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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2 당의 건국과 흥망
당태종의 고구려 원정
황태자 폐립 문제가 일단락된 이듬해인 정관 18년(644) 태종 이세민은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를 친정하기로 결심하였다. 당시 고구려에서는 권신 천개소문(泉蓋蘇文)각주1) 이 임금 영류왕을 시해한 다음 보장왕을 세우고 백제와 연합하여 신라에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자 신라에서는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원병을 요청해왔다.
“백제와 고구려가 연합하여 우리 신라에서 당나라에 공물을 바치는 길을 차단하고 당나라에 입조하는 것조차 방해하고 있습니다.”
태종은 천개소문의 시역의 죄를 문죄하겠다는 구실을 내세워 고구려 정벌을 결심하고 우선 낙양으로 거둥하였다.
그러자 재상 저수량(楮遂良)이 간하였다.
“수나라가 멸망한 것을 교훈으로 삼는다면 멀리 바다를 건너 고구려를 토벌하는 일은 중지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그러나 태종은 이 말을 듣지 않았다. 많은 중신들도 황제가 친히 정벌에 나서는 것은 중지하는 것이 좋다고 간하였으나 태종은 듣지 않았다.
정관 19년 태종은 낙양을 출발하여 하북에 이르러 전군에게 진군 명령을 내렸다. 태종은 요하를 건너 요동성을 공략 함락하고 그 옆에 있는 백암성(白巖城) 또한 함락하였다. 여세를 몰아 안사성(安史城, 安市城)을 공격하고, 안사성을 구원하러 오는 원군을 중도에서 대파하였으나 안사성의 수비는 예상 외로 견고하였다. 1년 가까이 계속되는 공방전에서 쌍방 간에 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전쟁은 교착 상태에 빠져들었다.
태종은 작전 회의를 소집하여 제장들의 의견을 물었다. 어떤 장수가 이렇게 제안하였다.
“오골성(烏骨城)을 함락하고 압록강을 건너 곧바로 고구려의 수도 평양을 점령한다면 다른 성은 싸우지 않고 항복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장수는 이를 반대하였다.
“천자께서 친정하는 싸움은 장수들이 출정하는 것과 달라 위험을 무릅쓰는 작전을 구사할 수는 없습니다.”
때마침 겨울이 되어 나뭇가지는 앙상하고 물은 꽁꽁 얼어붙어 당나라 병사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려 철수하지 않을 수 없는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태종은 할 수 없이 철수 명령을 내렸다.철수하는 도중 어떠한 적군보다도 더 무서운 악천후를 만나 많은 사상자를 내었다.
당나라측 기록에 의하면 이 원정에서 10개의 성과 7만 호를 빼앗고, 3번의 대회전에서 4만 명의 머리를 베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당나라측 피해는 전사자 3천(자치통감에는 7천), 군마는 10두 가운데 7, 8두를 잃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당태종의 제1차 고구려 원정은 완전 실패로 끝난 셈이었다.
태종은 철수하면서 이번의 원정을 몹시 후회하며 위징을 생각하였다.
“만약 위징이 살아 있었더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원정을 중지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사자를 보내 허물었던 위징의 묘비를 다시 세우고 그 유족들을 후대하도록 하였다.
그 후 고구려에서는 사죄사(謝罪使)를 보내왔으나 태종은 끝까지 재차 원정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수년 후에는 다시 30만 명의 원정군을 파견하였고, 그 이듬해에도 고구려에 원정군을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이 원정군의 군량을 수송하기 위하여 멀리 사천·운남 등 서남 변경 지방의 백성들에게까지 배를 만들도록 명령하였다. 지정된 기간까지 배를 납품하기 위하여 집과 전답은 물론 자식들까지 파는 자도 있었고 물가는 치솟고 사회는 크게 혼란하였다.
이렇게 서두른 배가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태종은 불로장수를 위하여 마신 묘약이 원인이 되어 병을 얻어 얼마 후 죽었다. 그때 태종의 나이 51세였으며 태종의 죽음으로 고구려 원정은 중지되고 말았다.
태종은 죽은 후 섬서성 예천현 동북 소릉(昭陵)에 안장되었다. 소릉은 능구둘레 60킬로미터, 총면적 약 2만 헥타아르의 거대한 능묘이다. 정관 연간의 기라성 같은 중신들이 이 소릉 주위에 안장되어 있다.
어쨌든 당태종은 그의 공적이 과실보다 훨씬 많은 인물로 평가되며 위대한 정치가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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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당태종의 고구려 원정 – 이야기 중국사2, 김희영,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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