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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상징과 거룩함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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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상징 이면에 있는 실재에 대해 어떤 체험이 이루어지든 그 체험은 거룩한 존재에 대한 체험이며, 그것은 본질상 종교개념에 속한다.

종교사 연구를 통해 상징이 인간에게 거룩한 존재의 실재와 주장을 전달하고 심어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는 주로 관계들의 체계, 즉 거룩한 존재와 인간이 주고받는 도전과 응답 체계이다. 상징적 표상을 사용해 거룩한 존재의 임재를 묘사하는 일은 극단적일 경우 상징물과 그 안에 상징된 영적 세력을 동일시하는 데까지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상징물은 거룩한 존재가 내재해 있는 대상물이다.

신성한 돌, 동물, 식물, 북(드럼), 토템 상(像), 조상(祖上)들의 상은 모두 거룩한 존재를 상징하고, 그 임재와 영험을 보증한다(토테미즘). 이런 상징물이 많이 생겼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각 상징물과 거룩한 존재를 동일시했음을 보여준다. 황소를 상징하는 그리스의 신 디오니소탈곡기스, 곡식 이삭을 상징하는 그리스의 여신 데메테르, 돌을 상징하는 로마의 신 주피터, 식물을 상징하는 시리아의 신 탐무즈 아도니스, 매를 상징하는 이집트의 신 호루스는 모두 자연물과 동일시한 신의 상징물인 듯하다.

거룩한 존재는 스스로를 시간과 공간에 나타낸다(신성한 기간). 따라서 시간과 공간 자체는 거룩한 존재의 투명한 상징이 된다. 어떤 장소(성소, 작은 숲, 신전, 교회, 그밖의 예배장소)를 거룩한 영역으로 구별하는 것도 상징행위이다(성지). 이런 영역을 구분하는 말뚝·팻말·기둥 같은 상징물들에도 거룩한 상징적 의미가 부여되며, 그 의미들은 각 상징물에 새겨져 있는 독특한 도안들로 식별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종교 건물의 도면, 건물 방향, 담장, 지붕, 아치 들은 모두 거룩한 존재를 상징하는 데 쓰였다. 영국의 스톤헨지(둥글게 둘러서 있는 거석들), 유럽의 거석들,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중국, 멕시코의 신전과 성소 같은 선사시대 예배장소들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거룩한 장소는 우주와 그 구도를 반영하며 우주의 거룩함을 지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스도교 교회의 (반구형 지붕)은 하늘을 상징하며, 예루살렘 성전 지성소(至聖所)는 야훼를 상징하고, 신사의 신전은 신을 상징하며, 이슬람교 사원의 기도소는 알라의 임재를 상징한다. 경내에서는 신을 벗어야 하며(예를 들면 일본의 신사), 성소에 들어가기 전에 손발을 씻어야 한다.

폐쇄된 신사에서 목상을 집으로 옮겨놓으면 거룩한 존재가 그 가정에 임재한다. 거룩한 존재의 투명한 상징인 시간은 종교력과 주요절기들, 즉 정월 초하루(고대 근동의 종교들), 파종 및 추수기, 춘분·추분·하지·동지 등의 주기로 나타낼 수 있다(신성한 달력). 또는 상징과 그림으로 시간의 지남을 표현할 수 있다.

우주·신화·예배의 시간과 운명도 상징으로 묘사한다. 예를 들어 불교에서는 인간 행위에 따르는 인과응보라는 사슬과 윤회가 굶주린 괴물이 발톱으로 움켜쥐고 있는 삶의 바퀴(바바 카크라)라는 상징으로 표현한다. 그리스·로마 시대 말기와 고대 페르시아에 있었던 아이온(시간)의 상징물들 가운데는 뱀에 휘감긴 채 구체(球體) 위에 붙어 있는 날개 달린 사자머리가 있다.

시간 자체, 시간 과정, 구분, 절기들은 거룩한 존재를 암시하기도 하고 전달 및 중재하기도 한다.

제의적 도구들도 거룩한 존재를 암시하거나 그에게 안내할 수 있다. 성화(聖畵)와 종교상징물(예를 들면 그리스도교의 십자가나 일본 신도의 거울)뿐 아니라 불·촛불·등불·성물함·전례서·의복·장신구 등도 거룩한 존재를 암시하는 것들이다.

전례 복장과 가면에는 그것을 입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속에서 벗어나게 하고, 거룩한 존재가 거하는 영역에 적합하게 만드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 복장들은 북극지방 샤먼(영매 능력이 있는 주술의)이 입는 복장처럼 상징들로 가득할 수도 있다. 이것들은 그 옷을 입는 사람의 기능과 그가 거룩한 존재 및 속세와 맺고 있는 관계를 암시하는 상징들이다. 이런 복장들은 세속 군주의 복장이나 의식용 궁중 복장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다. 일본의 신도, 로마 가톨릭 교회, 그리고 동방정교회에서 그런 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복장들은 엄숙함과 위엄에 걸맞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서방 그리스도교에서 전례 복장은 매우 구체적인 상징을 지닌다. 알브(장백의)는 성결한 마음을, 영대는 불멸의 옷을, 제의(성찬식 때 입는 겉옷)는 그리스도의 멍에를 상징한다. 동방 그리스도교의 전례 복장도 비슷한 상징을 지닌다. 자이나교와 불교에서는 입문식 때 새로운 삶으로 들어간다는 상징으로 승려복을 입는다.

자이나교에서는 이 의식이 결혼식과 비슷하다. 승려복을 받는 일이 '사두'(승려)가 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다(수도원제도). 자이나교 슈베탐바라 분파의 승려들은 수도 생활에서 5가지 덕목의 상징으로 5가지 물건(예를 들면 조가비)을 지닌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흰 세례복이 거듭남·새생명·무죄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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