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제임스 1세 통치 말년과 찰스 1세 통치 초기에 왕의 총애를 받으며 사실상 영국을 다스렸다.

그는 전혀 인기가 없었으며 공격적이고 일관성없는 외교정책을 폄으로써 왕당파와 의회파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켰고 결국 내란으로 치닫게 했다.

그의 아버지는 기사이면서 레스터셔 주 장관이었다. 1614년 8월에 제임스 1세를 알현한 매력적이고 잘생긴 버킹엄은 곧 스코틀랜드 출신의 서머싯 백작 로버트 카를 밀어내고 국왕의 총애를 독차지하게 되었다. 1616년 왕의 수레와 말을 관리하는 거마 관리관이 되었고, 1617년에는 버킹엄 백작이 되었으며 1619년에는 해군사령장관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친척들을 부유하게 만들고 승진시키며 다른 상류층 사람들을 왕의 총애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버킹엄은 제임스 1세의 아들인 찰스 왕자(나중에 찰스 1세)와 스페인 공주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1623년 찰스 왕자와 함께 마드리드를 방문했는데, 이는 그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첫번째 활동이었다. 버킹엄은 스페인과 동맹을 맺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스페인의 영향력을 이용해 제임스의 사위인 프리드리히 5세에게 신성 로마 제국의 선제후령인 팔츠 영토를 되찾아주고 싶어했다.

그러나 찰스 왕자와 스페인 공주의 혼담이 깨진 것은 버킹엄(당시는 공작)의 오만한 탓이기도 했다. 런던에 돌아온 그는 의회의 지원을 얻어 스페인과 전쟁을 시작하도록 제임스에게 압력을 가했다. 제임스는 이미 그에게 공작의 작위를 주었는데(1623. 5. 18), 1572년 노퍽 공작이 처형된 이후 영국에서 공작이 된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

1625년 3월에 찰스가 왕위에 오른 뒤로 버킹엄의 통치는 잇따른 재난을 일으켰다.

그는 찰스와 가톨릭교도인 프랑스 공주 앙리에트 마리의 결혼을 성사시켰지만 이 결혼은 영국-프랑스 동맹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가톨릭교도가 영국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의회의 분노를 샀다. 게다가 버킹엄이 1625년 10월에 스페인 항구 카디스를 공격하기 위해 보낸 대규모 육해군 원정대는 조직과 장비가 형편없어 도시를 공격해보기도 전에 무너졌다. 이 일로 1626년 5월 그에 대한 탄핵결의안이 의회에 제출되자 찰스 1세는 버킹엄을 구하기 위해 6월 의회를 해산했다.

그후 버킹엄 사건은 왕립형사재판소인 성실법원(Star Chamber)에 회부되었고 심리 결과, 당연히 그에 대한 고발은 기각되었다.

한편 영국은 프랑스와의 전쟁을 향해 떠밀려가고 있었다. 1627년 6월 버킹엄은 프랑스 정부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위그노(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의 본거지인 라로셸 항을 구하기 위해 몸소 8,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달려갔다. 4개월 동안 계속된 원정에서 버킹엄은 용기, 그리고 작전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었지만 4개월 뒤에는 만신창이가 된 원정대를 이끌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1628년에 소집된 의회는 버킹엄을 해임하도록 찰스에게 강요했으나 친구에 대한 국왕의 의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8월 17일에 버킹엄은 또다른 라로셸 원정대를 조직하기 위해 포츠머스에 도착했으나 5일 뒤 원정에 참가했던 해군대위 존 펠턴에 의해 살해당했다. 펠턴은 버킹엄을 죽이는 것이 곧 하원에서 주장하는 원칙을 지지하는 길이라는 엉뚱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버킹엄이 죽었다는 소식에 런던 시민들은 환호했다(위그노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