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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서 꼭
봐야 ... 라파엘로 산치오
〈변용〉
저작자 |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 1483~1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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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516~1520년 |
《마태오 복음서》를 비롯한 4대 복음서에는 예수가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함께 산에 올라 기도를 하던 중 구약의 예언자인 모세와 엘리아 사이에서 빛나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많은 화가들이 이를 ‘변용(transfiguration, 변모)’이라는 제목으로 그렸다.
라파엘로는 변용의 순간뿐 아니라 그 뒤 일화까지 한 화면에 담았다. 예수가 변한 모습을 목격한 뒤 산을 내려오던 제자 일행은 귀신 들린 아들을 치유해달라는 한 아버지의 사연을 듣게 되었다. 라파엘로는 그림 하단에 예수의 제자들이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다양한 자세와 표정으로 담아냈다. 제자들은 왜 자신들은 그 아이를 치유할 수 없었는지 물었고, 이에 예수는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태오 복음서》 17장 20절)라고 대답한다.
라파엘로는 길쭉한 화면을 상하로 나누어 서로 대비시킨다. 신의 영역에 속하는 상단 중앙에는 하얀 옷을 입은 예수가, 빛에 가득 쌓인 채 공중에 떠 있다. 성경이 전하는 대로 예수는 “그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져”(《마태오 복음서》 17장 2절) 있다. 모세와 엘리야가 그의 좌우에서 대칭을 이룬다. 그 아래 야트막한 언덕 위 제자들은 두려움 탓에, 혹은 막 잠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눈부신 광채 때문에 제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
하단 오른쪽에는 귀신이 씌어 눈이 돌아간 아이와 그 아이를 부축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 정중앙에 무릎을 꿇은 여인은 고대 그리스의 여신처럼 창백한 피부와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그림 속 인물들은 죄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 그린 이들처럼 몸이 단단하고 야무지다.
라파엘로는 그림을 그리던 막바지에 사망했고, 줄리아노 로마노를 비롯한 제자들이 하단 그림을 완성해 스승의 유작에 마지막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한다. 그림을 주문한 사람은 피렌체의 유력 가문 메디치가의 줄리오 데 메디치(Giulio de’ Medici, 1478~1534)로 교황 레오 10세(Leo X, 1513~1521 재위)의 사촌이기도 하다. 그 역시 훗날 클레멘스 7세(Clemens VII, 1523~1534 재위)라는 이름으로 교황의 자리에 오른다. 줄리오 데 메디치는 프랑스 남부 도시 나르본의 대주교로 있었는데, 이 그림은 그곳 교회 제단화로 옮겨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완성작을 본 많은 사람들이 그림의 아름다움에 찬탄을 금치 못했고, 결국 프랑스로 보낼 계획을 수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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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출처
바티칸 시국에는 피나코테카를 비롯해 키아라몬티와 브라치오누오보 미술관, 에트루리아와 이집트 미술관 등 총 24개의 미술관과 기념관이 있다. 바티칸 미술관에서 놓치지 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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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변용〉 –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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