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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방비곡

다른 표기 언어 僧房悲曲
요약 테이블
시대 근대
저작자 최독견(1901~1970)
크기 12.5×18.5(cm)
간행/발행 신구서림, 1929.
면수/쪽수 390면

최독견(崔獨鵑)은 황해도 신천 출생으로, 본명은 상덕(象德)이며 필명은 구월산인(九月山人), 독고성(獨孤聲)이다. 1921년 중국 상해 혜령전문학원(惠靈專門學院) 중문과를 졸업하고 《상해일일신문(上海日日新聞)》 기자를 거쳐 《중외일보(中外日報)》 학예부장을 역임했다. 1925년 《신민》에 단편 「정화」를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한다. 1935년 상설 극장인 동양극장이 개설되었을 때 전속작가 겸 지배인이 되었는데, 이때 동양극장은 신파극을 주로 공연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최독견이 쓴 『승방비곡』도 극으로 각색되어 동양극장의 대표적인 공연작 중 하나가 되었다. 그 밖에 이광수 원작을 박진과 공동 각색한 「단종애사」, 자작희곡 「여인애사」 등이 동양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연극협회 이사(1940년)를 역임하였으며, 박진(朴珍) ・ 이서구(李瑞求) 등과 신극단 청춘좌(青春座) ・ 호화선(豪華船) 등을 조직하였다.

종전 후 소군정 지역에서 조만식의 조선민주당 기관지 《황해민보》 발행에 참여했다가 반동으로 지목되자, 1947년에 미군정 지역으로 월남했다. 이후 《대구매일신문》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연합신문》 주필 겸 편집국장, 《세계일보》 주필 겸 편집국장 등을 지냈고, 한국전쟁 중에는 종군작가단 단장으로 참전했다.

『승방비곡』은 1927년 5월 10일부터 9월 11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어 많은 애독자를 얻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된 영화 소설이다. 동경 유학생 출신의 신여성과 두 남성의 삼각관계를 다룬 연애소설로서 권선징악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

승방비곡 표지, 초판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 국립중앙도서관 | 저작권자의 허가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품은 동경 유학을 끝내고 고향으로 가는 경부선 상행열차에서 세 사람이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은숙은 안온한 가정의 외동딸로서, 동경음악학교를 마치고 이화학당에서 교편을 잡는다. 필수는 지주의 외아들로서, 조강지처가 있지만 은숙을 쫓아 동경 유학을 갔다가 그녀의 귀향길에 맞추어 같은 열차를 탄다. 영일은 절에 버려진 고아이며, 운외사(雲外寺)의 해암선사 슬하에서 자라나 동경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다. 은숙과 영일은 금강산에서 재회하여 함께 유람하는 등 서로 사랑이 깊어 간다.

필수는 은숙에게 접근하기 위해 두 가지 계략을 꾸민다. 부모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은숙의 아버지가 설립한 사학에 경비를 조달하는가 하면, 은숙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람을 동원해 은숙을 납치한 후 자신이 구출해 준다. 필수의 계략에도 불구하고, 은숙과 영일은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데 종국에는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른다. 결혼식 날 반전이 일어난다. 은숙의 어머니는 영일이 자신의 아들임을 밝히는 유서를 남김으로써 결혼식은 중도에 취소된다. 영일은 은숙의 어머니와 운외사 해암선사 사이에 태어났던 것이다. 청춘 남녀의 연애담 못지않게, 필수와 그의 아버지의 정욕과 악덕을 자세히 묘사했다.

이 작품은 1920년대 대표적인 대중소설로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주인공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는 곳이 금강산이다. 은숙은 이화학당의 학생들을 인솔하여 금강산에 왔으나, 다리를 삐는 바람에 암자에서 치료를 받다가 영일을 만난다. 당시 탐승지로서 금강산의 의의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녀의 사랑이 시작되는 연애 공간의 특이성을 엿볼 수 있다.

둘째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추리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청춘 남녀가 온갖 장애를 극복하여 사랑을 성사하기에 이르렀지만, 두 사람이 남매임이 드러나면서 비극으로 끝난다. 셋째 인간의 삶을 ‘운명’에 맡김으로써 주체의 의지보다 우연성과 필연성에 의지하도록 만들었다. 넷째, 악한 필수의 삶을 파멸로 몰고 감으로써 권선징악의 공식을 실현해 보였다. 이 외에도 작가는 수도승인 영일이 파계하여 세속의 삶을 사는 것을 경계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수도승을 사랑하는 여성 은숙의 상황을 매우 비극적으로 보여 주는 데서 엿볼 수 있다.

『승방비곡』은 1929년 3월 25일 신구서림에서 초판 발행되었다. 책에는 표지 그림 외에도 맥고모를 쓴 신사의 뒷모습과 다소곳한 신여성 옆모습이 각각 그려져 있다. 이어 “독견과 그 작품”이라는 제목으로 최서해의 추천사가 있다.

최서해는 작품의 특징 외에도 다음과 같이 최독견의 외관을 묘사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개인 봄하늘에 별가티 반이는 맑고도 다정한 눈알, 웃둑한 코알애 女性답게 조그마한 붉은 잆술은 좁읏한 이마와 잘 어울려서 어듸로 보든지 才華가 한자른 才士로 보인다.” 단행본 발간 이후 경성방송국(JODK)에서 변사의 해설과 배우의 연기가 함께하는 ‘영화극’으로 공연되었다.(안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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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강현구, 「최독견의 『승방비곡』에 나타난 영화의 영향」, 『한국문예비평연구』 4권,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1999.
  • ・ 강현구, 「최독견의 장편 소설 연구」, 『국어교육』 제116호, 한국어교육학회, 2005.
  • ・ 이주라, 『1910~1920년대 대중문학론의 전개와 대중소설의 형성』, 고려대박사논문, 2011.
  • ・ 채호석, 「대중소설 혹은 근대소설 : 1920년대 최독견 장편 소설의 의미」,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제16집, 한국문학이론과 비평학회, 2002.

출처

한국 근대문학 해제집 Ⅰ - 단행본
한국 근대문학 해제집 Ⅰ - 단행본 도서 소개

이 자료집은 근대문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자문위원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선정된 근대문학 단행본 120종에 대한 전문적은 해제외 표지 및 판권지 사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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