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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론

다른 표기 언어 atomism , 原子論

요약 가장 넓은 의미에서는 복합적인 현상을 고정된 입자나 단위의 집합체로 설명하는 철학 학설.
(그리스어로 '더이상 나눌 수 없는 것들'이라는 뜻의 atoma에서 유래).

부분을 전체가 드러내는 성질로 설명하는 전체론적 이론과 달리 원자론은 전체의 성질을 그 구성부분들로 설명한다. 엄격한 의미에서의 원자론은 3가지 기본 특징을 갖추어야 한다. ① 원자는 절대로 분할할 수 없고, ② 질적으로 동일하며(즉 모양·크기 등에서만 구별됨), ③ 오직 병렬적으로 상호결합한다.

이 원자들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주관적 구성물이 아니라 현실적 실재로 여겨진다. 또 모든 변화는 원자배열의 변화로 환원된다. 이 점에서 원자론은 보통 실재론적·기계론적 세계관과 결부된다.

의미

원자론의 역사는 철학적 시기와 과학적 시기로 구별되며 그 사이에 과도기(17~19세기)가 있다.

그리스 철학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철학적 원자론은 구체적 현상에 대한 세밀한 설명이 아니라 그 현상의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측면들에 관심을 기울인다. 예를 들면 자연에서는 계속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러한 변화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가? 철학적 원자론은 이러한 물음에 하나의 일반적 해답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철학적 원자론은 변화와 다양한 현상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인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물리적 이론을 확립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원자론의 일반적 교의를 확증하기 위해서였다.

과학적 원자론의 발전과 함께 일반적인 철학적 문제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고 구체적 현상을 설명하는 일에 관심이 모아졌다. 처음에는 원자의 성질을 설명되어야 할 현상과 직접 연관하여 고찰했다. 이리하여 19세기 원자론은 화학원소가 각기 고유한 원자를 가지며 각각의 화합물은 각기 고유한 분자를 갖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화학반응에서 분자는 고유한 성질을 상실하며 어떤 분자구조가 파괴되면서 새로운 분자가 생겨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핵 반응과 함께 원자론은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 원자 자체가 더이상 분할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분할가능하게 되었고 원자보다 더 기본적인 요소(예를 들면 소립자)가 발견되었다. 물질세계의 운동을 설명하는 데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원자론은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어, 19세기에는 전기현상, 20세기에는 에너지 과정에 적용되었다.

그밖에도 버트런드 러셀이나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적 원자론, G.W. 라이프니츠단자론에서도 원자론적 사고를 발견할 수 있다.

철학적 성격

원자의 내적 성질

첫째, 물질 입자로서의 원자이다.

물질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본적 차이점은 고체·액체·기체·불 사이의 차이점이다.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최초의 시도 중 하나는 이러한 차이점에 근거하여 질적으로 다른 4가지 원질, 곧 흙·물·공기·불(BC 5세기, 엠페도클레스) 등 4원소가 있다는 주장이다(자연철학). 이 이론은 17세기까지 물리학과 화학을 지배했다. 4원소론은 반드시 원자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4원소를 불변의 최소부분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명백히 원자론의 측면을 갖고 있다.

한편 아낙사고라스는 자연 속에 존재하는 질적으로 다른 실체의 수만큼 질적으로 다른 '원자'(종자)를 가정했다. 4원소론에 기초하는 또다른 흥미로운 원자론은 플라톤이 제안했다. 그는 수학적 사고를 도입하여 불은 정4면체, 공기는 정8면체, 물은 정20면체, 흙은 정6면체라고 주장했다. 4원소를 수학적 형태로 분별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상은 질적인 원자론 유형과 양적인 원자론 유형 간의 과도적 단계로 볼 수 있다.

고대의 원자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모크리토스의 체계이다.

그는 크기·형태·운동 등 양적 성질만을 갖는 원자를 상정함으로써 경험 세계의 질적 차이를 설명하려 했다. 관찰되는 질적 변화는 불변하는 원자들의 배열·결합상태의 변화로 설명된다. 이렇게 하여 데모크리토스는 엄밀한 의미의 원자론에 도달했다. 한편 원자들의 운동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그의 원자론은 빈 공간의 존재를 인정해야 했다(무). 둘째, 단순한 연장으로서의 원자이다.

데카르트는 물질을 공간적 연장과 동일시했다. 따라서 불가분한 원자나 빈 공간의 관념은 거부되었다. 그가 보기에 '빈공간' 관념은 자체 내 모순이었다. 공간이 있으면 그 정의상 연장이 있고 따라서 물질이 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물질과 연장을 동일시하면서도 동시에 입자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고전적인 의미의 원자를 상정하지 않은 채 일종의 원자론을 구성했다.

셋째, 힘의 중심으로서의 원자이다. 대부분의 원자론 체계는 원자들간의 운동을 충돌, 곧 실제 접촉에 의해 설명한다. 그러나 뉴턴의 중력이론에서 물체들은 일정한 거리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 힘을 미친다. 원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러한 작용으로 표현되므로 원자의 존재를 원자가 점하고 있는 공간으로 한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자는 연장을 가진 입자로서가 아니라 힘의 중심점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견해는 R. G. 보슈코비치가 개진했다. 넷째, 심리물리적 단자로서의 원자이다. 원자론적 사고를 물질 현상뿐 아니라 심리 현상에도 적용하려는 태도는 원자론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데모크리토스는 오직 양적인 면에서만 물체의 원자와 구별되는 영혼의 원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라이프니츠단자론에서덟혀 다르다. 라이프니츠는 먼저 물질적 원자를 상정하고 영혼을 이 원자들에 입각해서 해석하지 않았다. 본래부터 단자는 물질적이라기보다는 정신적 실체이다. 단자는 연장이 없고 각각 다르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정한 수준의 지각능력을 가지고 있고 각기 나름대로 전체 우주를 반영한다.

원자의 불변성

모든 원자론은 그 본질상 어느 정도 원자의 불변성을 받아들인다.

어떤 확정된 단위가 없이는 복합적인 현상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엄격한 원자론의 관점에서 보면 원자의 불변성은 절대적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러한 해석은 고전 화학에서도 나타났다. 그러나 근대 이래 원자론은 원소의 불변성에 대해 덜 엄격하다. 어떤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는 절대적으로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편 '미니마 나투랄리아 이론'(minima naturalia) 같은 몇몇 철학적 원자론은 원자의 불변성을 상대적인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밖의 차이점

여러 원자론은 원자의 수, 원자가 빈 공간을 점유하는지의 여부, 원자들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달리한다.

이미 말했듯이 데모크리토스는 원자의 수가 무한하다는 가설을 도입했다. 근대과학에서 원자의 수에 관한 문제가 등장할 때의 상황은 그리스 원자론자들과 전혀 다르다. 원자와 기본 입자의 성질에 대해 월등히 많은 정보가 있고 더 나아가 천체물리학은 우주 전체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우주론). 따라서 존재하는 원자의 총수를 계산해내는 일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30년경 천체물리학자 A. S. 에딩턴은 원자의 수를 2×136×2256개 또는 대략 1079개로 계산했으나 이러한 계산은 아직 다분히 사변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다.

데모크리토스는 빈 공간이 있어야 원자가 서로 분리될 수 있고 운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빈 공간의 존재를 부인했다. 그러나 뉴턴의 중력법칙으로 인해 점유된 공간과 점유되지 않은 공간이 명쾌하게 구별되고 또 빈 공간의 존재가 인정되었다.

이로 인해 18세기에 다시 원자론이 유행했다. 현상과 관련해서도 호이헨스가 파동설을 가설로 제시했지만, 빛은 입자로 되어 있다는 뉴턴의 견해가 널리 채택되었다. 19세기초에는 반대로 입자설이 폐기되고 파동설이 우세했다. 파동론자들은 직접 접촉함이 없이 일어나는 운동을 인정하지 않았다. 파동의 전달은 물리적 성질을 가진 매체를 전제할 때 가능하다. 이와 연관하여 빈 공간의 존재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현대과학에서 공간은 전자기 장(場)으로 이해된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 데모크리토스가 생각했던 빈 공간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원자론은 원자들이 더 큰 하나의 단위로 결합하면 이 원자들의 덩어리일 수밖에 없다는 원칙을 고수한다(화합물). 원자들은 내적으로 불변하며 다른 원자와 결합해도 자신의 동질성을 견지한다. 화학의 고전적 원자론도 동일한 원칙 위에 서 있다.

원자들이 어떤 복합적인 분자로 결합할 때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병렬'이다. 어떤 화학적 복합체의 몇몇 성질이 그 구성원소들의 성격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이 원칙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논거이다. 예를 들면 분자의 무게는 각 원자들의 무게의 단순한 합과 같다. 그러나 복합체의 화학적 성질은 대부분 그 구성요소들의 성질과 상당히 달라진다. 따라서 병렬의 원리는 더욱 일반적인 논거, 즉 철학적 논거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사상을 평가할 때 과학적 원자론의 발전은 특히 '덩어리' 개념의 해석에서 매우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덩어리'는 구성요소들이 각자의 개별성을 유지하는 돌무더기 같은 것으로밖에는 해석될 수 없는가? 현대 원자론은 이러한 물음에 대해 해답을 제공한다. 이 이론은 복합적 구조는 더 기본적인 요소들의 군집으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고수한다. 그러나 동시에 '덩어리'를 단지 구성요소들의 병렬로 제한하지는 않는다. 복합체는 그 모든 구성요소들의 행동이 수렴되어 생겨난다. 그러나 복합체는 하나의 새로운 실체를 형성하며 역으로 자신의 구성요소들의 행동을 규제한다.

현대 원자론은 원자론적 사고와 전체론적 사고 간의 간격을 어느 정도 좁혔다.

역사와 대표자

철학적 원자론

BC 5세기에 이미 엄밀한 의미의 원자론이 그리스에서 성립되었다.

그러나 원자론은 그리스 사상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가 변화의 문제를 원자론으로 해결하는 데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자론은 인간 삶의 문제는 물론 물질 세계에 대해서조차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하는 듯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함께 물질적 원소보다는 질서의 원리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데모크리토스와 반대로 어떤 복합체에 포섭된 원소들은 자기 동일성을 상실한다고 주장했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은 그후 그리스의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BC 341~279경)와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BC 95~55경)에게 이어졌다.

아프로디시아스의 알렉산드로스(2세기), 테미스티오스(4세기), 필로포노스(6세기) 등 초기 아리스토텔레스 주석가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화학반응론과 원자론적 관점을 결합했다.

이들은 원자를 엘라키스타(elachista:'가장 작은'이라는 뜻)라고 불렀다. 이 용어의 선택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물질의 무한분할을 거부한 것과 관련된다. 로마 시대 아리스토텔레스 주석가들은 엘라키스타라는 용어를 라틴어인 '미니마' 또는 '미니마 나투랄리아'로 번역했다(미니마 나투랄리아 이론). 그러나 중세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들은 '미니마'의 실재성을 별로 인정하지 않았고 물리적·화학적 과정을 서술할 때 '미니마'에 대해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랍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 아베로에스(1126~98)를 추종하는 아베로에스주의자들에 와서야 흥미로운 발전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아고스티노 니포(1473~1583)는 미니마 나투랄리아가 실체 속에서 부분들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미니마는 물리적 실재성을 획득했고 물리적·화학적 과정에서 실제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근대의 과학적 원자론

원자론의 역사에서 17세기는 2가지 의미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하나는 데모크리토스 원자론의 부활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적 원자론의 출범이다.

피에르 가생디(1592~1655)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부활시켰다. 가생디는 원자론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원자론에 대한 전통적인 유물론적 해석을 거부했다. 데모크리토스 원자론의 소개는 시의적절했다. 17세기에는 여러 원자론 체계들 사이의 철학적 차이보다는 원자론이 물리이론의 형성에 기여할 가능성에 더 관심이 쏠렸고 데모크리토스 원자론은 이러한 관심에 부합했다.

마찬가지로 주로 화학적 측면에 관심을 가졌던 과학자들의 관심도 이렇게 철학에서 과학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리학자이자 자연철학자인 다니엘 제너트(1572~1637)는 철학은 단지 원자론의 일반적 관념을 제공할 뿐이고 원자론의 정확한 내용은 화학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대 초기의 실험가 로버트 보일(1627~91)도 제너트와 같은 사고를 했다.

다만 보일은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과 화학적 원자론의 차이를 더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17세기에 마련된 과학적 원자론의 기초는 화학원소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층더 발전했다. A.-L. 라부아지에(1743~94)는 화학원소란 '이미 알려진 화학적 방법으로는 더이상 분석할 수 없는 실체'라고 규정했다.

근대 원자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돌턴(1766~1844)은 라부아지에의 화학적 작업성과를 원자론적 착상에 적용했다.

최근 및 현대의 과학적 원자론

1930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원자론은 철학적으로 돌턴의 원자론과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현대 원자론과 돌턴 원자론의 차이는 훨씬 더 근본적이다. 불변적인 기본 입자가 존재한다는 전제는 폐기되었다. 기본 입자는 빛으로 변형될 수 있고 또 그 반대도 가능하다. 또한 기본 입자들이 더 큰 단위로 결합할 때 그 입자들이 반드시 자기 동일성을 보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원자론이 제기한 근본문제

형이상학 체계로서의 원자론

무엇보다도 먼저 원자론은 형이상학 체계이다. 그리고 형이상학으로서의 원자론은 합리주의적·기계론적·실재론적이다.

원자론은 관찰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서슴없이 원자의 존재를 가정할 정도로 이성을 신뢰한다는 점에서 합리주의적이다. 또 원자론자들은 합리적 추론을 통해 원자의 근본 성질을 연역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이 성질들을 기계론적 용어로서 서술하는 것은 단지 편의 때문이 아니라 실재의 적절한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합리주의적·기계론적 형이상학은 단지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뿐 아니라 초기의 과학적 원자론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변적 원자라는 기계론적 견해의 최대 약점은 원자를 넘어서 실험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다는 데 있다. 그리고 사실상 이러한 약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거부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데모크리토스는 변화하지 않는 원자를 가정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자론의 실재론적 측면이 아니라 기계론적 형이상학을 비판한다.

한편 이 실재론적 측면에 대한 공격은 18세기의 위대한 인식론자 이마누엘 칸트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19세기 과학자들은 실재론적 주장에 대한 칸트의 비판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미 나름대로 작업하기 시작했고 더이상 철학의 문제들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과학은 안으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파동설과 입자설이라는 2가지 고전적 모델의 상관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위기에서 과학자들은 전제를 재검토해야 했다.

고대 그리스 원자론과 현대 과학적 원자론

그리스 원자론과 현대 원자론을 비교할 때 명심해야 할 점은 그리스 사상에서는 철학과 과학이 통일을 이루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스 원자론은 자연의 변화와 다수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와 특정한 현상에 대해 과학적 설명을 제공하려는 욕구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 원자론과 현대 과학적 원자론을 단지 과학적 내용에만 기초해서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것은 그리스 원자론의 주된 가치를 과소평가하게 될 것이며 과학적 원자론의 철학적 부적합성을 시사할 수도 있다.

한편 과학적 원자론의 발전 덕분에 엄격한 원자론과 다른 형태의 원자론을 분열시킨 여러 철학 문제가 해명되었다. 예를 들면 전체와 부분의 관계, 궁극적 입자의 상대적 성격, 인식론의 근본문제 등에 관한 통찰이 깊어졌다.

평가

원자론의 성공은 복합체를 고정된 입자나 단위의 덩어리로서 고찰하는 원자론적 사고틀의 가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원자론의 역사는 이러한 관념이 본래부터 갖는 절대주의의 위험성 또한 보여준다. 역사는 이러한 절대주의를 교정해왔다. 즉 단위 요소(예를 들어 원자)들은 해당 복합체와 연관해서만 궁극적인 것으로 생각되어야 하며, 또 오직 '병렬'만이 요소들이 한덩어리로 결합하는 유일한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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