 곳에서 열심히 놀고 나면 40도 넘는 고열이 나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한번 열이 나기 시작하면 4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열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병원에 가서 막상 검사를 해 보면 별다른 원인이 없어서 엄마들은 답답해한다. 이럴 때도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거리를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성 비염, 집 진드기, 먼지 등은 알레르기 질환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유발 인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아토피 피부염, 만성 두드러기나 비염 등의 알레르기 증상으로 불편을 겪는다면 먼저 몸속의 열을 조장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최근 10~15년 사이에 증가 추세에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한 반에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했던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그때는 배달 음식도 별로 없었고, 아빠가 가끔 사오는 꿈 같은 간식거리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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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개그맨 이윤석의 아내로도 유명한 한의사이며, 한약만큼 중요한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의학 이론에 몸소 경험한 음식 치료법을 더해 만든 ‘착한 밥상’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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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알레르기 질환의 주범, 탄수화물 – 착한 밥상, 김수경, 넥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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