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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근대
저작자 나도향(1902~1927)
간행/발행 조선도서주식회사, 1923.

나도향(羅稻香)의 본명은 나경손(羅慶孫)이며 호는 도향(稻香), 나빈(羅彬)이다. 서울 출생으로 배제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젊은이의 시절」, 「별을 안거든 우지나 말 걸」 등을 《백조》에 발표하며 동인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낭만주의적인 정조 속에서 예술에 대한 동경을 드러낸 이들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첫 장편 『환희』를 연재하여 현실성 너머의 서사를 구축하였다.

그러나 「춘성」, 「여이발사」 등을 통해 그러한 낭만적 지향을 풍자한 뒤, 궁핍한 현실을 작품에 끌어들이는 새로운 경향을 보였다. 「전차차장의 일기 몇 절」, 「벙어리 삼룡」, 「물레방아」, 「지형근」, 「화염에 싸인 원한」 등이 그러한 작품이다. 26세에 요절할 때까지 겨우 5년여에 불과하지만 그의 소설 세계는 1920년대 초기에서 중기에 이르는 소설계의 변화를 잘 드러내 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환희』는 나도향이 《동아일보》 1922년 11월 21일에서 1923년 3월 21일까지 연재한 장편소설이다. 『환희』는 ‘선용-혜숙-백우영’과 ‘영철-설화-백우영’으로 이루어지는 두 개의 삼각관계를 통해 우연으로 점철된 시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들의 ‘환희(幻戱)’와도 같은 삶을 제시하고 있다. 사랑을 성취하지 못하고 실의에 빠지거나 끝내 죽음에 이르는 인물들의 운명을 통해, 이룰 수 없고 왜곡될 수밖에 없는 낭만적 사랑의 현실적인 전개를 보이는 것이다.

이 소설의 긍정적인 인물들은 ‘참된 사랑’을 갈구하고 ‘내적 행복’을 지향한다. 사랑에 대한 이들의 바람은 그 자체가 목적인 듯이 설정되어 있어서 낭만적 동경에 해당한다 할 만한데, 이는 『환희』가 1920년대 초기의 낭만주의적, 이상주의적인 소설계와 공유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강렬한 동경을 갖고는 있지만 이들은 그러한 사랑을 실현하기에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역경을 헤쳐 나아갈 실천적인 의지 또한 결여되어 있다. 그 결과 선용과 혜숙, 영철과 설화의 사랑은 운명인 것처럼 분식되는 우연적인 사건들이나 주변 인물의 개입에 의해 쉽게 파탄을 맞이한다.

더 나아가 여주인공 둘은 각각 자살에까지 이른다. 이는 서정소설적인 특성을 띨 정도로 현실성이 무시된 것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의도에 따른 것이다. 개인의 내면 차원에서 절실하되 실제 세계에서는 허망하고 덧없이 스러지는 낭만적 사랑을 드러내기 위하여, 의지박약한 인물들을 내세운 결과라 하겠다.

『환희』는 1923년 조선도서주식회사에서 초판이 발행되었다. 표지를 보면 아치형 문 문양의 틀을 붉은 바탕으로 하여 가운데에 세로로 제목을 넣고 우측에 ‘稻香 作’이라 하여 저자를 밝혔다. 문양 하단에는 그림을 넣어, 중앙에 화병을 그 우측에는 흉부까지 드러난 여인의 나신을 배치하고 하늘 배경에는 날아가는 화살 세 촉을 그렸다. 주인공들의 삼각관계를 상징하는 그림이라 할 만하다. 문양 아래 표지 하단에 출판사를 명기하고 있다.(박상준)

환희 표지, 초판

삼성출판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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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박상준,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신경향파』, 소명출판, 2000.
  • ・ 윤병노, 『현대 작가론』, 선명문화사, 1974.
  • ・ 채훈, 『1920년대 한국작가연구』, 일지사, 1976.
  • ・ 최원식, 『민족문학의 논리』, 창작과비평사, 1982.

출처

한국 근대문학 해제집 Ⅰ - 단행본
한국 근대문학 해제집 Ⅰ - 단행본 도서 소개

이 자료집은 근대문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자문위원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선정된 근대문학 단행본 120종에 대한 전문적은 해제외 표지 및 판권지 사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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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환희한국 근대문학 해제집 Ⅰ - 단행본,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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