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당나라가 멸망한 후 송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까지 약 반세기 동안 중원 지역에서는 후량·후당·후진·후한·후주의 다섯 왕조가 교체되면서 이어졌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중국 남부와 산서 일대에서는 주로 당나라 말기의 절도사들이 세운 오·남당·오월·민·초·남한·전촉·후촉·형남·북한의 10왕조가 존속하였는데 역사상 이를 ‘오대십국’이라 한다.

후량은 태조 주전충이 당나라를 멸망시키고 907년에 세운 나라로 후당의 창립자 이존욱에 의해 멸망당했고(923), 후당은 제4대 이종가 때 후진의 석경당에게 망하였다. 후진의 석경당은 거란족 요의 원조를 받아 나라를 세우고 그 대가로 요나라에 중국 북쪽의 연운 16주를 바쳤으며 신하의 예로 섬겼다. 그러나 제2대 출제(석중귀)가 요나라에 대한 굴욕적인 약속을 더 이상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신하의 예를 거절하자, 이에 노한 요나라는 군사를 보내 후진을 멸망시켰다(946).

이듬해 하동 절도사 유지원이 요나라의 수비병을 몰아내고 진양에서 후한을 세웠다. 유지원이 죽자 은제가 제위에 올랐으나 정권이 불안하여 후주의 태조 곽위에게 멸망당하고 후주는 세종을 거쳐 3대 공제 때인 960년 송(宋)의 태조 조광윤에게 멸망함으로써 오대는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한편 십국의 창시자들은 대부분이 절도사 출신 무장이었다. 이처럼 이 시대에는 무인의 세력이 강하여 구제도는 모두 파괴되고 예의와 질서도 존재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으로 백성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었으며, 가혹한 수탈까지 행해져 농민은 농토를 버리고 유랑민이 되었다.

지역적으로는 북부보다 남쪽이 평온하여 중원에서 난을 피해온 사람들이 많았고, 그 까닭에 비교적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다. 또한 강남 지방은 경제적으로도 크게 개발되고 상업 도시도 발달하였다.

후주의 세종이 즉위하면서부터는 통일의 기운이 일었고 그가 죽은 후 통일의 대업은 그의 부장 조광윤이 송나라를 세움으로써 이루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