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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세련된 귀족들의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 애프터눈 티와 달리 하이 티(high tea)는 노동자 및 하층 계급에서 널리 퍼진 또 다른 관습이다. 이 또한 정확히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어쨌든 이를 위한 두 가지 조건은 노동자와 하층 계급에서도 차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을 만큼 차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과 농업시대에서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어 공장으로 출퇴근하는 삶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상류층이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소위 애프터눈 티 시간을 갖고 늦은 저녁에 저녁식사를 했다면, 노동자들에게 애프터눈 티를 위한 시간은 따로 없었다. 그러니 광산이나 공장에서 일을 마칠 무렵에는 배가 몹시 고팠을 것이고, 그들에게 집에 와서 차와 함께 배부른 저녁을 먹는 것이야말로 아주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이 티라는 이름도 이들이 식사하는 부엌에 있는 높은 식탁과 의자에서 나온 말이다. 애프터눈 티를 마시는 귀족들의 낮은 탁자와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아마도 좋은 품질의 차는 아니었겠지만 진하게 우려 설탕과 우유를 넣은 차는 실질적으로 허기를 달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심리적으로도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애프터눈 티가 비록 귀족 계층에서 시작되었지만 일반 서민층으로 확산된 것처럼, 하이 티 또한 노동자 계층의 식사였지만 모든 사회 계층에 받아들여졌다.

하이 티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손쉽게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인도와 실론으로부터 이전보다 훨씬 더값싼 홍차가 들어오고, 산업혁명으로 사회 시스템이 바뀌면서 홍차 음용이 확산되었다. 홍차의 나라 영국이라는 신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