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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생애와 활동

유력한 의류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리딩 그래머 스쿨(Reading Grammar School)을 다닌 뒤 옥스퍼드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서 공부했고, 50세까지 성공적이기는 하지만 평범한 학자 겸 성직자 생활을 했다.

젊은 시절 랜슬롯 앤드루스라는 교부학자를 따르는 소규모의 성직자 단체에 가입했는데 랜슬롯 앤드루스는 청교도에 반대하여 '보이는 교회'(visible church)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참된 내면적 예배를 위해서는 외적인 통일성, 질서, 의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608년 로체스터의 주교 리처드 닐을 섬기며 일했고, 그의 도움으로 성직자로서 연속 승진했다.

1611년 궁정사제가 되었고, 점차 왕 제임스 1세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는 오랫동안 나중에 링컨의 주교와 요크의 대주교가 된 존 윌리엄스와 대립했는데 버킹엄의 공작 찰스의 총애를 받아 승진하려고 경쟁했기 때문이었다. 로드는 버킹엄 공작의 전속사제로서 신임을 얻었고, 교회 정책결정과 성직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1627년에는 추밀원 회원을 지냈고, 1년 뒤에는 런던 주교가 되었다.

1611년 옥스퍼드 세인트 존스 칼리지 학장, 1629년 옥스퍼드대학교 명예총장이 되는 등 옥스퍼드에 오래 머무는 동안 새 교칙, 새 자금, 새 건물들을 세워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질을 높임으로써 학문의 중심지 및 자기 신앙을 위한 훈련 거점으로 삼았다.

1633년 조지 애버트가 죽은 뒤 캔터베리 대주교가 되었으나, 그 전에 이미 왕의 이름으로 공포해온 훈령들, 국왕대권법원인 성실청과 고등종교법원에서 벌인 왕성한 활동을 통해 전국에 권위를 행사했다.

청교도 박해

로드는 1634~37년 모든 교구를 방문하면서(윌리엄스의 강한 저항을 받은 뒤 링컨 교구도 방문했음) 영국국교회가 안고 있는 결함들과 청교도의 힘을 파악한 뒤 몇 차례에 걸쳐 대주교 자격으로 치유를 위한 세부지침을 내렸다(청교도주의). 그는 청교도들이 목회의 필수적인 사역으로 여기는 설교를 신앙상 '차이'의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차단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런던에서 청교도 설교자들에게 가한 공격은 십일조를 매수하는 시(市) 조직이자 청교도 성직자를 돕기 위한 교회후원조직인 '교회재산 관리단'을 해산시키는 데서 절정에 달했다. 또한 청교도가 쓴 글이면 어떤 것도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알렉산더 레이턴과 윌리엄 프린 같은 유명한 청교도 전도자들을 불구자로 만들어 옥에 가두었다.

이렇게 청교도를 배척하고 청교도의 힘과 장점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사실상 경건생활을 추구하고 철저하게 정직을 고집하며, 부패와 사치를 혐오하는 등 청교도와 매우 비슷했고, 이로써 비능률, 성직겸임, 부재지주 제도, 게으름 등을 많이 몰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성직자들과 교구의 가난을 극복하고, 교회가 땅을 소유하여 강력한 힘을 행사하도록 하려고 노력했으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로드는 교회권력을 국가권력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왕권과 교권 간의 대립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일로 여겼으며, 이로써 찰스 1세 때는 두 세력이 동시에 커졌다. 관직을 갖고 있지 않았으나 추밀원 의원 직위와 왕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고(故)모라 부인'의 첫 화신(化身)으로 간주되었던 재무장관 리처드 웨스턴과, 후에는 다른 장관들을 공격했다. 또한 추밀원과 법원을 통해서 사회정책을 적용함으로써 정치에 가장 직접적이고도 효과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또 혹독한 지주들과 부패한 관리들을 공격했고, 국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 맞서서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했다.

이 모든 일에 항상 그를 도운 사람은 1633년 이후 아일랜드 상원의원을 지낸 토머스 웬트워스(뒤의 스트래퍼드 백작)였다. 로드와 웬트워스는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서 '탄압정책'(그들의 엄격한 정책에 이런 이름이 붙음)을 확립하기 위한 공동 투쟁에 대해서 솔직한 의견을 나누었다. 배스트위크와 버튼 같은 급진파 청교도들과 함께, 프린에 대한 후속 재판은 오히려 청교도들에게 엄청난 대중적 지지를 얻게 해 주었다. 게다가 찰스가 의회의 허락없이 징수한 세금 가운데 가장 지탄을 받은 '선박세'를 더 많이 요구하자 귀족계급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찰스와 로드는 스코틀랜드에 성공회 예배식을 강요하다가 강력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영국군이 북쪽으로 파견되었고, 이로써 1639년에 '주교전쟁'(Bishops' Wars)이 시작되었다.

재판과 처형

1640년 봄, 11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가 열렸고, 성직자 모임인 성의회도 함께 열려 로드가 세운 교회 원칙들을 새 교회법으로 제정했다.

새 교회법에는 규정된 의식들을 적절하고 편의에 맞게 준수하면 되는 것이며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씌어 있었다. 그러나 이로써 로드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은 더욱 커져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으며 각종 탄원서가 제출되었고 전단들이 뿌려졌다. 12월에 로드는 공식적으로 대역죄로 고소당해 런던 탑에 감금되었다. 프린이 열정적으로 주도한 그의 재판은 내전이 한창 진행중이던 1644년에야 시작되었다.

스트래퍼드의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하원에서 법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없게 되자 로드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했으며, 상원도 이 판결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1645년 1월 10일 로드 대주교는 참수형을 당했다.

1840년대에 일어난 영국 고교회파 개혁운동인 옥스퍼드 운동은 로드를 종교지도자로 명예회복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19세기로 들어서면서 내전 역사가 새뮤얼 로슨 가드너는 로드가 유능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강조하고, 그가 시행했던 권위주의적 정책들을 '불운'으로 간주했다.

20세기에 들어서 유명한 영국 역사가 H. R. 트레버 로퍼는 로드가 편협한 방법들을 쓰기는 했지만, 그의 사회정책은 '종교교리라는 적절하고 흡수성 좋은 니스로 칠해놓은' 포괄적인 이상론이었다고 평가했다. 로드는 실패했고,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았다. 그러나 한 가지 일관된 목적에 온 힘을 다하고, 동료나 적에게서 위선·타협·부패를 발견했을 때는 계층을 가리지 않고 비판했던 점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존경할 만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