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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

Georges Pierre Seur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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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1859년 12월 02일
사망 1891년 03월 29일
국적 프랑스
대표작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등

19세기 신인상주의의 창시자로 색채의 표현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며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했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는 19세기 신인상주의의 창시자로, 색채와 빛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점묘법이라는 회화 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켰다. 그는 인상파의 색채 원리를 ‘과학자다운 태도로’ 체계화했으며, 인상주의자들이 무시한 화면의 조형적 질서를 재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쇠라는 1859년 12월 2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법원 집달관으로, 부유한 부르주아 계층이었다. 그가 태어났을 때 44세였던 아버지는 그가 4살 무렵 은퇴하여 파리 근교 랭시의 별장에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다 이따금 집으로 돌아왔으며, 쇠라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어머니, 동생들과 살았다. 그는 8세 때부터 그림에 관심을 두었고, 9세 때 아마추어 화가였던 외삼촌에게 그림의 기초를 배웠다. 16세 때 조각가인 쥐스탱 르키앙에게 본격적으로 그림 수업을 받았으며, 19세 때 에콜 데 보자르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앵그르의 제자인 레만에게 사사했는데, 그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은 레만의 교육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본 한 권의 책이었다.

바로 제네바 출신의 화가 쉬페르빌이 쓴 이론서 《절대적인 미술 기호들에 관한 평론》이었다. 이 책을 읽고 쇠라는 미술에 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에 강한 흥미를 느꼈고, 이후 화학자 슈브뢸이 쓴 《색채의 동시 대비 법칙에 관하여》, 물리학자 루드가 쓴 《현대 색채론》 등을 공부했다. 쇠라는 1881년 들라크루아 작품의 색채 대비와 보색 관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글을 발표하기까지 한다.

1879년, 그는 제4회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드가, 모네, 피사로의 작품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으며, 인상주의 화풍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해 그는 군대에 지원하여 약 1년간 북부 지방의 항구 도시 브레스트에서 복무했다.

이듬해 군 복무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온 그는 작업실을 빌려 색채 연구에 열중하는 한편, 바르비종파의 그림에 영향을 받은 아망 장과 함께 시골 풍경을 다룬 유화 습작들을 그렸다. 1884년, 그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창작에 적용한 최초의 작품을 완성했다.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가 그 작품이다. 그랑 자트 섬과 아스니에르는 파리 시민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즐겨 찾던 교외 지역으로, 쇠라가 친구인 아망 장과 종종 놀러가던 곳이었다. 아스니에르에서 여가를 즐기는 노동자들을 그린 이 작품은 인상주의 기법을 기반으로 하되, 색채와 시각에 관한 연구를 하나의 기법으로 발전시켜 적용한 것이다.

즉 색채를 팔레트에서 섞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색채들로 작은 점을 찍어 화면 위에서 색채가 혼합되어 보이게 한 기법이었다. 이로 인해 팔레트나 캔버스에서 색을 직접 혼합했을 때 색채가 탁해지는 것이 방지되고, 화면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쇠라는 이 기법을 색채를 섞지 않고 분할해 칠한다는 의미로 디비조니슴(Divisionnisme, 분할주의), 혹은 직접 물감을 혼합하는 것과 달리 광학적 색채 혼합이라는 의미에서 ‘색채 광선주의(Chromo-luminarism)’라고 일컬었다.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런던 내셔널 갤러리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은 살롱전에서 낙선했으나, 그해 5월에 열린 앵데팡당전에 전시되면서 천재 화가의 출현을 알렸다. 이 작품을 보고 비평가 펠릭스 페네옹은 “캔버스 위에 따로 분리되어 있는 색점들이 망막 속에서 재구성된다.”라고 말하면서,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 그림을 그린 인상주의자와 이론을 바탕으로 한 쇠라의 체계적인 색채 실험을 구분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쇠라의 작품에 대해 ‘신인상주의’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한 페네옹은 쇠라의 기법을 점묘법이라고 했는데, 이 용어는 쇠라가 선호한 분할주의보다 훨씬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폴 시냐크, 카미유 피사로 등의 화가와 상징주의 시인 에밀 베르하렌 등도 쇠라에게 엄청난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점묘법을 전면적으로 사용한 본격적인 작품은 1886년경 완성한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이다. 쇠라는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를 그릴 때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약 2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수많은 예비 습작을 했고, 유화로 완성한 이후에도 여러 번 손질을 가했다. 일요일 오후 여가를 즐기러 나온 파리 시민들의 모습을 정밀하게 표현된 이 작품에서 쇠라는 보색 관계에 있는 작은 점들을 수없이 찍어 점묘 기법을 완성시켰다. 이 작품은 순수색의 분할과 그로 인한 색채 대비가 확립된 작품으로 ‘신인상주의의 선언문’이라고 불린다. 이 작품은 저명한 화상 뒤랑 뤼엘의 주도로 뉴욕에서 열린 인상파 전시회에 출품되었고, 이후 파리에서 열린 마지막 인상파 전시회를 비롯해 브뤼셀에서 열린 20인 그룹전 등에 전시되면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1886년 여름, 쇠라는 옹플뢰르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옹플뢰르 항구〉, 〈옹플뢰르의 저녁〉, 〈옹플뢰르의 등대〉 등을 그렸는데, 이때까지도 자신의 색채 분할주의를 엄격히 적용했다. 그해 가을에는 새로 작업실을 얻어 〈포즈를 취한 여인들〉에 들어갈 다양한 포즈를 취한 여인들의 누드를 습작했다.

〈포즈를 취한 여인들〉

필라델피아 반즈 재단 미술관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무렵 쇠라의 작품에 찬사를 마지않은 비평가 펠릭스 페네옹은 〈라 보그〉 지에 쇠라의 색채 실험을 소개하면서 미술 이론가인 샤를 앙리와 쇠라의 만남을 주선했다. 샤를 앙리는 선과 색의 표현 관계를 분석한 《과학적 미학 입문》이라는 저술을 발표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서로의 이론을 나누었고, 쇠라는 앙리의 이론을 바탕으로 선의 특성과 역할에 대해 숙고했다. 그리고 1888년 앙리의 이론을 적용한 〈서커스 사이드 쇼〉를 그렸다. 그리고 그해 연작으로 〈서커스 사이드 쇼〉, 〈포즈를 취한 여인들〉(이 작품들은 이전 습작인 〈서 있는 포즈의 여인〉, 〈앉아 있는 모습의 포즈〉, 〈옆모습의 포즈〉 등과 연작으로 묶인다) 등을 앵데팡당전에 출품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서커스 사이드 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서커스 사이드 쇼〉 이후 그는 〈서커스〉, 〈샤위 춤〉 등을 발표하며 대중적인 오락을 소재로 다루었다. 이 작품들에서 그는 공중에 매달린 가스등의 불빛이 공간 안에 은은히 퍼지는 효과를 표현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 시기 그린 베생 항구와 그라블린 운하를 다룬 연작 회화들에서도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의 대기를 압축된 이미지로 표현했다.

쇠라는 회화적 이론과 기법에 대한 연구를 점차 발전시켰으나 1891년 3월 29일 새벽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 3월 26일 그는 미완성인 〈서커스〉를 비롯해 5점의 작품을 앵데팡당전에 전시하기로 하고, 그림 배치를 감독하다 독감과 후두염 증세를 보여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3일 만에 증세가 악화되어 33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그는 짧은 시간 활동했으며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지만, 미술사에 끼친 영향은 막대했다. 후대에 인상주의에 통합되어 다루어지며 폄하되기도 했으나, 인상파의 양식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면서 홀로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했다. 그의 과학적 이론과 기법은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물론, 입체파, 미래파 등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잔과 함께 20세기 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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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집필자 소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미술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많은 작품을 직접 만나기 위해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다녔다. 해외 미술 서적들을 국내에 번역해 소개하..펼쳐보기

출처

미술사를 움직인 100인
미술사를 움직인 100인 | 저자김영은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100인의 예술가를 소개한다. 회화, 판화, 조각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역사와 예술의 관계의 흐름을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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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13세기∼현대) 창조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화가, 조토 디 본도네 미술에서 르네상스 미술로의 전환, 마사초 이탈리아 미술에 혁신을 불러오다, 도나텔로 그리스도의 소명을 회화로 표현하다, 프라 안젤리코 플랑드르 회화를 확립한 선구자, 얀 반 에이크 종교화에 인간의 감정을 불어넣다,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 회화에 수학적 기법을 입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일본 산수화를 집대성하다, 셋슈 도요 이탈리아 베네치아 화파의 창시자, 조반니 벨리니 성스러운 괴물, 산드로 보티첼리 악마의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르네상스의 정신을 구현한 전인, 알브레히트 뒤러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풍경화로 미술에 혁신을 일으키다, 조르조네 베네치아 미술계의 거장, 베첼리오 티치아노 서양 미술사의 고전적 규범, 라파엘로 산치오 독일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초상화가, 소 홀바인(한스 홀바인) 강렬하고 역동적인 작품 세계, 틴토레토 농민의 화가, 대 피터르 브뤼헐 강렬하고 독창적인 개성의 발로, 엘 그레코 중국화의 계보를 정리하다, 동기창 바로크 회화를 완성하다, 안니발레 카라치 관념적인 화풍을 파괴한 혁신가, 카라바조 절제된 고전적 전통과 대비되는 격렬함, 페테르 파울 루벤스 웃음의 화가, 프란스 할스 프랑스 근대 회화의 시조, 니콜라 푸생 진정한 리얼리티를 구현한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 빛과 어둠의 마술사, 렘브란트 문인화에 독창적인 양식을 결합하다, 팔대산인 우아하고 섬세한 필치로 빛을 그리다, 요하네스 베르메르 상류사회의 일상을 화폭에 옮기다, 장 앙투안 와토 다채로운 프레스코 천장화를 선보이다,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 나의 회화는 나의 무대, 윌리엄 호가스 일상의 사물을 신비롭게 표현한 화가,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가장 영국적이고 독창적인 화가, 토머스 게인즈버러 사랑을 노래한 로코코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근대 회화의 아버지, 자크 루이 다비드 전쟁의 참상을 화폭에 담다,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강렬하고 화려한 우키요에의 대가, 가쓰시카 호쿠사이 화필을 든 신비주의자,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풍경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신고전주의의 선구자,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사회적 리얼리스트, 테오도르 제리코 자연과 교감하며 풍경을 담은 화가,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회화의 대표, 외젠 들라크루아 현실을 직시한 사실주의의 혁명, 귀스타브 쿠르베 농민의 일상을 대변한 바르비종파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 현대적인 디자인의 시작, 윌리엄 모리스 인상주의의 아버지, 에두아르 마네 인상파를 창시한 수련의 화가, 클로드 모네 독자적인 노선의 인상파 화가, 에드가르 드가 근대 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 가장 위대한 근대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인생을 따뜻하게 바라본 아름다운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관습을 무시한 천진난만한 화가, 앙리 루소 원시로의 회귀를 주장한 회화계의 이단아, 폴 고갱 해바라기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20세기 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 예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인 아르누보의 대가, 알폰스 무하 황금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개성이 뚜렷한 자유로운 화가, 툴루즈 로트레크 작품에 내면을 드러낸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 미국 근대 사진의 개척자,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순수 추상화를 탄생시킨 미술사의 혁명, 바실리 칸딘스키 독일 프롤레타리아 회화의 선구자, 케테 콜비츠 야수파 운동을 주도한 20세기 회화의 혁명가, 앙리 마티스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구성된 기하학적 세상, 피에트 몬드리안 현대 추상 조각의 선구자, 콘스탄틴 브랑쿠시 꿈같은 이미지의 창조자, 파울 클레 20세기 미술을 지배한 천재, 파블로 피카소 몽마르트르의 보헤미안,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가장 멕시코적인 화가, 디에고 리베라 현대 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다, 마르셀 뒤샹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점과 선으로 내면의 환상을 표현한 소박한 거장, 호안 미로 철학자로 불린 화가, 르네 마그리트 실존의 고뇌를 표현한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천재, 살바도르 달리 고통스런 삶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화가, 프리다 칼로 일그러진 인간상을 끊임없이 탐구하다, 프랜시스 베이컨 미국 미술의 자존심, 잭슨 폴록 미술의 위계질서에 도전장을 던진 팝아트 작가, 로이 릭턴스타인 팝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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